“하루종일 한 개도 팔지 못했어요. 곧 졸업과 새학기가 다가오지만 매출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봐 걱정됩니다.” 올 해로 3년째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35)씨는 '최근 휴대폰 판매가 늘고 있냐'는 질문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김씨는 “예년 같았으면 연말 특수가 졸업과 새학기 등 신년으로 이어져 손님이 북적거렸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말기 보조금이 다시 살아난다는 소식에 손님들이 휴대폰 구입을 꺼려 며칠째 매장에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오는 3월 27일부터 이동통신사가 휴대폰 가격의 일부를 가입자 대신 휴대폰 대리점에 내주는 '단말기 보조금'이 부활될 전망인 가운데, 인천시내 휴대폰 대리점들이 매출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예년 같으면 연말 특수에 신년 기대감으로 매출이 늘었겠지만, 조금이라도 휴대폰을 싸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휴대폰 시장에 악재로 작용, 매출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부평역 지하상가의 다른 휴대폰 대리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인 이모(42)씨는 “연말특수는 사라진 지 오래”라며 “전년(2004년) 연말 등엔 200대 가량 단말기를 팔았는데 지난 해 단말기 보조금 부활이 터져 나와 그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 수준도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매출이 줄어들자 휴대폰 대리점들간 출혈 경쟁도 심하다. 부평역 또 다른 휴대폰 대리점의 한 직원은 “대리점 차원에서 신규가입자나 번호이동 가입자 등에게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7만~8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여기에 수능수험생이면 할인폭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요금제, 특정 서비스 등을 강제로 가입시킨 '특가폰'이나 타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이 가능한 '전략단말기' 등을 절반 또는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대리점도 상당수다.
계양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출고가 30만원 정도하는 모 회사의 휴대폰을 7만~8만원으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며 “우리 대리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내 대리점들이 전략단말기를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인천 지하상가의 한 휴대폰 대리점 주인은 “우리 대리점의 경우 특가폰을 1만~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각급 학교의 졸업과 입학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대부분 3월 이전이라 단말기 보조금이 살아나기 전까지 매출이 늘 것 같지는 않다”고 푸념했다.
/ 김장훈·김창훈·cooldude@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