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초. 때 이른 무더위로 30도가 넘는 날씨 오후 1시 쯤.
구파발역2번 출구 진관근린공원 입구로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 참호시설들과 함께 버려진 듯한 묘지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무들이 자란 무덤들
군 참호시설, 김신조 사건이후에!?
고충이되어 버린 묘지들이....
내시들과 궁녀들의 무덤이 많았다는 데, 이조시대 사대부의 잘 관리 된 묘지도 있습니다.
일제시대 일본총독부는 서울시내 주요곳곳에 있던 공동묘지들을 미아리와 망우리에 공동묘지를 조성하여 강제 이장을 합니다. 주인이 없는 무연고묘지들은 유골을 한군데 모아 합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묘지들을 이장하여 새로운 공동묘지들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인들이 묘지들을 강제 개장과 이장한 것은 몇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명당이라 할 수 있는 곳의 묘지들을 암당(暗堂)이라 할 수 밖에 없는 좋지 못한 땅으로 옮김으로서 후손들의 힘을 약하게 하기 위함 이였습니다. 아울러 이 땅을 더렵혀 훌륭한 큰 인물들이 배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도 한 이유입니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벌였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일제가 여러 곳에 새로운 공동묘지를 조성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말산
주소: 서울 은평구 진관동 산 74
높이:133 M
면적: 1.1㎢ (332,750평)
지리적 위치: 은평 뉴타운 중심지역
궁녀 등의 무덤 1700여기 구파발역에서 시작되는 이말산. 이말산에는 1700여기의 무덤이 흩어져 있다. 주로 궁에서 일하던 낮은 신분의 내시나 궁녀의 무덤이다
방치된 공동묘지를 궁녀들의 무덤 군으로 스토리 텔링하다
앞서 답사한 초안산 공동묘지와 이곳 이말산 공동묘지는 일제가 손을 댄 흔적은 없습니다. 현장에 와보니 초안산이나 이말산의 지세는 크지 않았습니다. 좋은 혈의 명당은 드물고 역시 암당이라 할 수 있는 음택들은 많이 보였습니다. 일제의 묘지정책에서 살아남은 이유일 수도 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우리의 전통사회문화에 비추어본다면, 관리되지 않고 버려진 묘지들의 주인인 우리 조상님들(과 고충이 된 묘지들을 함께)을 단지 관광상품으로 밖에 지켜볼 수 없다는 사실은 무척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 여겨집니다. 만일 필자가 그 무덤의 주인이라면 어떤 심정이 될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배고품에 서둘러 하산 하였습니다.
조상님 천도와 묘지정리를 같이해야하는 이유
1). 묘지를 음택이라 합니다. 영혼들(조상님들)의 집입니다. 무연고묘지란 누군가 돌봐주는 후손이 없는 영혼들의 집입니다. 마치 가족도 없고 돌봐주는 사람들도 없이, 홀로 쪽방에서 살고 있는 기초수급 독거노인과도 같습니다. (실제로는 더 심하지만..).
2). 무연고묘지를 정리한다는 것은 조상영혼들이 살고 있는 집을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쪽방촌, 무허가 판자촌, 무분별한 낙후 지역, 낡고 오래된 마을 등을 정리하여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개발 가능한 효율적이고 새로운 땅으로 재정비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묘지를 정리하고 난 후 조상님들의 영혼들을 당연히 새로운 집이나 거처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3). 묘지 주인들이 살아있는 우리들의 근처(임시 거처인 중음계)에 더 이상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론 살아있는 후손들에게 불필요한 간섭이나 영향을 주지 않도록 흔히 말하는 저세상(또는 좋은 곳, 하늘나라 등)으로 돌아가게 하는 과정을 천도(제도라고도 함)라고 합니다.
4). 결론은 조상님들 천도와 묘지 정리는 같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