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13일 오후 6시 20분]
골프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나라당 김학송·공성진·송영선 의원이 14일 의총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해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당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해당 의원들이 14일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의원들이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에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이에 앞서 기자들에게 "의원들이 13일 오후 대국민사과 형식의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들을 당 윤리위에 회부함으로써 사건의 조기 수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이 반발할 경우 당 전체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성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국민 정서에 반한 것에는 잘못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불법적인 요소는 전혀 없었다, 골프장이 4월에 개장했는데 골프장 시설이 잘 되어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쳐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위 간사를 맡고있는 김학송(경남 진해), 공성진(서울 강남을), 송영선(비례대표) 의원과 국방위 전문위원 송태영씨는 12일 오후 경기도 발안 해병대사령부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확인됐다. 골프 도중 KBS 취재진이 나타나자 이들은 화장실로 잠시 몸을 숨겼다가 부랴부랴 국감대비 워크숍을 한다며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이동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7월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이 도내 당직자들을 이끌고 수해지역인 강원도에서 골프를 친 사건이 터진 후 같은 달 30일 마련한 윤리강령의 실천사례로 '평일 골프 금지'를 약속했다.
격노한 강재섭 대표 "어떻게 이런 일이..."
'홍문종 사건'이 터진 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난달 연찬회에서도 "여당은 외유 골프를 쳐도 국민들이 그냥 넘어가지만 우리는 집권할 당이기 때문에 용서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강재섭 대표의 처지가 궁색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강 대표는 13일 오전 회의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격노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조치는 신속했다. 나경원 대변인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회의는 골프를 친 4명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김학송 의원에 대해서는 당 홍보위원장과 국방위 간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해병대 사령부의 복지시설 점검 차원에서 골프를 쳤다"는 공성진 의원의 해명에도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의원들의 일정표를 보면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다"는 일부 반론도 있었다. 김학송 의원실이 내놓은 워크숍 일정표에는 이날 낮 12시부터 6시까지 '체력단련장 답사'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6시간 동안 골프장에 있다가 방송사 취재진을 만났으니 이들로서는 "일정표를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할 만하다.
하지만 나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고 송구스럽다"며 "참정치 운동을 펼쳐나가는 정당으로서 의원들의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할말이 없다, 당 윤리위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14일 수해기간 해외골프로 물의를 빚은 이호웅·안영근·신학용·한광원 의원 등 인천지역 의원 4명에 대해 당 차원의 경고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골프는 피감기관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들도 "골프보다 더 나쁜 것은 거짓말이고 국민 우롱행위"(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도덕불감증"(김정현 민주당 부대변인)이라며 한나라당 비난에 가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