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애민(愛民) 제5조 관질(寬疾)
5. 염병〔瘟疫〕ㆍ천연두〔麻疹〕및 모든 백성이 병으로 사망(死亡)ㆍ요사(夭死)하는 천재(天災)가 유행할 때는 의당 관에서 구조하여야 한다.
《경국대전(經國大典)》 〈예전(禮典) 혜휼(惠恤)〉에 이렇게 규정하였다.
“환자가 가난하여 약을 살 수 없는 자에게는 관에서 지급하고, 지방에서는 본읍에서 의약을 지급해야 한다.”
송(宋)나라 가우(嘉祐 인종(仁宗)의 연호, 1054~1064) 연간에 황주(黃州)에 전염병이 크게 유행하였는데, 성산자(聖散子)를 얻어서 완치된 자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소동파(蘇東坡) - 동파는 소식(蘇軾)의 호 - 가 글을 지어 돌에 새겨 그 처방을 널리 전파하니, 성산자의 효험이 더욱 드러났다.
휘주(徽州) 정상서(鄭尙書)가 금릉(金陵)에 있을 때, 이 처방을 써서 상한(傷寒)을 치료하여, 많은 사람을 살려 내었다.
성산자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창출(蒼朮) - 법제한 것 - ㆍ방풍(防風)ㆍ후박(厚朴) - 생강에 볶은 것. - 저령(豬苓)ㆍ택사(澤瀉) - 불에 구운 것. - 각 2냥, 백지(白芷)ㆍ천궁(川芎)ㆍ적작약(赤芍藥)ㆍ곽향(藿香)ㆍ시호(柴胡) 각 반 냥, 마황(麻黃)ㆍ승마(升麻)ㆍ강활(羌活)ㆍ독활(獨活)ㆍ지각(枳殼)ㆍ오수유(吳茱萸) - 포(泡) - ㆍ세신(細辛)ㆍ고본(藁本)ㆍ복령(茯笭) 각 7돈〔錢〕, 석창포(石菖蒲)ㆍ초두구(草豆蔻)ㆍ양강(良薑) 각 8돈, 감초(甘草) 2냥 반, 대부자(大附子) 1개.
이상을 거친 가루로 만들어 매번 3돈씩 복용하되, 물 2종지에 대추 1개를 넣어서 8부쯤 달여서 조금 더울 때 먹는다.
장개빈(張介賓)(주1)이 말하였다.
“일체의 풍토병이나 유행하는 염병, 상한(傷寒)ㆍ풍습(風濕) 등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비상한 효험이 있다.
이대조(李待詔)(주2)가 말한바, 안이 차고 밖이 뜨겁고 위가 실하고 아래가 허한 자에게는 이 약이 신통한 효험이 있고, 한습(寒濕)을 발산시켜 장학(瘴瘧)을 몰아내는 데 실로 비상한 효험이 있다.”
복암(茯菴) 이기양(李基讓)(주3)이 문의 현감(文義縣監)으로 있을 적에, 염병이 크게 유행하였다. 이 성산자를 지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먹였고, 이웃인 청주(淸州)ㆍ옥천(沃川)까지 미쳐 살아난 사람이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내가 강진(康津)에 있을 때인 가경(嘉慶) 기사년ㆍ갑술년에 큰 기근을 당했고, 그 이듬해 봄에 염병이 크게 유행하였다. 내가 이 처방을 전해 주어 살아난 사람이 또한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혹 포부자(泡附子)를 사용하여 영험이 없을 때에 반드시 생부자(生附子)를 쓰면 금방 기이한 효험이 있을 것이다. - 본방(本方)에는 포(泡)자가 없다. -
수령이 된 자가 만약 염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면 수만 전을 써서라도 이 약을 많이 제조하여, 의리(醫吏)들로 하여금 헐값에 팔도록 하면 널리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값은 본래 헐한 것이니, - 한 첩이 돈 7닢에 지나지 않는다. - 비록 가난한 백성이라도 복용하기 어렵지 않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북방은 남방만큼 효과가 못하다.”
하였는데, 이치가 혹 그럴지도 모른다. 대체로 기근 뒤에는 백성들의 기(氣)가 허손(虛損)하므로, 경한 자는 온산(溫散)하고, 심한 자는 온보(溫補) - 숙지황(熟地黃)ㆍ당귀(當歸)ㆍ계피(桂皮)ㆍ부자(附子) 등이다. - 를 해야 이에 온전히 살려낼 수가 있는데, 한냉(寒冷)한 약재를 사용할 경우에는 흔히 실패를 볼 것이다.
마마〔麻疹〕가 성하게 유행하면 사람이 많이 요절(夭折)하는데, 여기에 쓰는 처방은 매우 많다. 옛날 맹개석(孟介石)이 특이한 처방을 만들어 가지고 사람을 모집하여 널리 시약하였는데, 경한 자는 3~5회 복용하고, 중한 자는 6~7회 복용하여 또한 많은 사람이 살아났다.
그 처방은 다음과 같다.
“홍화(紅花) 3냥, 석고(石膏) - 불에 달군 것 - 2냥, 건갈(乾葛)ㆍ당귀미(當歸尾)ㆍ상백피(桑白皮) 각 1냥, 형개(荊芥)ㆍ지골피(地骨皮)ㆍ길경(桔梗) 각 8돈, 지각(枳殼) 6돈, 적작약(赤芍藥)ㆍ우방자(牛旁子)ㆍ진피(陳皮) 각 5돈, 패모(貝母)ㆍ감초(甘草) 각 4돈, 박하(薄荷) 3돈, 이상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매번에 3~5돈을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혹시 회충이 삼초(三焦)(주4)를 막아서 변증(變症)이 생긴 자에게는, 이헌길(李獻吉)(주5)이 이피삼육탕(二皮三肉湯)을 제조하여 또한 기이한 효험이 많았다.
그 처방은 다음과 같다.
“고련근 백피(苦楝根白皮) 3돈, 진피(陳皮)ㆍ산사육(山査肉) 각 2돈, 모과〔木瓜〕 5편(片), 오매(烏梅) 5개, 천초(川椒) - 눈을 떼고 볶은 것. - 20입(粒), 사군자육(使君子肉) 1돈. 이것을 물에 달이고 거기에 웅황(雄黃)ㆍ빈랑(檳榔) 가루 각 1돈을 타서 복용한다.”
이 두 처방은 또한 시험해 보는 것이 좋다.
[역주]
[주-D001] 장개빈(張介賓) : 명(明)나라 절강(浙江) 사람으로 자는 혜경(惠卿), 호는 경악(景岳)이다. 의술(醫術)이 뛰어났는데, 특히 숙지황(熟地黃)을 잘 썼으므로 사람들이 그를 장숙지(張熟地)라 불렀다 한다. 저서에 《경악전서(景岳全書)》ㆍ《유경(類經)》ㆍ《고방팔진(古方八陣)》ㆍ《신방팔진(新方八陣)》 등이 있다.
[주-D002] 이대조(李待詔) : 미상
[주-D003] 이기양(李基讓) : 1744~1802. 조선 문신. 자는 사여(士與), 호는 복암(伏菴), 본관은 광주(廣州)이다. 일찍이 문의 현감(文義縣監)으로 있으면서 크게 덕정(德政)을 베풀었고, 여러 관직을 거쳐 순조 때 예조 참판(禮曹參判)ㆍ좌승지(左承旨)에 이르렀다.
[주-D004] 삼초(三焦) : 한방(漢方)에서 이르는 육부(六腑)의 하나로, 상초(上焦)ㆍ중초(中焦)ㆍ하초(下焦)의 총칭인데, 상초는 심장(心臟) 아래에 있어 음식물을 위(胃)에 들여보내는 작용을 하고, 중초는 위 속에 있어 소화를 맡고, 하초는 방광(膀胱) 위에 있어 수분(水分)의 배설(排泄)을 맡았다고 한다.
[주-D005] 이헌길(李獻吉) : 조선 영조 때의 명의(名醫)로, 자는 몽수(蒙叟), 호는 완산(完山)이다. 일찍이 두진(痘疹)의 약방문(藥方文)을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그 비방(秘方)을 알고 있던 중, 영조 51년(1775) 서울에 홍역(紅疫)이 유행하게 되자 그 비방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제했다. 저서에 《마진기방(麻疹奇方)》 등이 있다.
瘟疫麻疹及諸民病。死亡夭札。天災流行。宜自官救助。
經國大典曰。病。貧乏不能買藥者。官給。外則本邑給醫藥。
宋嘉祐中。黃州民病疫瘴大行。得聖散子痊活者。不可勝記。蘇東坡撰文勒石。以廣其傳。聖散子之功。益著徽州。鄭尙書在金陵。用此方治傷寒。活人甚衆。
〇聖散子者。蒼木 製,防風,厚朴 薑炒,豬苓,澤瀉 煨 各二兩。白芷,川芎,赤芍藥,藿香,柴胡各半兩。麻黃,升麻,羗活,獨活,枳殼,吳茱萸 泡,細辛,藁本,茯芩各七錢。石菖蒲,草豆蒄,良薑各八錢。甘草二兩半。大附子一枚。右爲粗末。每服三錢。水二鍾。棗一枚煎八分。稍熱服。
〇張介賓曰。治一切山嵐瘴氣。時行瘟疫。傷寒風濕等。疾有非常之功。如李待詔所謂內寒外熱。上實下虛者。此藥尤效通神。大能發散寒濕。驅除瘴瘧。實有超凡之效也。
〇茯菴李基讓爲文義縣監。値瘟疫大行。製此藥以施下民。旁及淸州,沃川。所全活不可勝數。
〇余在康津。値嘉慶己巳,甲戍大饑。厥明年春。瘟疫大行。余以此方傳之。所全活亦不可勝數。或用泡附子無靈。必用生附子。乃奇驗也。本方無泡字。
〇爲牧者。若値瘟疫。宜用數萬錢大製此藥。令醫吏輕價賣之。可以廣濟也。其價本輕。一貼不過錢七葉。雖貧民。不難服也。
〇或云。北方不如南方之效。理或然也。大抵饑饉之餘。民氣虛損。輕者溫散。甚者溫補。熟地當歸桂附等。 乃可全活。其用寒凉者。多敗事。
麻疹盛行。人多夭札。其方甚多。昔孟介石特著一方。募人廣施。輕者三五服。重者六七服。亦多痊活。
〇其方曰。紅花三兩。石膏 煆 二兩。乾葛,當歸尾,桑白皮各一兩。荊芥,地骨皮,桔梗各八錢。枳殼六錢。赤芍藥,牛旁子,陳皮各五錢。貝母,甘草各四錢。薄荷三錢。右細末。每用末三五錢。水煎服。
〇其有蟲格三焦。以生變症者。李獻吉製二皮三肉湯。亦多奇驗。其方曰。苦棟根,白皮三錢。陳皮,山査肉各二錢。木瓜五片。烏梅五箇。川椒 去目炒 二十粒。使君子肉一錢水煎。調雄黃,檳榔末各一錢服。
〇此二方宜亦試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