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일장춘몽
국민일보 정진영 논설위원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046330&code=11171211&sid1=col&sid2=1211
조선 숙종 때의 소설 구운몽을 처음 접한 것은 오래전인 고등학생 때였다. 한 젊은이가 8명의 선녀와 꿈속에서 몽환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내용이라는 국어교사의 설명에 솔깃해 책을 찾아 읽었다. 그러나 주인공이 꿈에서 깨면서 결국 현실로 돌아온다는 결말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작품의 주제가 ‘인생무상, 인간의 세속적 욕망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이라고 말했다. 이를 포괄하는 한자성어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이며, 시험에 꼭 나온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한바탕의 봄꿈’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나이였지만 배운 대로 그렇게 받아들였다.
일장춘몽은 중국 송나라 때의 책 ‘후청록(侯鯖錄)’에 나온다. ‘적벽부’로 유명한 시인 소동파가 늘그막에 표주박 하나만 걸치고 유랑하는 것을 본 한 노인이 “지난날의 부귀영화는 한바탕 봄날의 꿈같구나”라고 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당송 시대 뛰어난 문장가 8인을 가리키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던 소동파의 쇠락한 모습에서 삶의 허무를 깨닫는다는 비유다.
나이 들수록 일장춘몽의 교훈을 절실히 경험한다. 힘과 돈이 많았던 사람들이 ‘봄꿈’에서 깬 후 후회하는 사례를 한두 번 본것이 아니다. 높은 자리에 있었던 인사일수록 미몽(迷夢)의 후유증은 커보였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거셌던 탓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하다. 성완종 파문이 불거진 후 얼마나 괴로웠을까 생각하니 한편으로 딱해보였다. 짧은 봄꿈에서 깬 충격을 잘 추스를지 걱정이다.
‘위자패지 집자실지(爲者敗之 執者失之)’. 노자에 나오는 글이다. ‘하려는 자는 패하고, 붙잡으려는 자는 잃는다’는 뜻이다. ‘집착’을 삼가라는 경구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그가 만약 무리하게 총리가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차라리 깨지 않은 봄꿈을 계속 꾸고 있는 편이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늘을 날던 용은 왜 추락했을까?
1.1목. 이 목은 여섯 마리의 용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것과 같아 흔히 하늘, 아버지, 군주를 뜻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이 목을 얻었을 때는 사소한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크게 순리에 따라 움직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눈앞에서 놓쳐버린 꿈
2002년 16대 대선 당시의 일이다. 당시 선거 직전까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박빙의 접전으로 아무도 결과를 단정 할 수 없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한 비서관이 찾아와 이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과연 대통령에 오를 수 있겠냐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 후보 측은 내부적으로 거의 당선을 확실시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한역팔목에 답을 구했다. 삼목의 답은 3목. 결코 낙관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변동수가 잠재되어 있고, 주의하지 않으면 결과가 뒤틀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왜 이럴까?’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했다. 팔목에 답을 구했다. 1.1목. 이 목은 여섯 마리의 용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것과 같아 흔히 하늘, 아버지, 군주를 뜻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이 목을 얻었을 때는 사소한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크게 순리에 따라 움직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여기에 한 가지 단서가 따라붙는데, 바로 용이 하늘을 날되 그 움직임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매사 겸손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큰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도正道를 따라야 꿈을 이룰 수 있다.
이 뜻을 비서관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비록 지금은 이 후보가 우위에 있다고나 하나 결코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말고 지극히 낮은 자세로 임해야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비서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대업 병풍兵風 사건이 터졌다.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씨가 큰 아들의 병역 문제를 은폐하고자 했다는 주장이었다. 거기에 이회창 씨와 그의 부인이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 스캔들로 말미암아 이 후보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 김대업의 폭로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가름하기도 전에 유권자들의 마음, 특히 젊은 층의 표가 이 후보에게서 멀어진 것이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고 당시 이 후보의 병풍사건은 허풍虛風 즉, 사실무근임이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설상가상으로 이후 12월에는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큰 타격을 받은 사건이 있으니 바로 노무현과 정몽준의 후보 단일화 선언이다. 노무현 후보는 월드컵 열풍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던 정몽준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하지만 노 후보가 정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해온 이회창 후보는 상대적으로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때 정몽준 후보의 행로가 궁금하여 한역팔목에 답을 구해보았는데 4.1목이 나왔다. 이 목은 큰 우레가 하늘을 뒤덮는 모습과도 같아 크게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고, 일마다 장애가 따르니 전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결국 정 후보의 행보가 자기 자신에게 큰 소득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후 정 후보는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고, 결국 노 후보 측의 참모 진영과 세력 불화를 견디지 못하고 선거 바로 전날 지지 철회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결국 이회창 후보는 눈앞에서 목표물을 놓쳐버리고 추락 할 수밖에 없게 되니…. 대권의 꿈은 손안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멀리 날아가 버린 것이다.
한역팔목이 예견했듯이 큰일을 도모하거나 높은 자리에 오르고자 하면 도리어 더 마음 낮추고 겸손해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수레바퀴처럼 올라갔다가 이내 또 떨어지고는 하는 것이 운명의 흐름이다. 올라가 있을 때 다시 내려올 것을 생각하여 복을 짓고 더욱 겸손하게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출처 행복예보 생활한역, 정광호 지음 2015,03.12 초판1쇄 P. 165~166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잔소리 9가지
그때에는 만날 잔소리 같아서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 나는 똑같은 소리를 아들, 딸,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잔소리로 들리지 않게
나름대로 포장하여 들려줍니다.
1.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과 생명들을 귀히 여겨라.
2. 들은 말 중 정확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옮기지 마라. 반드시 책임져야 할 때가 온다.
3. 비밀은 드러날 때를 생각하고 만들지 마라.
4. 원리원칙으로 행하라. 임기응변으로 넘기면 언젠가는 ‘화(禍)’가 되어 돌아온다.
5. 복을 지을 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조차 모르게 하라.
6. 매사에 긍정적으로 겸손하고 감사하며 살아라. 교만은 귀신도 시기한다.
7. 금전관계, 보증, 문서, 도장, 싸인 등 동업은 부자지간이라도 삼가라.
8. 주색은 언제나 경계하고 날마다 조석으로 자신을 돌보는 명상글을 읽고 기도 또는 묵상하여라.
9.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라.
이 9가지 잔소리가
지금 되돌아보면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때도 그렇듯이…
지금도 다음 아이에게도…
출처 :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50중
첫댓글 많은것을 생각하게하는 글잘 읽어봅니다~~언제나 겸손의 마음으로 살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겸손하게 살도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서유종 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겸손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겸손함을 늘 잃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회장님 아버님께서 하신 잔소리 아홉가지도 가슴에 새겨봅니다
서유종 님, 인간이 좀좋다하여 너무 자만심으로 날띠면 결국 추락할수 있다는교훈적인우리 빛 글 감사합니다.
많은분들의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이회창후보는 학쇠장님께서 뽑아보시니 1.1괘 즉, 건위천(乾爲天)괘가 나왔습니다. 학회장님께서 '하늘을 나는 용' 으로 표현하셨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당시 이회창후보의 상(象)은 九五 飛龍在天(비룡재천)이었고 그 주역점(周易占)으로는 利見大人(이견대인)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대인(大人)은 학회장님을 의미한다는 것을 빛명상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결국 그러하지 못하였고, 상황은 변하여 건위천의 上九 亢龍有悔(상구 항룡유회)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하늘아래 한 분뿐인 대인을 알 수 있고, 겸손의 덕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서유종 님, <매사 겸손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큰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도正道를 따라야 꿈을 이룰 수 있다.>라는 구절을
마음에 담습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9가지 잔소리 다 마음에 세깁니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
낮은 자세로 겸손히ㅣ게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빛과 함께 복을 짓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소중한 글 ....마음에 잘 담습니다~~
위자패지 집자실지 하려는자는 패하고 붙집으려는 자는 잃는다. 집착을가라는뜻
이해창후보의 경우를 보며 더 마음을 낮추고 겸손하라
학회장님 아버님의 9가지 잔소리 마음에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마음에 잘 담겠습니다.
겸손의 마음을 챙겨봅니다. 감사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것을 절대로 옮기지 말라 맞는 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는 될수 있으면 안하고 사는게 좋지요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유종님.
고맙습니다
겸손을 잃지않고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중한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