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食(한식)
권필(權韠:1569~1612)
본관은 안동.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
조선 선조 때 시인이며 성리학자요 작가이다.
승지 권기(權祺)의 손자이며, 부친 권벽(權擘) 또한 시로 이름이 높았다.
정철(鄭澈)의 문인으로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여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야인으로 일생을 마쳤다.
광해군의 권신 유희분을 풍자하여 〈궁류시〉를 지었다가, 곤장을 맞고 귀양을 나서던 중,
동대문 바깥에서 행인들이 동정으로 주는 술을 폭음하고는 이튿날 44세로 죽었다.
저서로는 『석주집』과 한문소설 『주생전(周生傳)』이 있다.
제사를 마친 들머리에 해는 이미 기울고
祭罷原頭日已斜 제파원두일이사
지전 태워 날리는 곳에 까마귀가 우네
紙錢飜處有鳴鴉 지전번처유명아
고즈넉한 산길을 사람들은 돌아가는데
山蹊寂寂人歸去 산혜적적인귀거
비는 한 그루 팥배나무 꽃을 때리네
雨打棠梨一樹花 우타당리일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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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食(한식):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
설날·단오· 추석과 함께 민족 고유의 4대 명절이다.
4월 5, 6일쯤으로 이날 자손들은 조상의 묘를 찾아 제사를 지내고 사초(莎草)를 한다.
속담에 “ 한식에 죽으나 청명(淸明)에 죽으나.”
한식과 청명은 하루 사이므로 하루 먼저 죽으나 뒤에 죽으나 같다는 말.
原頭(원두): 들머리, 들녘.
山蹊(산혜): 산 지름길, 오솔길, 산길.
棠梨(당리): 팥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