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넨자켓은 어제 살 때부터 소매길이는 수선해야지 하고 샀다.
고치는 건 내가 해도 되지만, 집에 와서 거울 앞에서 다시 입어보니 ─
소재 탓인지 몰라도 사람이 영~ 후줄근해 보여서 안되겠더라~
가뜩이나 판매자가 까다롭던데, 반품을 받아줄까? 모르겠네
(에라이~ 밑져야 본전이니 안되면 그대로 입지 뭐~)
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새마을금고와 신한은행에서 현금으로
적금과 카드대금을 납부하고, 그 길로 바로 지하철을 타러갔다.
사직동에 내려서 큰길 가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 이거 어제 샀는데, 그냥 반품할래요~" 했더니
처음엔 안된다 하더니, 이런저런, 옹색한 이유를 대다가,
"카드 취소하고 어제 두개 산 것만 다시 그으면 되잖아요"
하고 나니, 그냥 현금으로 드릴테니, 언니 이제 오지마세요~ 했다.
갈 때는 안녕히 가세요~ 하길래,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상대방 말에
대꾸도 안하고 나왔다. 장사치고는 말을 고약하게 하는구먼~
하기사 나도 2~3천원 깎을라치면, 그러면 하지마라는 둥 해쌓길래~
이제는 안와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동네 양품점이 정찰제도 아니고
것참 되게 빡빡하게구네~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환불 받아서 그래도 다행이다.
오늘 가길 잘했다. 내일은 약속이 있어서 못가고, 다음 날 갔으면 뭐라고 했을지?
7만원을 돌려받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오늘도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 한구역 지나치는 바람에 반대방향에서 다시 타고 왔다.
오며가며, 끄트머리 조금 남겨두었던 사부인이 보낸 책도 오늘로써 다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