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착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럼요.
어느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상하다? 아직도 문을 열지 않았네?'
가장 먼저 문을 열던 생선 가게입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까? 어느 젊은 여자 분이 모금함을 가게 앞에 놓고 서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어설프게 쓴 프랑카드가 보였습니다.
'아픈 명호를 살려 주세요. 친절한 생선가게 아저씨를 도와주세요!'
그 아기 엄마도 아파트에 사는 생선 가게 단골손님인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아기 엄마와 몇 마디 말을 나누었습니다.
아파트 상가에서 언제나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야 문을 닫던 그 성실한 아저씨, 그 생선 가게 아저씨의 아들이 몹시 아프다는 소식과 병원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소식이었습니다.
이제는 아들의 병이 더 심해져서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번져갔습니다.
현수막 옆에 서있던 아기 엄마는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몇 년 동안 단골손님인데 모른 척 할 수가 없어서요."
그 말을 듣는 사람들마다 가슴 속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울타리에 있는 빠알간 장미꽃이 하나 둘씩 피어나듯이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생선 가게 아저씨를 위한 반상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생선 가게는 무조건 문을 열었습니다.
생선 가게 거래처 도매상 아저씨들이 아저씨 대신 가게를 운영해 주기로 하고 무조건 문을 연 겁니다.
오랜만에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가게 앞은 사람들로 벅적거렸습니다.
아파트촌 주민들은 모두 나와서 가게 앞에 줄을 섰습니다. 그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그날의 감동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는지,
어찌나 많은 손님들이 몰려왔는지 생선가게의 물건은 삽시간에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 그날부터 집집마다, 엘리베이터마다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생선구이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생선냄새는 그 아파트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후에 사람들을 술렁이게 하는 소문이 가슴을 적셨습니다.
"수술이 잘 됐대!"
으와! 아파트촌 사람들은 모두들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어느 날 가게엔 새로운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주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 아파트촌 주민들은 다시 아저씨의 환한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그 이후로도 그 아파트에서는 생선 구이 냄새가 무슨 상징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생선 굽는 냄새는 착한 사람들 냄새인지도 모릅니다.
십팔사략이라는 중국 역사책에 나오는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합니다.
진나라 왕실이 경영하는 목장에서 키우는 말 몇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모르는 이웃 마을 백성들이 어려운 형편이어서, 그리고 배가 고파서 앞뒤 살피지도 않고 이 말들을 잡아서 다 끓어 먹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관련자들을 다 잡아오라는 어명이 떨어졌습니다.
그 마을 사람, 무려 300여명이 붙잡혀 왔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처형될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벌벌 떨고 있는 300여명에게 왕이 말합니다.
“그 동안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그랬겠느냐? 오랜만에 고기를 먹었으면 포도주도 마셔야지, 고기만 먹어서 쓰나, 포도주도 갖다 주거라. 잘못은 말들에게 있지 말을 잡아 먹은 백성들에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죽다 살아났습니다. 다 용서해 주었습니다.
오히려 먹을 것을 한 그릇씩 담아서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몇 년 후에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진나라가 위기에 처했고 왕이 위험해졌습니다.
그때, 말고기를 먹었던 그 300명이, 말고기 먹은 죄로 붙잡혔다가 용서 받았던 그 300명이 결사대로 자청 하고 나서서 왕을 구했습니다.
우리를 용서해 준 왕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던 거지요.
용서해 주면 그 용서가 내게로 돌아옵니다.
은혜를 베풀면 그 은혜가 직통으로 내게로 돌아옵니다.
첫댓글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