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주머니 속의 여자가 외친다.
좋은 조건의 대출 상품이 있다고
동창 모임이 있다고
심지어는 벗은 여자 사진이 있다고
시도 때도 없이 외쳐된다.
버튼을 눌러 막아버린다.
마침내는 온몸을 부르르 떤다.
참 성질 대단한 여자
주머니 속의 여자
유자효
유자효를 고등학교 여름 방학 중에 함안 우리 동네에서 처음 만났다.
초등 1년 후배인 방제(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양대학에서 옥만석과 동기)집에
놀러온 것이다.
부산고등학교 도서반에서 안장현 국어선생님께 배우며 같이 문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 때는 현대문학 추천 작가가 최고의 인정을 받던 때였든가 싶다.
방제도 자효도 1회는 추천을 받았다 했든가 기억이 아리송하다.
한 친구는 5대양을 누비는 선장이 되고 한 친구는 바바리코트를 바람에 휘날리며 미주 주제 기자로 날리기도 하더니만
지금은 방제는 벌써 고인이 되었고 자효는 유명 작가가 되어 이런 멋들어진 시를 남기고 그 선생님도 유명 시인으로 사신다.
50여년 전의 가물가물하는 추억들이다
첫댓글 유자효는 얼마전에도 어느 시조모임에서 보았는데 목소리가 매우 웅장하며 시들이 불교적인 것이 많고 매우 짧고 쉬운 시들이 많습니다.
윗트와 재치가 돋보이는 좋은 시네요.
자효가 이런 알려진 인물인지를 방금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놀라고 있습니다. 그 때는 아마도 우리 집 원두막에서 참외와 수박을 같이 먹었던 거 같은 기억이 있는데... 샌님 같이 얌전했던 거 같기도하고...
탑싸다가 가신 방제.명복을--.면당 자네집에서 한잔할때가 엊그젠데 벌써10년?
녀석을 함안 조씨 선산에 유골을 안치하던 날 어찌도 그리 비가 내리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