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정상화는 시대의 과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적폐들을 걷어내고, 공영방송이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영방송을 바로 세울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 경영진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 코드맞추기 인사로 채워지고, 그렇게 한자리 차지한 인사들이 독립성과 공정성을 내팽개치고 공영방송을 권력의 도구로 기능하도록 하는, 그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법제도에 대한 문제이기에 절차적으로는 국회가 풀어야 한다. 실재 지난해 국회에서는 ‘언론장악방지법’이라 불리는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새누리당이 반대하여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아직 계류 중에 있는 상태이다. 오는 6월, 이제는 여당이 된 민주당이 의지를 가지고 이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 한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 갈라지기는 했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면면들이 이름만 바뀐 채 여전한 상황에서 관련법 개정은 순탄할 것 같지 않다. 시민사회가 힘을 모으고, 촛불 민심의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과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이처럼 민심은 공영방송의 추락을 우려하고, 이의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무능 정권, 헌정 유린 정권에 복무하면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책임자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 임기 보장을 명분으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터져 나오는 공영방송 적폐 인사 퇴진론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임기보장이라는 명분은 참으로 구차하다. 그들이 부정한 권력에 어떻게 복무했으며, 어떻게 공영방송을 망가뜨렸고, 내부 구성원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어떻게 짓밟았는지…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자리보전을 하는 모습이 왜 그리 구차한지는 공영방송 내부 구성원들의 잇단 성명서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터져 나온 KBS와 MBC 구성원들의 외침을 들어보자!
▲ MBC 김장겸 사장이 2월27일 오후 방문진 이사회에 보고를 마치고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까지 다 했다. 6년에 걸친 무능력은 샅샅이 입증됐고 그 폐기물은 김장겸이 아닌 MBC가 짊어진 채다. 그만 떠나라” (MBC 35기 기자들 성명 中, 5월29일)
“국민의 가장 큰 분노는 언론 적폐를 향해 있다. 그 한가운데 MBC가 있다. 오직 소수의 권력자들을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나아가 서슴없이 왜곡한 결과” (MBC 40기 기자들 성명 中, 5월29일)
“당신들은 왜 그 자리에 남아 있는가? 당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들이 지금 자리에 남아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들이 멋대로 주무르던 후배 기자들이 잠자코 있으니 눈 질끈 감고 버티면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끝없는 오만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가!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다.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KBS 10년 차 이상-20년 차 미만 기자들 성명 中, 5월26일)
“본인과 정권의 안위를 위해 공공재인 방송을 무력화하고 보도를 유린한 ‘반헌법적’ 행위로 규정한다 … 부역 언론인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언론의 독립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 (KBS 20년 차 이상 기자들 성명 中, 5월24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고의에 가까운 낙종사태와 소극적 방송으로 일관, 결과적으로 KBS가 보여준 반공영적 방송에 대해 책임지라는 것” (KBS PD협회 성명 中, 5월24일)
“MBC는 지난 9년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 가장 노골적인 방송 장악, 여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저항, 그리고 이에 대한 가장 악랄한 탄압이 이어졌던 곳” (언론노조 MBC본부 성명 中, 5월22일)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KBS를 망가뜨린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 두 사람이 만들어놓은 KBS가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 아니라 정권을 위한 청와대 방송이었기 때문” (언론노조 KBS본부 성명 中, 5월19일)▲ 고대영 KBS사장. 사진=노컷뉴스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이쯤 되면 떠나야 한다. 그게 자신들이 앞장 서 망쳐놓은 공영방송을 되살리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래도 버틴다면, 결국 촛불 민심이, 국민들이 떠나게 할 것이다. 그에 앞서, 떠나야 한다.
※ 이 칼럼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행하는 웹진 ‘e-시민과언론’과 공동으로 게재됩니다. -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