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채바퀴 도는 일상속에서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한 날, 짬이 나 가게 앞산을 뒷짐진 채 어슬렁거리며 올랐다.
진해탑이 있어 통칭 탑산으로 불리는 산으로 해발 100m도 채 되지 않는 엎어지면 코닿을 산이다.
예전부터 이 산(제황산)을 마치 부엉이가 앉은 것과 같아 ‘부엉산’이라 불러왔다.
또 탑이 있는 봉우리를 ‘두엄봉(頭嚴峰)’이라고도 불렀으며, 일제강점기엔 산세가 투구를 닮았다고 ‘가브토산(兜山 두산)’, 광복 후에 ‘임금이 날 명당’이라는 풍수에 의해 제황산(帝皇山)으로 바꿨다.
부엉이는 지혜와 부귀의 상징.
사각모에 뿔테 안경을 쓰고 손에는 책을 들고 있지만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부리 때문에 어린이들에겐 무서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부엉이가 진해 제황산 일대에 ‘부엉이 마을’ 또는 ‘부엉이 길’이란 이름의 스토리텔링으로 엮어져 있다.
지형도 상의 제황산(帝皇山 110.3m)은 진해탑이 있는 탑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그곳은 휀스가 쳐져있어 출입을 할 수 없는 통제구역 .
그러거나말거나 이 일대를 통칭하여 제황산으로 부르고 있다.
그런 ‘부엉이 길’은 이제 ‘이이효재길’이란 이름으로 새로이 불리고 있다.
이이효재(1924~ 2020) 선생은 여성·평화·통일운동가.
유엔에서 일본군 위안부 실체와 만행을 세계에 알렸으며, 호주제를 폐지하고, 성매매방지특별법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등 여성인권신장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이곳 진해광장은 선생이 생전에 사색을 하며 산책을 하던 곳이란 것.
궤적
따로따로 걸었다. 3.26+1.4km=4.66km.
<산길샘>
<16:08> 가게에서 출발이다.
탑산 방향 30m 지점에 '진해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이 있고, 그 입구에 '생태관광 에코힐링센터'가 있다.
'진해 중앙시장 공영주차장' 벽면에...
'부엉산 부엉이길' 안내판이 붙어있다.
계단으로 오르면 곧장 진해탑이 있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
부엉산 안내판과...
박물관 안내판.
무지개색으로 채색된 계단엔 부엉이가 그려져 있다. 나는 계단 입구에서 우측 숲길로 들어섰다.
호젓한 길엔...
야자매트와...
데크로드가 놓여져 있고...
전망 쉼터에선...
진해시가지와 장복산이 바라 보인다.
곧 모노레일을 만나고...
'일년계단'에 닿는다.
'일년계단'은 계단이 365개여서 붙은 이름.
안내판엔 일제강점기의 부엉산 산신령 영력(靈力)에 대한 전설이 적혀있다.
진해탑이 있는 계단을 올라서자...
진해탑 안내판과...
모노레일 매표소(왕복 2,000원, 편도 1,500원)가 있다.
창원시립 진해박물관은 코로나 방역 패스를 거쳐야 출입을 할 수 있다.
절차가 귀찮아 오래전의 답사를 대신한다. ☞ 진해군항제,진해박물관
박물관 안내판.
박물관 앞에 현시학(1924~ 1989) 해군 소장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현시학 해군 소장의 경력과 공훈.
그 옆엔 망주석(望柱石)이 있다.
"朝鮮石 明治 四十三年 八月 二十九日(조선석 명치 사십삼년 팔월 이십구일)"이란 글귀.
일제가 한일합병(韓日合倂)을 기념하여 경술국치(庚戌國恥)일에 망주석을 세웠지만 우리에겐 망국석(亡國石)이 되고 말았다.
진해탑은 뒤에서 보면 거대한 군함의 모형이다.
계단 아래엔 제법 커다란 광장.
언제부터인가 '이이효제길'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안내판.
하트형 터널 계단을 내려서면...
부엉이 형상의 모형.
부엉이의 눈으로 내려다보면 제법 커다란 광장.
'1박2일 촬영지'란다.
주차장 안내판이 있는 곳 아래로 작은 둘레길이 시작되지만 나는 뒤로 보이는 작은 봉우리부터 올라섰다.
올라선 봉우리는 억새군락지.
온통 인공으로 꾸며진 공원에 이렇게 자연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다니.
다시 주차장 밑으로 내려선 숲길은...
호젓하게 이어진다.
체육시설을 지나자...
2층정자가 있어 올랐더니...
맞은 편으로 속천항이 내려다 보이고 그 우측으로 고절산이 올려다 보인다. 통제된 곳이다.
쉼터를 지나...
숲길을 이어가면...
제황초교 뒤로 지형도 상의 제황산이 보이고...
장복산과 덕주봉이 창원과 진해의 경계를 긋고 있다.
포장길로 내려서서 다시 데크 숲속으로 들어가면...
얼마안가 정자가 있는 계단길로 되돌아 온다. 탑산을 한바퀴 돈 셈이다.
나는 다시 진해탑 광장으로 오르다...
계단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계단 아래에 공영주차장 입구가 있고, 내가 출발한 가게도 있다.
다시 광장으로 올라와...
사면으로 비스듬히 돌아...
아까의 '일년계단'으로 돌아왔다.
일년계단으로 내려가면...
부엉산 산신령의 영력이 이어지고 있다.
일년계단과 나란히 모노레일이 내려가더니...
저만치 중원로타리 기념물에 불이 켜져...
살짝 당겨보았다.
제황산 안내판.
일년계단을 다 내려서면 제황산 표석과...
모노레일카 터미널이 있다.
매표소 안내판.
가게로 돌아가기 위해선 진해 서부보건소와 중앙성당을 지나야 하고...
진해 중앙시장과 어시장 회센터를 지나게 된다.
곧 '부엉이마을 둘레길'인 셈.
부엉산(제황산) 이야기와...
제황산 부엉이길 벽화가...
이어지고 있다.
진해중앙시장 아치형 간판을 지나자...
불밝혀진 '빵집 백로'가 있다.
다다음날 지형도 상의 제황산을 올라보았다.
이곳으로도 부엉이 벽화가 마을을 장식하고...
부엉이와 관련한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부엉이 정원'이다.
부엉이 정원의 잘 꾸며진 모습.
입구에선 계단이 이어지고 있고...
아래로도 계단이 이어지고 있었고, 큰길엔 '수요양병원'이 있으며, 사진 좌측 널따란 공터가 구 육대부지.
건너 마루금 좌측엔 장복산이 우측엔 덕주봉이 도드라져 보인다.
계단을 다 오르면 또다시 공원.
공원 좌측으로 살짝 오르면...
옛날 정자가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산불지기가 근무를 하는 천막초소가 있다.
100여m만 더 위로 오르면 철책이 길다랗게 쳐져있고, 지형도 상의 제황산 고스락은 철책 안에 들어있어 출입불가다.
산불 천막초소 밑으로 제황초등학교가 있고 그 건너에 진해탑이 우뚝 솟았다.
당겨본 진해탑.
제황초교 뒷편으로 내려서는 계단길.
제황초등학교는 우리 막내가 다녔던 학교. 막내가 개근상을 탔으니 개근상은 내가 타야했던 것.
너댓살 때부터 데리고 다니며 중·고를 포함 10년을 넘게 설레발을 쳐댔으니...
공원으로 내려서서...
올려다 보는 계단.
그렇게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다음날은 '구 육대(舊 陸大)'부지를 산책하였다.
구 육대부지는 앞으로 '첨단산업연구단지'가 들어설 계획이지만 지금은 녹지공원만 조성되어 있을 뿐 허허벌판이다.
현황도(창원시).
철둑길을 건너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아주 잘 꾸며진 놀이터가 있고...
놀이터 나무 위에 아이들의 둥지도 틀었다.
우레탄을 깔아놓은 산책길. 더 위 고가도로를 지나면 도불산이 가까이 다가오고...
공원엔 노거송도 옮겨 심어 놓았다.
구(舊) 육대부지를 한바퀴 도는 데만 1km가 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