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을 자처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18일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체포동의안 관련 ‘부결 확답 메시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는 인증 릴레이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이날 오전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르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게 되는데, 이날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체포동의안 부결 인증 글이 쏟아졌습니다.
‘문진석, 이병훈 의원님 부결하신다고 답장받았어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미래를 위해 꼭 부결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에 두 의원이 “네”라고 답한 캡처 파일이 첨부되었고, 또 다른 글에선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이 “당연히 (부결) 할 것입니다. 부결시키는 것이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지자에게 답한 휴대전화 문자 화면이 담겼고, 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도 “네, 부결해야죠!”라고 답을 보냈습니다.
“부결을 부탁드린다”는 문자에 친문(親文) 윤건영 의원에게 답을 받았다는 한 지지자는 “위기일수록 당을 중심으로 단합된 힘으로 뭉쳐 싸워야 합니다”는 윤 의원 메시지를 캡처해 올렸습니다.
반면 묵묵부답인 의원에게 지속해서 답을 강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합니다. 한 회원은 “이정문 의원님 지역 권리당원입니다. 대답 없는 네 번째 문자 드립니다.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서 맞서 싸워주십시오”라며 본인이 전송한 메시지를 댓글에 적었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이날 올라온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주십시오’ 글에는 오후 3시 기준 3300명의 권리당원이 동의해 부결표 행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재명의 단식은 이렇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8월 31일 단식투쟁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결국 19일째인 오늘(18일) 오전 결국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의식은 있는 상태 있는데,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단식 12일 차에 급격한 체력 저하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보름 차이던 16일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의료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 있고, 특히 공복혈당 수치가 낮아 건강이 위험한 상황이라 합니다.
19일간의 단식을 지켜보면서 들은 생각은, 단식을 시작한 시점부터 그 명분과 과정 모두 이기적이란 겁니다.
보통 정치인의 단식이라 하면, 사회적 약자 등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특정한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1980년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지방자치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단식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유가족과 동조 단식을 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고요.
2018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전 의원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했고, 2019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 철회와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반대, 선거법 개정 반대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각각의 단식에 대한 찬반 여론은 엇갈렸지만, 이들이 제시한 단식의 명분과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건 자신의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였습니다. 그 전날 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와 참모 대부분이 만류했는데도 이 대표가 스스로 강력하게 주장해 내린 결정이라더군요.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며 내건 요구사항은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세 가지입니다.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른 여러 현안을 묶으려다 보니 전선(戰線)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단식의 명분이 두루뭉술하고, 요구조건의 현실성도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단식을 선언한 시점입니다. 이 대표는 단식 선언 직전까지 검찰과 추가 소환 일정 조율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죠. 이 대표의 단식이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이기적인 카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고 해도 시점상 ‘방탄 단식’이란 말이 안 나오기 어려운 거죠.
이 대표는 단식을 선언하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스토킹”이라고 규정하며 자신의 사법리스크 논란에 대해선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을 두고 ‘너 왜 공격당하느냐’고 하면 대체 야당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나. 누군가를 목표로 해서 정치적 공세를 벌이는 것을 갖고 왜 정치 공세 당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발끈했습니다.
애초에 민주당 내에서도 “단식에 출구전략이 없어서 문제”(지도부 의원),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와중에 뜬금없는 단식이라니, 결국 또 ‘방탄용’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비명계 의원)는 우려와 비판이 나왔던 배경입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면서 “검찰 수사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도 호언장담했습니다만 이 말도 결국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단식 10일째이던 9일 휴식 시간을 포함해 약 8시간 조사를 받던 중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는 조서에 서명 날인도 거부한 채 귀가했습니다. 결국 예정했던 조사를 끝마치지 못한 검찰은 12일 그를 한 번 더 불러 조사했죠.
이 대표 측이 단식 전부터 요구했던 ‘쪼개기 출석’이 결국 현실화한 셈입니다. 수원지검은 12일 추가 조사 후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해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 조사해 (1시간 50분만인) 오후 3시 28분 조사를 모두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두 차례나 소환해서 신문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고요.
‘검찰 수사와 전혀 무관한 단식’이라던 이 대표의 주장이 무색하게도 민주당은 “단식 중인 사람을 소환하느냐”고도 연일 반발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12일 당 의원총회에서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우리가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혐의 여부를 떠나서 검찰의 이런 행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고 규탄했고,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입장문에서 “아득바득 13일째 단식하는 야당 대표를 불러낸 검사독재정권의 폭력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비판했죠.
이러니 “결국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단식한 게 맞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 대표는 이달 15일로 예정돼 있던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의혹 재판도 ‘건강상의 문제’ 등을 들어 다음 달 6일로 연기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가 밥을 굶다가 병원에 강제로 실려 가는 과정을 전 국민이 무슨 볼모인 양 지켜봐야 했습니다. 인사말이 ‘밥은 먹었냐’일 정도로 ‘밥심’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에겐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가뜩이나 기분 좋은 뉴스도 없는 마당에 올해 추석 밥상엔 이 대표의 건강 상태까지 오르게 생겼습니다.
제1야당 대표의 지극히 이기적인 단식이 힘없는 약자들을 위한 최후의 투쟁 수단이라는 단식마저 한없이 불편하게 만들어버린 듯합니다.>동아일보. 김지현 기자
출처 : 동아일보. 지극히 이기적인 이재명의 단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새벽 단식 시작 19일 만에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응급 처치를 받고 녹색병원으로 재이송됐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녹색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한 배경으로 이 병원에 단식 치료와 관련해 경험이 축적된 전문의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로 2011년 서울 대한문 앞에서 30일 동안 단식 농성을 한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고문, 2013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로 대한문 앞에서 41일 단식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이 단식 끝에 이 병원을 찾았고, 지난 2018년 불교 조계종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조계사 우정공원에서 단식 농성을 한 설조스님이 41일 단식 끝에 이송된 병원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46일간 단식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진료를 받은 곳도 녹색병원이라고 합니다.
성모병원에서 녹색병원으로 옮긴 것에 대해 더민당에서는 애써 여러 말들을 내놓고 있고, ‘가짜 뉴스’를 엄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데 무슨 가짜 뉴스가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녹색병원에 무슨 비밀이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감추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나 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