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향 ‘시트로넬롤’, 고농도 쓰면 신경·행동 장애 유발
화학연·고려대 공동 연구진
이병철 기자
입력 2025.03.30. 12:00
업데이트 2025.03.30. 13:47
한국화학연구원과 고려대 공동 연구진이 향료로 쓰이는 시트로넬롤의 유해성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왼쪽부터 배명애 화학연 책임연구원, 김성순 화학연 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과 고려대 공동 연구진이 향료로 쓰이는 시트로넬롤의 유해성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왼쪽부터 배명애 화학연 책임연구원, 김성순 화학연 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생활용품에 널리 쓰이는 향료 ‘시트로넬롤’의 유해성을 증명했다.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있던 시트로넬롤은 고농도로 인체에 노출되면 신경 독성과 행동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명애 한국과학연구원 희귀질환치료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박해철·김수현 고려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고농도의 시트로넬롤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신경·행동학적 장애와 독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시트로넬롤은 장미, 제라늄, 시트로넬라를 비롯한 식물에서 추출되는 천연 향료 성분이다. 향기와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비교적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 다양한 화장품, 세제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 성분을 안전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의 실험 결과 시트로넬롤의 뇌 신경 독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용 물고기인 제브라피쉬와 생쥐를 이용해 향기 성분이 생체 내로 흡수된 후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해 뇌 세포를 손상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행동 분석에 흔히 사용되는 제브라피쉬는 시트로넬롤 노출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불안 반응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처럼 빛을 향해 움직이는 정상 반응은 줄어드는 이상 행동이 관찰됐다.
또 시트로넬롤이 BBB를 통과해 뇌에 도달하고, 활성산소를 만들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활성산소와 염증은 모두 신경·행동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면역 세포 활성화로 인한 신경염증 유발과 혈액-뇌 장벽 손상도 관찰됐다.
고농도의 시트로넬롤에 노출된 제브라피쉬와 생쥐는 신경 대사체 중 하나인 키뉴레닌의 변화도 보였다. 키뉴레닌은 2가지 물질로 변할 수 있는데, 키뉴레닌산의 경우 뇌를 보호하고,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3-HK)으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시트로넬롤은 키뉴레닌의 변화 방향을 신경독성 분자인 3-HK로 유도하는 것이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규정에서 시트로넬롤을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처럼 일정 농도 이상 함유되면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사용 후 씻어내는 클렌징 같은 제품은 0.01% 이상, 로션처럼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은 0.001% 이상 함유 시 표시하도록 규제 중이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쉬, 사람 유래 생체 모델을 활용한 차세대 생체모사 기술의 대표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지난 15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2025), DOI: https://doi.org/10.1016/j.jhazmat.2024.136965
사이언스조선 배너
English 기사 보기
이병철 기자
안녕하세요. 조선비즈 이병철입니다. 과학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고 생생한 과학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의 핫뉴스
요즘 서울 아파트 주민들 민원 빗발친다는 新 혐오시설
IT 많이 본 뉴스
삼성전자, ‘포스트 한종희’ 찾기 분주…구원투수로 노태문 사장 유력
[비즈톡톡] KT스카이라이프, 적자에 잉여금 줄었는데… 배당까지 주면 투자는 어쩌나
딥엑스, 세계 300여개 기업과 첫 양산 NPU 기술 검증 진행
100자평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암진단금 '1억', 새로 나온 "암보험" 최저가 가입인기!...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돈을 버는 앱이 일반에 공개되었습
개와 아내 사이의 숨겨진 비밀, 남편이 알아내고 경찰에 신고한 이유
서울의 투자자: 인공지능이 하루에 30만 원을 10배로 늘릴 수 있다.
'누런 피부, 검버섯' 지우니. 백옥처럼 광채나고 젊어져!! '고혼진' 단독 이벤트
'얼굴 주름' 지우니, '여배우 피부' 부럽지 않아!.. '고혼진' 단독 이벤트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당신의 생각은] 아파트 단지 옆에 상가 아닌 데이터센터? “전자파 피해” “보상금 달라”
2
‘5분 충전 400㎞ 주행’ BYD 배터리… 비용·수명 등에 의문
3
장미향 ‘시트로넬롤’, 고농도 쓰면 신경·행동 장애 유발
4
삼성전자, ‘포스트 한종희’ 찾기 분주…구원투수로 노태문 사장 유력
5
[정책 인사이트] 산불에 비행기로 3만L 내화제 뿌리는 미국 vs 헬기로 600L 물 뿌리는 한국
6
[르포] 날개 53m 수송기·한화 로켓車에 인파… 신무기 전시장 호주 에어쇼
7
과자 먹을 아이들 수 줄었는데… 제과사들의 3색 생존법
8
[명의를 찾아서] “류마티스, 난치병 아니다…표적 치료제로 관리 가능”
9
마일리지 쓸 곳 없었던 아시아나, 좌석·상품 확대
10
[르포] ‘4만평’ 보일러 공장의 변신… 경동나비엔 “2028년까지 국내 매출 1兆”
연예 많이 본 뉴스
1
'암투병 사망' 故강명주, 유작 '폭싹 속았수다'로 재조명..아이유와 강렬 대치
2
김수현, 설리 논란 속 '리얼' 다시보기…수지→아이유 출연 비화 '끌올' [종합]
3
[단독] '베트남母→트로트 신동' 황민호, '슈돌' 뜬다..다문화 가정 소개
4
남궁민 “♥진아름이 사귀자고 했는데 기분 별로였다”..굴욕 연애사 고백(‘짠한형’)
5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 “‘혼밥’ 두려워말라…‘찐맛집’은 비밀”
6
안예원, 시원하게 오픈된 원피스 사이 봉긋한 볼륨감…"아부다비 공주가 떴다"
7
'쌈마이' 김지원 아빠 전배수, 임상춘 작가 페르소나 입증..'폭싹' 특별출연
8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동문" 박정현, 美명문대 출신 스웩 [Oh!쎈 포인트]
9
한지민♥이준혁 ‘나완비’ 인기, 남궁민·고현정이 잇는다..SBS 드라마 라인업 공개 [공식]
10
"입양 얘기하면 눈물나"..김재중, 처음 본 모친 눈물에 결국 '울컥' ('편스토랑')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