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로 한국 지엠(GM)군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곳에는 협력사 직원까지 약 1만 2천명이 근무했다.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5만여 명이 이 공장 하나만 보고 살았던 셈이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도 지난 7월 잠정 폐쇄 됐다. 이곳애서도 협력업체 직원 포함 5천여명이 일했다. 현재 이들은 대부분 떠났다. 군산이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된 것이다. 기업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엠 군산 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평균 20%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노조원들은 매년 1천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고 공장가동 중단 기간에도 월급의 80%을 수령했다. 미국보다 싼 임금에 잔뜩 기대를 걸고 한국에 들어왔던 미국본사 경영진이 고개를 내 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경영진 측이 한국에서 新車(덧말:신차)를 생산하지 않았고 그것은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으며 결국 한국인들조차 지엠차를 멀리하는 상태에 이르게 했다.
군산 공장 폐쇄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기술력에 비해 근로자 임금 수준이 높으면 기업은 언제든지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떠난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현대차 국내 생산량이 앞섰지만 지금은 40% 대 60% 정도로 해외 생산량이 더 많다. 그럼에도 국내 근로자들의 임금과 생산력 수준은 역비례다. 근로자 월급은 천정부지 뛰어 오르는데 생산성은 개발도상국 근로자 수준에도 뒤질 정도다.
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천400만원으로 같은 차를 만드는 중국 충칭 현대차 공장 근로자의 9배 쯤 된다. 하지만 생산성은 63%에 불과하다. 노조의 파업에 휘둘려 고비용ㆍ저효율 구조가 고착됐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올해 첫 임단협 상견례에서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은 60년 동안 파업을 하지 않았다. 그들이라고 왜 파업을 못하겠는가. 하지만 당장의 이익보다 훗날을 위해,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운명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그대로 본받을 필요는 없다고 해도 그들의 생각과 자세는 본보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