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은 정확치는 않으나 대략 7~8년전 쯤으로 기억된다. 그 때 MBC나는 가수다에서 만난 임재범에 대해 특별한 느낌이 있어 모 카페에 글을 썼던 내용이다. 난민 소녀 완이화에 대한 글을 쓰다 떠 올린 기억, 임재범... 그 글을 모처럼 다시 소환해 봤다. |
MBC의 대표적인 연예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나는 가수다.'!
그 '나가수'가 연일 숱한 화제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 화제의 중심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바로 출연자인 임재범이다.
그는 음악 마니아층에선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사실 나에겐 생소한 인물이었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가 첫 출연에서 1등을 거머쥐더니 온갖 화제를 쏟아내고 있다.
요즘 그를 보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인구에 회자된 인물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얼마 전엔 급성맹장염 수술로 다음 출연이 불투명하단 소식도 들렸다.
그러더니 하차한다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들린다.
하차가 사실이라면 그는 홀연히 나타났다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다.
오고감이 너무 극적이라 이런 삶이 그의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임재범, 그는 누구인가?
독특한 음색에다 무대를 사로잡는 스타일도 그렇지만 괴짜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출연을 펑크를 내기도 했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임택근 아나운서의 아들로 배우 이세창이 이복동생임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어린 시절 고아처럼 자랐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한번 녹음 하면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방송 출연에 목숨을 거는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그는 방송에 등장한 적도 별로 없었다.
어쩌면 독특한 기행과 굴곡진 개인사가 그의 야생성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으니 괴짜라는 소문이 확산됐는지도 모른다.
괴짜 가수 임재범이 드디어'나가수'를 통해 방송에 얼굴을 드러냈다.
상대를 죽여야(?) 살아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그의 야성에 불을 지핀 것일까?
어쩌면 지금까지 그를 불러낼만한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괴짜 가수 임재범의 방송 출연을 이끈 이는 과연 누구였을까?
그것은 방송국 사장도 아니고 음악 담당 PD도 아닌 바로 어린 딸이었다고 한다.
올해 열 살인 어린 딸에게 아빠의 존재를 알려주고 싶어 출연했다는 것이다.
사실 10살이면 아빠의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만한 나이다.
매일 같이 집에서 빈둥대는 아빠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빠! 가수 맞아?"라고 철없이 물어봤을지도 모른다.
아이돌 가수들이 판치는 세상에 딱히 출연할 마땅한 프로그램도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옛 노래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혹시나 하고 출연섭외를 했을 때 그는 흔쾌히 OK사인을 보낸 것이다.
'나가수.'담당 PD나 MBC입장에선 한 마디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야성이 살아 있는 음색, 감미로움과는 거리가 먼 거친 음색...
하지만 포효하듯, 절규하듯 토해내는 그의 노래는 감동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마력이 깃들어 있다.
수많은 청중은 폭풍 뒤의 고요처럼 숨을 죽이고 시청자는 화면 속으로 빨아드린다.
그러면서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휘몰아치는 감동에 전율케 만든다.
거대한 폭풍 같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가수, 그것이 임재범의 마력이다.
노래만이 아니다.
그가 방송에 출연해 쏟아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화제를 몰고 다녔다.
TV에 나오지 않던 시절 그는 명성과는 전혀 다른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고백했다.
'속내를 털어 놓은 친구가 없어 외로웠다.'는 고백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하지만 딸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갔던 어느 날, 자동차가 없어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에 물건도 조금만 사자고 했던 일화를 얘기할 땐 눈물샘을 자극했다.
설상가상 아내는 암 투병 생활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우울증에 고통 받는 중에도 가장이란 무게는 더욱 무겁게 어깨를 눌렀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가장의 무게가 그를 '나가수'로 밀어낸 것은 아니었다.
까다롭다고 소문 난 그를 움직인 것은 바로 열 살짜리 딸이었다.
모든 부모는 자식 앞에서 잘나 보이고 싶고 가장 훌륭한 인물이고 싶다.
그래서 노점상을 하는 어떤 아빠는 생활환경 조사지에 '자영업'이라 적고 리어카로
행상을 하는 엄마도 '개인사업'이라 적는다.
어찌 보면 아버지를, 그 부모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자식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자식 앞에 떳떳하고 당당한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한 인간으로서 임재범은 까다로운 성질의 가수였을지 모른다.
방송 출연을 펑크 내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수입이 없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별종 가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딸이 자라면서 아빠를 철들게 했다.
초롱초롱한 딸의 눈을 보면서 그는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었다.
열 살짜리 딸이 아빠의 정체성을 찾아주었고 아빠의 직업을 찾아준 것이다.
임재범! 이제 그는 딸의 당당한 아빠가 됐고 딸은 자랑스러운 아빠를 얻게 됐다.
첫댓글 역시 생각이 있으신
별종가수답게
어린자식을 의식했다 는 것
훌륭합니다
그 많한 성격
부릴만 하군요
그러지 못한 부모들도
많은데요
사실 저도 임재범에 대하여
상세히는 모르네요
허나
훌륭한 가수요
아버지임에는 틀림없군요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은
잘 모르지만
임재범에게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그 딸에겐 가장 위대한
아버지의 모습이었겠습니다
임재범의 힘든 환경이라
딸에 대한 사랑이 더 애틋해 보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오르네요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엔 눈물이 반이다"
가슴아프게 자란 환경 탓인지
히든싱어 임재범편에서
"고해" 노래를 듣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호소력 짙은 음색이 가슴 절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