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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코란도C'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이 코란도C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2009년 공장점거 파업 때는 60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협력업체 사무실에서 일했고, 신차 개발 자금이 부족해 임직원들의 임금지급을 미루기도 했습니다. 오늘 선보이는 '코란도C'는 쌍용차 임직원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입니다."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란도C' 발표회에 참석한 이유일
쌍용자동차 (10,050원 50 -0.5%) 공동관리인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지난 69년
현대차 (170,000원 3500 -2.0%)에 입사해 현대차 북미법인 사장을 거쳐 해외부문 사장을 지낸, 말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자동차 업계 베테랑이다. 2009년 2월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선임돼 쌍용차와 인연을 맺었다.
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해 여름 평택공장에서 77일간 이어진 점거파업은 생산은 물론 회사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 관리인은 무더웠던 그해 여름 기자에게 "말년에 괜히 힘든 자리(법정관리인) 맡아서 고생을 사서 한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직접 와보니 쌍용차 임직원들의 애사심에 감동을 받았다"며 "나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법정관리와 점거파업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쌍용차가 3년 만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코란도C'를 출시하고 부활 행보에 나섰다. 신차개발에 나선 지 5년 4개월만이다. 이 관리인은 "코란도C 출시와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5년 안에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명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란도C는 경쟁모델인 현대·
기아차 (56,600원 500 -0.9%) '투싼ix·스포티지R'과 달리 남성미를 강조한 정통 SUV에 콘셉트를 맞췄다. 투싼ix와 스포티지R이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직선미에 중점을 뒀다면 코란도C는 역동성에 볼륨감을 더한 유럽형 SUV에 가깝다. 4륜구동의 경우 최대 2000Kg의 무게를 견인할 수 있는 견인장치도 장착이 가능하다. 캠핑카를 끌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폭스바겐 '골프'와 현대차 '포니'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21세기 최고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에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다.
이재완 상품개발본부장(부사장)도 "도심형 SUV로 20~30대 젊은 고객과 여성성이 강조된 경쟁차와 달리 코란도C는 남성미와 가족형 SUV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차체크기는 전장 4410mm, 전폭 1830mm, 전고 1675mm로 투싼ix·(4440,1855,1635)와 스포티지R(4410,1820,1655)과 비슷하지만 전고를 높여 정통 SUV적 측면을 강조했다.
동력성능과 연비도 투싼ix·스포티지R과 겨룰만하다. 코란도C는 쌍용차가 자체개발한 배기량 2000cc급 e-XDi200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181마력(4000 rpm)에 최대토크 36.7kg·m(2000~3000 rpm)의 힘을 낸다. 투싼ix·스포티지R(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kg·m)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비는 2륜구동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15km/ℓ로 투싼ix·스포티지R(15.6km/ℓ)과 차이가 거의 없다.
쌍용차는 특히 코란도C의 소음·진동(NVH)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날 발표회에서도 시속 120Km 주행시 발생하는 소음을 경쟁차와 비교하는 등 우수성을 강조했다. 코란도C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동급차량에서는 이례적으로 엔진 밸런스 유닛과 4점식 마운팅 시스템이 적용됐다.
쌍용차는 코란도C를 올해 국내 2만대, 해외 2만5000대 등 총 4만5000대를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6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미 사전계약대수도 2000대를 넘어서는 등 초기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와 함께 쌍용차는 코란도C 차량뼈대(플랫폼)를 활용한 소형 승용차와 소형 크로스오버차(CUV)를 출시해 제품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완 상품개발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연비규제와 소형차 흐름에 맞춰 고연비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코란도C 플랫폼을 기본으로 해 소형 승용차와 크로스오버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