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고대엔 없는데… 서울대 교수 절반이 노조 가입
교수 노조원 5년새 30배로
박정훈 기자
입력 2024.09.12. 05:02업데이트 2024.09.12. 14:27
일러스트=김성규
서울대 교수 노조가 전체 교수 2300여 명 중 1200여 명을 노조원으로 확보, 가입률 50%를 넘기는 ‘과반수 노조’가 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연세대·고려대엔 교수 노조가 아예 없고, 국공립대 교수 노조원도 수십 명에 그치는 현상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대학가에서 나온다. 서울대 교수들은 노조 가입 이유로 “월급이 너무 적다” “과거 공무원 때보다 신분이 불안하다” 같은 불만을 제기한다.
서울대 교수 노조는 2019년 40여 명 규모로 출범했다. 노조원이 5년 새 30배가량인 1200여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대학가 교수 노조는 2018년 헌법재판소가 “대학교수들의 노동조합 설립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며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 국내 최초로 원광대에 교수 노조가 생겼고 같은 해 11월 서울대에도 ‘교권 확보’와 ‘임금·근로 조건 개선’을 명분으로 내걸고 두 번째 교수 노조가 설립됐다. 이후 국공립대와 일부 사립대에 교수 노조가 생겼지만 서울대처럼 노조 활동이 활발한 곳은 거의 없다.
그래픽=김성규
서울대 교수들은 사립대에 비해 적은 연봉이 노조 가입의 주된 이유라고 말한다. 실제 서울대 정교수 평균 연봉(2021년 기준)은 1억2173만원으로 연세대(1억8470만원), 고려대(1억5831만원), 성균관대(1억9027만원), 포스텍(1억6409만원) 등 주요 사립대보다 낮다. 최근엔 신임 교수가 임용 직후 노조에 가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 노조 관계자는 “새내기 교수들은 일한 만큼 받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과거엔 월급이 조금 적어도 ‘서울대 교수’라는 명예로 보상받는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는데 요즘 젊은 교수들은 다르다”고 했다.
수년 전 임용된 한 서울대 교수는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마흔이 넘어 겨우 교수가 됐다”며 “공부하느라 모아둔 재산도 없는데, 서울에 자가 아파트까지 마련한 대기업 다니는 동기들을 보면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인다”고 했다. ‘내 집’이 없는 서울대 교수들은 대개 서울대 관악캠퍼스 낙성대 자락에 있는 교수 아파트로 들어간다. 5년간 월세 50만~60만원에 살 수 있다. 5년이 지나면 월세가 차츰 오른다. 공대 A 교수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나들고 전셋값도 수억 원 대인데 매매는커녕 셋집 구하기도 엄두가 안 난다”며 “그냥 교수 아파트에 눌러앉는 경우도 적잖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자연대 B 교수는 “미국 유학 마치고 서울대 교수를 하려고 온 후배가 서울 집값과 서울대 연봉을 보고 놀라 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며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은 박사급 인재의 초봉이 최소 2억인데 서울대 교수 초봉은 1억도 안 된다”고 했다.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되면서 공무원 연금·대출 같은 혜택이 사라졌다. 정교수가 되면 종전처럼 65세 정년을 보장해 주지만, 정년 이후 받게 될 사학 연금의 재정이 최근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서울대 교수들의 불안 요소라고 한다. 서울대 당국이 최근 추진하는 교수 성과 연봉제 때문에 불이익을 겪을까 봐 노조 가입률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서울대에서 신청한 성과 연봉제 예산 중 60% 수준인 139억원가량만 승인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서울대는 추가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교수 노조 관계자는 “교수들도 근로자로서 성과 연봉제 등에 대해 단결된 목소리를 내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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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
출처 [단독] 연고대엔 없는데… 서울대 교수 절반이 노조 가입 (chosun.com)
100자평
素山
2024.09.12 06:02:18
후학보다는 재물을 탐하는 조국같은 자들이 많은 탓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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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버린 병신의사
2024.09.12 06:04:14
민영화 해라. 이런 것들에게 혈세 투입하는건 낭비일 뿐이다. 비리 조국이 처리하는 꼬라지 보고 이미 글러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정의감이 부족한 이상한 것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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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스
2024.09.12 05:58:38
연봉이 생각보다 많네. 방학 휴가 빼면 절반은 공휴일인셈이고 학기중 수업진도는 지마음대로 대충하다 끝내기 일쑤고. 여전히 최고의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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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Korean
2024.09.12 06:10:41
서울대 교수 월급이 적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이걸 모르고 교수로 갔나? 돈이 더 중요하면 첨단기업으로 가 돈벌이 첨병으로 활약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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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2024.09.12 06:07:57
먹고살기 힘든 서울대 교수들,얼마나 더 줘야하나, 한국서민 가족들 월200만으로 생활 하는거 아는가 50만원도 못버는 어른들의 현실,배우고 있는노무들이 더챙기는 돈벌레 대한민국 고수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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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머슴
2024.09.12 06:05:55
연봉은 각자의 길을 선택하여 많코 적고가문제가 아니다 국립대학인서울대가 노조가입이 많타는게 문제인거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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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르피아
2024.09.12 06:12:36
조국에 대하는 처리나 태도를 보면 서울대는 맛이 간 대학인데 이런 대우도 감지덕지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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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샤인
2024.09.12 06:13:25
배가 불러서 하는 짓이니 국고 지원으로 국립의 이름을 지워라. 더러운 꼴은 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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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ih
2024.09.12 06:09:06
경국의 징조로다. 선생이란 자들이 노동자임을 자임하는 세태가 나라를 기울게 하는 짓임을 선생들이 모르고 있으니. 자고로 교편은 사라지고 교직만 남는구나. 그러면서 교권을 부르짖는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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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月
2024.09.12 06:19:27
교수나 의사나 모두 선생이라는 존칭을 붙여부르는 시대는 지나갔다. 그들은 단순한 직업인일뿐이다. 단순지식전달이야 AI가 훨씬 낫고 정밀한 진단이나 수술도 앞으로는 로봇 의사선생이 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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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고개
2024.09.12 06:09:34
서울대 교수가 노동자인가? 오늘날 기업은 개인소유가아닌 사회공유 성격이 크고 기업의 대표이사 또한 근로자이다. 삼성,LG, 대우 등등 CEO도 '한국경영자노조'를 창립해서 특정 기업이 폭력데모로 생산활동에 문제생기면 나머지 기업들도 동조파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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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신령
2024.09.12 06:05:56
교수들이 왜 노조가입을 하는지 잘 분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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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g후니
2024.09.12 06:15:38
부끄럽다. 자칭 서울대 교수라며 거들먹거리는 인간들이 노조에 가입히다니? 좀 있으면 머리에 빨간 띠 두르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군. 저런 인간들이 지성인양 자처하는게 참으로 가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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