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첫 구절은 '그토록 다짐을 하건만 사랑은 알 수 없어요'로 시작한다.
가사도 좋고 곡도 좋아 나도 한 때 노랫방에 가면 나의 18번으로 불렀었다.
여기서는 사랑의 기쁨이나 슬픔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산전 수전 다 겪은 사람이 이제 와서 무슨 사랑 타령이겠는가?
돈맥경화에다 3중고로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 사랑이 어디 밥 먹여 주나?
손주들 과자값이나 벌어 볼려고 시작한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내리 꽂히는 바람에 투자한 돈은
반의 반토막으로 쪼그라 들었다. 한 3년 동안 수업료를 낸 셈이라 치고 위로를 하고 있지만 속은 쓰리다.
매달 2백만원씩 3년을 내리 부었으니 그 돈만 해도 애들 과자값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세근 들자 노망한다'는 말처럼 이제 뭔가 조금 보이기 시작한다.
엊그제 추세를 보고 M기업 주식을 있는 돈 몽땅 털어 매수를 했다. 아직도 반은 추격매수하다 고점에 물려 있다.
어제는 전날 미 뉴욕지수의 하락으로 개장초에는 주가가 내려 갔다가 막판에 약간 상승하였으나 매도하지 못했다.
오늘도 미 지수가 하락하여 어제처럼 내려갔다. 잠시후에는 본전을 상회하였다. 내딴에는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본전에라도 팔고 주가가 더 하락하면 다시 매수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식의 신은 나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내가 매도한 줄을 귀신 같이 알아차렸다.
급등할 타이밍이 됐다고 미리 몇반이나 다짐을 하고 낮은 가격에는 쳐다보지도 말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으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털썩 매도해 버리고 말았다. 그랬더니 서서히 치고 올라가더니 17%까지 상승하는 게 아닌가? 유행가의 가사처럼 흐르는 눈물은 없어도 가슴은 새카맣게 타버렸다. 성질 나서 다른 종목으로 갈아탔더니 이 놈은 약 올린다고 반대로 내려간다. 그러니까 앞에서 뭐라고 했더냐? "깨어 있어라! 신랑이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더냐?
첫댓글 남돈 버는것 어려워,펀드 메니저도 말아 먹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