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ㆍ조윤선,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무서운 리스트 만들어 박근혜에 보고

[이윤재SKY수학]

김기춘ㆍ조윤선,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무서운 리스트 만들어 박근혜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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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박근혜와 독대해 문화계 색깔 입히기 문제점 지적했는데 묵묵부답해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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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와 별도로 이른바 ‘적군 리스트’를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진보·보수를 기준으로 나눠 생산한 진보 성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외에도 박 대통령 개인과 박근혜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문화계 인사 명단인 이른바 ‘적군 리스트’를 별도로 작성한 사실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인했다고 한겨레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여당 성향 인사도 박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을 문제 삼을 경우 ‘적군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대통령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들이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모두 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한 셈이라고 전했다. 박근혜정부가 보수성향 인사와 단체 중에서도 자기들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대상들만 선별해 국민세금인 문화정책 예산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적군 리스트’ 등 각종 리스트들이 김 전 실장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실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과 실행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이 문체부를 통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김 전 실장에게 보고된 다음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 2일 한겨레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2014년 7월) 면직되기 며칠 전 박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김기춘 실장이 주도하고 있는 문화계의 색깔 입히기와 핍박 조처의 문제점을 명백히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고, 그에 대해 대통령이 묵묵부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 정부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절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들 리스트를 박 대통령 묵인 아래 김 전 실장 총괄지휘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 중 정무수석실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절대 그런 적 없다"더니 남몰래… 조윤선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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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장관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 수뇌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대비, 지난해 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회유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동아일보가 9일 보도했다.

8일 특검과 문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해 말 유 차관과 문체부 출신인 신현택 전 여성가족부 차관에게 유 전 장관을 접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차관과 신 전 차관은 유 전 장관을 접촉해 “(유 전 장관의 후임) 김종덕 전 장관 때 득세한 인사들을 정리하겠다. 유 전 장관을 따르다 피해를 본 인사들을 배려하는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특검은 신 전 차관이 이 만남의 결과를 조 장관에게 보고한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유 차관은 특검에 유 전 장관과의 만남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유동훈 문체부 2차관은 조 장관의 지시로 지난해 12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직을 제안하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리스트에 오른 인사를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