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지명타자제에 적응 미숙 … 7~9번에 고전
"세 타자 압도가 부활 열쇠" 지역언론 한목소리
'하위 타선을 극복하라.'
박찬호(2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댈라스 모닝 뉴스와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 등 지역 일간지들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박찬호가 부활의 기미를 보였지만, 하위 타선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며 '이들을 압도하는 피칭 패턴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리그(AL)는 내셔널리그(NL)와 달리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NL출신 투수들은 AL타선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기 마련이다.
양 리그에서 모두 현역 생활을 했던 텍사스의 허샤이저 투수 코치도 "지명타자 제도에 적응하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며 "단 1명의 타자가 아니라 3명의 타자가 더 버티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NL의 경우 투수가 뒤에 나오니 7,8번 타자와의 승부도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급하면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7, 8번 타자가 조급하게 덤벼들고, 이런 경우 투수가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곤 한다.
그러나 AL는 다르다. 숨돌릴 틈없이 9명의 타자들과 팽팽한 대결을 펼쳐야 한다. 현지 언론은 박찬호가 그것에 적응하지 못해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높은 8.12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실제 박찬호는 7번부터 9번까지 3명의 하위타자에게 3할5푼6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6푼3리에다 홈런 3개에 13타점을 허용했다. 8번에게 3할6푼8리, 9번에게 4할의 높은 피안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각 팀 최고타자가 맡고 있는 3번에게는 1할2푼의 피안타율에 그치고 있다. 아직도 NL 때의 습성이 남아 심리적으로 작용한 탓일 수도 있다. 결국 지명타자제로 인해 하위 타선이 강한 AL에 맞는 투구 패턴과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 에이스로 거듭하는 열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