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그리는 아이》를 읽고
-한현정
‘호랑나비가 날아올랐다.’
첫 문장부터 마음을 끌어들였다. 작가의 짧고 생동감 있는 글솜씨에 민화의 한 장면이 눈 앞으로 훅 들어왔다. 그대로 정신없이 읽다가 끝에 작가의 말까지 왔다. 작가는 민화를 배우면서 이런 그림은 누가, 왜 그리게 되었는지 마음속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꿈틀되었다고 한다. 민화를 밤새워 그렸던 작가라서 그런지 민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묘사가 정말 뛰어났다. 또한 역사 동화의 특징을 살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말기의 시대상을 잘 묘사하고 있다. 거기에 생동감있는 그림까지 더해져 읽는 내내 즐거움이 컸다.
작가는 <호작도> 속의 까치와 복동이를 비유한다. 호작도 속의 까치는 호랑이에게 대들고 있다. 작가는 호랑이가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가 되어 우스꽝스러워서 까치가 대든다고 했다. 그 말은 조선시대 말기의 시대상을 빗대는 말이기도 하고, 독자들에게 자신이 떳떳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말고 소신껏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노비였던 복동이는 주인어른의 심부름을 하면서 도화서 화가가 되기를 꿈꾼다. 천민으로 이루기 힘든 꿈이었지만, 복동이는 타고난 재주와 노력, 성실한 태도로 그 꿈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남의 그림을 베끼거나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에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복동이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화서를 1년 만에 그만두고 나온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즐거움을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동화에서는 여러 부분 감동적인 곳이 있었지만, 이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왜 그림을 그리려 하는가?’
항상 복동이를 괴롭히던 물음이었다.
(중략)
문득, 아주 오래전 주인어른과 나누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복동아, 너는 그림 그리는 것이 좋으냐?”
“예, 어르신, 좋습니다요.”
”그림을 배워 무엇을 하려고 그러누?“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쇤네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본문 PP.180~181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할 때,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할 수 있는 복동이가 부러웠다. 한편으로는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나를 대견하게 느끼는 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을 많은 친구들이 읽고 복동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은가비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