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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펴기울산바위 안다미로, 장군봉 기존길( 부제: 처절했던 그날)
요즘 설악산 등반 사고가 많아서 습관적으로 확보를 한 뒤 로프 백업을 합니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3피치
시작은 반침니 형태로 한 1~ 20미터를 우측 어깨로 밀면서 올라야 하는데 경사도도 높고 발자리도 좋지 못합니다.
암벽화의 마찰력으로 올라야 하는 느낌인데 쉽지 않습니다.
다음은 위 사진에 보시는 대로 언더로 잡은 다음 안쪽으로 레이백 이동해야 하는데 손자리가 좋지 못합니다.
나중 유튜브로 알게 된 것이지만 왼쪽발이 절대 밑으로 내려 오면 안됩니다.
불편하다고 우측발 살짝이라도 올리는 순간 추락 먹습니다.
제가 여기서 3번 추락 먹고 힘으로 억지로 하다보니 오른손에 쥐가 났습니다.
3피치로 도착해서 손에 쥐가 풀리지 않아서 등반이 어렵다고 성민형한테 얘기했습니다.
성민형과 강필한테 미안했습니다.
참고 오르다가 더 큰 사고 나면 더 민폐라 생각했습니다.
소공원으로 내려오는 길까지 손이 계속 저려서 걱정되었지만 샤워하고 시간이 지나니 괜찮았습니다.
숙소 도착해서 샤워 후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다시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뻗었습니다.
참고로 이 숙소 155000원 짜리 입니다. ㅋㅋ
겨울에 혼자 25000원 주고 잤던 방인데 성수기라고
엄청 뻥튀기 했네요…
장군봉 기존길을 가다!
새벽 2시 10 즈음에 일어나서 간단히 삼각깁밥 하나를
먹고 서둘러 출발 준비를 합니다.
새벽 3시 즈음에 소공원에 도착하여 장군봉 방향으로 걸어 갑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워킹 산행을 할 때는 소공원에서 비선대 데크까지 30분이면 갔는데 점점 안걸어서 그런지 몸이 무거웠습니다.
-에피소드 2
중간 즈음 걸었을 때인데 6 분 정도 쉬면서 하네스 착용하며 서로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일부로 말을 안했지만 저는 이때 촉이 왔습니다.
우리와 겹치겠구나!
비선대 데크 전 우측 장군봉 가는 길 앞에서 후레쉬를 찾느라 제가 후미로 걷고 있었는데 장비 착용하는 무리 중 한분이 저에게 “어디가세요? ”묻길래 “기존길 갑니다! ” 얘기하니 얼굴이 사색이 되면서 서둘러 가려 하길래 저도
“ 어디 가세요 ? ” 물었는데 대꾸도 없이 그냥 가는 겁니다.
아니, 매너 없이 대답도 안해주고…
좁은 길 저 길막 하길래, 홧김에 다 제쳐버렸습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하였고, 성민형이 장비 착용하며 준비합시다, 해서 먼저 도착한 승자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뒤 팀들은 헉헉대며 힘들 게 도착하였고, 성민형이 쐐기를 박는 마무리를 짓습니다.
“ 우리가 가장 빨리 도착했어요! ”
그러자 뒤 팀들은 우리는 장비 미리 착용하고 왔어요.
“ 바로 등반 하신다고요? ”
“ 예! ”
04시 10분 등반 한다고 서로 후레쉬 비쳐주며 등반을 하는 겁니다. ㅎㅎ
성민형이 우리는 이렇게는 하지 맙시다. 하며
5시에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등반하는 앞 팀
선등 박성민
세컨 강필
후등 희정
1피치는 무난한 슬랩입니다.
이때 강필이 카라비너 한개를 밑으로 떨어뜨려서 다시 주어오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2피치 구간
한 두 동작 턱걸이 하는 느낌의 구간입니다.
겨우 3피치만 올랐는데도 경치가 좋았습니다.
이래서 장군봉 오나 싶더군요.
4피치 구간.
여기서 부터 확보 구간이 좁았고 쉴곳이 좋지 못했습니다.
후등이라 강필 뒷모습만 계속 찍게 되네요.
크럭스 구간.
이 구간에서 부터 덥기 시작했고 물이 점점 고갈되어 갔습니다.
우측 레이백 구간이 더 쉬워 보이는데 저희는 기승전 크랙으로 오릅니다.
또 침니.
여기서 부터 앞 뒤로 사진이 몇 장 없습니다.
물도 떨어지고 힘드 들고, 캠 안빠지는 거 억지로 빼다가 손가락 찍히고, 미치겠더군요.
제가 강필한테 그랬습니다. 필아~ 더워 죽겠다.
바위 느끼고 자시고 그냥 퀵잡고 빨리가자!!!
8피치 앞.
6~ 7피치 사이 기억이 살짝 안났는데 이때부터 더위 먹었던 거 같습니다.
밑에 한팀이 올라오던데… 대단하네요.
겨우 9피치 끝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강필도 뻗었고…
저도 뭔가 정신이 홀렸습니다.
그래도 장군봉 정상에서의 뷰를 몇장 찍어봤습니다.
하강 포인트로 이동 후 하강합니다.
정말 힘들어서 강필보고 내가 먼저 내려가면 안될까, 얘기하려다 안했습니다.
어쨌던 살아서 무사히 하산했습니다.
지난 과거를 언급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이제껏 워킹 산행은 자신있었습니다.
종주산행을 거의 완료했고 선수급은 아니지만 아마추어 실력으로 할 수 있는 타이틀( 100 킬로 무박 종주 산행)도 해봤고 시간도 준수했거든요.
이날은 힘들었는데 뭔가 분하거나 아쉽거나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준비란 것은 단순 등반 실력, 체력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 5피치에서 먹는 물이 다 떨어졌고, 행동식 한번도
안먹었고( 챙긴 것도 없었음), 체력 안배도 못했습니다.
공감이 갈 지 모르겠지만 트레일 러닝이란 종목이 있습니다.
트레일 러닝은 몸이 장비여야 합니다. 몸이 추으면 뛰어서 체온을 올려야 하고 몸이 더우면 속도를 낮춰서 체력 안배를 해야합니다.
목마르기 전에 물을 먹어야 하고 1시간 30분~2시간( 선수들 마다 다름) 마다 행동식을 먹습니다.( 거의 파워젤이나 가벼운 음식)
체력을 안떨어 뜨리는 게 목적이고 운영을 해야 합니다.
뛰어난 선수는 본인의 몸상태를 잘 압니다.
지금 체력이 70프로인지 40프로인지 아주 정확합니다.
남은 거리와 본인의 몸상태에 따라 승부수를 던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40프로 이하로 떨어지면 이때부터 관리가 안됩니다. 체력 올리기도 쉽지 않고 퍼포몬스도 안나옵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체력은 40프로 이하로 확 떨어졌는데 체력 올리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금강굴 도착해서 물 거의 1리터 먹고 주변 등산객들이 나눠주는 물 1리터도 회복이 안되었는데.. 와선대 도착해서 물에 시원하게 담구니 빠르게 회복이 되었습니다.
이날 7피치에서 녹색의 하늘을 봤고, 장군봉 정상에서
황색의 하늘을 봤습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산 후 성민형에게도 얘기했지만
부족한 저희를 이끌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올라오는 길 힘든 저희를 위해
성민형이 거의 운전했습니다.
후기 끝
성민형~ 고마워유~
강필~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