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막는 건데.." 스태프들이 보도 중인 기자 곁으로 다가가는 시민 막지 않은 이유는 폭우 속 햇살처럼 훈훈하다(영상)
유해강 에디터별 스토리 • 어제 오후 3:53
폭우 속 햇살처럼 훈훈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생방송 뉴스에서.
지난 4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 맞는 기자가 안타까웠던 아저씨'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게시물은 같은 날 채널A 뉴스의 폭우 예보 보도영상을 갈무리한 것인데. 보통 뉴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주 특별한 장면이 담겨 있다.
"원칙은 막는 건데.." 스태프들이 보도 중인 기자 곁으로 다가가는 시민 막지 않은 이유는 폭우 속 햇살처럼 훈훈하다(영상)© 제공: 허핑턴포스트코리아
7월 4일 폭우 속에서 보도 중인 채널A 박건영 기자와 붉은 옷을 입은 시민. ⓒ채널A
영상 속 채널A 박건영 기자는 폭우를 맞으며 "한 시간 전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었다. 지금은 눈을 뜨기도 어려울 정도로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던 도중 한 중년 남성이 불쑥 화면 안으로 들어온다.
박 기자의 푸른 우비와 대조되는 붉은 반소매 티를 입은 이 남성의 오른손에 들린 것은 바로 우산. 이 남성은 옆모습을 보이게 하고 서서, 한참 비를 맞은 박 기자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남성을 본 박 기자는 잠시 웃음을 머금은 채 보도를 이어갔으며, 실수 없이 끝마쳤다.
"원칙은 막는 건데.." 스태프들이 보도 중인 기자 곁으로 다가가는 시민 막지 않은 이유는 폭우 속 햇살처럼 훈훈하다(영상)© 제공: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난입(?)의 목적. ⓒ채널A
박 기자는 5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정말 눈을 뜰 수도 없이 비가 많이 왔는데 갑자기 한 시민분이 우산을 씌워주셔서 처음엔 당황했다"며 "하지만 우산을 씌워주신 덕분에 비를 안 맞고 무사히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보도 중 예정에 없던 사람이 들어오면 근처 스태프가 저지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남성이 좋은 마음으로 한다는 것을 알고 막지 않았다고.
"너무 빨리 자리를 떠나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는 박 기자. 그는 "오랫동안 사회부 생활을 했지만, 비 오는 날 시민분이 우산을 씌워주셨던 적은 처음이다. 정말 감사드리고 덕분에 감기도 안 걸리고 방송을 잘 마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매체에 말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이런 뉴스와 공감을 하며 웃는 게 진정한 재미 아닐까" "방송 사고이긴 한데 보는 사람이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