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 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출처] (좋은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작성자 참미
카페 게시글
▒☞ 최태영 글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쇠뭉치
추천 0
조회 40
24.05.22 13:3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