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호국원
박지성
지난 일요일, 할아버지께서 모셔져 있는 이천 호국원에 갔다. 이모네 가족과도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는 시간도 적게 걸리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한산했다. 할아버지께서는 6.25전쟁 때 육군으로 참전하셨는데, 부상을 입으셔서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어 있다. 할아버지의 납골당까지는 정말 오래 걸렸다.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다리가 아파서 정말 힘들었다. 길을 오르면서, 호국원은 정말 넓은 곳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또, 이곳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모셔져 있는가도 상상해 보았다. 호국원은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벽 하나의 한칸마다 국가유공자 한 분의 유골이 모셔져 있다.
벽면 하나 하나 마다 커다란 그림이나 사진이 하나씩 잇는데, 전쟁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학도의용군, 전투장면, 적군과 아군의 진입로 등이 있었다. 당시 실제 상황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힘들어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학도의용군이 어머니께 보낸 편지도 감동적이었다.
한참을 올라가자, 드디어 16구역이 나타났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와서 숨이 헉헉 찼다. 간단하게 상을 올리고, 잠깐 주위를 둘러보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내려왔다. 주차장 쪽으로 가면서, 어떤 분들이 패트병에 앵두 같은 열매를 잔뜩 담아가서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보리수였다. 사람들이 여럿 모여 보리수 나무에서 열매를 따고 있었다. 열매를 따도 되냐고 어떤 아주머니께 여쭤 보앗더니, 이것으로 효소를 만들면 몸에 아주 좋다고, 따도 된다고 하셨다. 나도 조금 따다가 벌레가 많아서 곧 나오고 말았다.
오랜만에 호국원에 가서 뜻깊었고, 다음에는 더 자주 찾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