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자퇴후 게임 대안학교로… 졸업생 전원 미국 대학 간다
고교 자퇴후 ‘젠지’ 입학한 13명, 게임 훈련하며 美고교 과정 수료
미국 ‘e스포츠 특기자전형’ 합격… 켄터키대 등 장학금 주고 데려가
김은경 기자 입력 2022.08.08 04:13 조선일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젠지 사옥에서 게임 특기자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 이윤혁(왼쪽)군과 김현택군이 대학 합격증을 들고 웃고 있다. 두 학생을 포함해 올해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를 졸업한 13명이 모두 e스포츠 특기자 전형으로 미국 대학에 합격했다. /김지호 기자 2019년 서울 동대문구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윤혁(19)군은 그해 여름 첫 학기를 마치고 자퇴했다. 중학교 때까진 수학 최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성적이 좋았지만 온라인 슈팅 게임 ‘오버워치’에 빠지면서부터 달라졌다. 심할 때는 하루 12시간씩 게임에 몰두하고 각종 게임 현장을 찾아다니다 보니 학교에선 졸기 일쑤.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이군은 당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데 국·영·수 수업이 뭔 의미가 있나 싶어 흥미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이군이 다음 달 미 켄터키대 신입생이 된다. 장학금도 받는다. ‘e스포츠(게임) 특기생’ 자격으로 합격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머니 김형란씨는 “게임 때문에 잘못되는 거 아닌지 너무 걱정했는데 도리어 게임 덕분에 미 유학도 가고 장학금까지 받는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군을 새로운 길로 이끈 건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GGA)란 대안학교다. e스포츠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미국 회사 젠지(Gen.G)가 프로 게임 인재를 발굴할 목적으로 2019년 서울에 설립한 교육기관. 국내에선 정규 고교 과정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미국에선 해준다. 이군은 젠지아카데미에서 남은 고교 과정을 마쳤고, 올해 젠지아카데미를 졸업한 13명 동급생 전원이 미 대학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미주리대, 조지메이슨대, 볼주립대, 일리노이주립대, 이스턴미시간대 등 다양하다. 첫 졸업생이 나온 지난해는 2명만 미 대학 진학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6배 이상으로 합격생이 늘었다. 현재 재학생은 27명이다. 젠지아카데미 학생들 수업은 일반 고교와 절반은 같다. 오전 8~12시 영어·수학·과학·세계사 등 교과목 수업을 듣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게임 트레이닝을 받는다. 게임 특기생이라 해도 미 대학에 들어가려면 영어는 필수. SAT(미국 수학능력시험)는 안 봐도 되지만 토플 등으로 영어 점수는 내야 한다. 이군은 “(전에 관심 없던) 영어가 재밌어진 건 아니지만 목표가 생기니까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밤 9시까지 ‘야자(야간 자율 학습)’도 있지만 내용은 게임 훈련이란 게 일반고와 다르다. 젠지아카데미는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정식 학교가 아니라 수업료는 대학 등록금 수준으로 높다. 역시 젠지아카데미 재학생으로 이번에 세인트루이스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한 김현택(19)군은 과테말라에서 11학년(고2)까지 다니다 코로나 때문에 가족과 함께 귀국하면서 현지 학교를 그만뒀다. 코로나 사태로 원격 수업이 이루어져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김군은 공부와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을 둘 다 배울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 아예 처음부터 일반고 전학 대신 젠지아카데미를 택했다. 김군은 대학에 가면 e스포츠 팀에 들어가 대학 리그 선수로 뛸 계획이다. 그는 “대학에선 비즈니스 마케팅을 전공해 공부와 e스포츠 활동을 접목하겠다”면서 “나중에는 e스포츠 구단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프로게이머는 매년 초등학생 장래 희망 조사에서 꾸준히 상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어린 학생들에게 인기와 관심이 높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우기는 어렵다. 최삼하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는 “우리나라 공교육에는 e스포츠를 진로로 인정하는 체계나 인식이 없어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학생은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축구나 야구 등 다른 스포츠는 운동부에 입단해 학업과 훈련을 같이 하면서 학생 선수로 정식 등록해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지만, e스포츠는 훈련이나 대회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결석해야 하고 결국 ‘문제아’로 전락하는 게 현실이다. 세계 톱 프로게이머인 페이커(본명 이상혁)도 고2 때 프로 제안을 받고 학교를 중퇴했다. 백현민 젠지아카데미 원장은 “e스포츠 재능으로는 한국 학생들이 세계 최고지만 ‘게임에 빠지면 공부를 안 하고 대학에 못 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제도권 내에서 활로를 못 찾는 게임 인재들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선 미식축구나 농구처럼 e스포츠 대학 리그가 활성화되어 있어 이들처럼 게임 특기자 전형으로 학생 선수를 모집하는 대학이 300곳이 넘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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