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169
관음경 중송분-98
동봉
제21수 빛의 세계
티끌없이 맑고맑은 밝은빛이여
혜일로써 모든어둠 환히깨치며
풍재화재 온갖재앙 조복시키고
보명으로 이세간을 두루비추네
무구청정광无垢淸淨光
혜일파제암慧日破諸闇
능복재풍화能伏灾風火
보명조세간普明照世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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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한 해를 네 절기로 구분할 때
언제나 봄 여름 가울 겨울 순이다
봄에 부는 바람이 무슨 바람일까?
새봄에 새로 부는 바람이기에
새바람이며 샛바람이다
세로로 길게 늘어진 백두대간
산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이기에
높은의 '높'과 새로움의 '새'를 본떠
붙은 이름이 소위 '높새바람'이며
태백산맥에 막혀 푄현상을 일으킨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다고들 한다
지구 기울기가 23.5°이기 때문에
적도 북쪽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한다
물론 적도를 중심으로 남쪽에서는
북쪽을 향한 집도 많이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적도 북반구에서는
햇빛을 마주하고 집을 짓는다
남태평양 고기압이 장난이 아니다
이들 고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남쪽 맞은 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이를 맞바람, 곧 마파람이라 부른다
가을이 되면 바람이 서풍으로 바뀌며
이 서풍을 하늬바람이라고 부른다
하늬는 서쪽이라는 뜻이 있으며
주로 뱃사람들 용어로 알려져 있다
서쪽이라면 어디를 가리킬까
당연히 한반도 서쪽이기에 서해다
서해를 달리 '황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서출동류西出東流의 강
황하黃河에서 따 온 이름이며
그죽죽한 흙탕물의 바다다
보통 가을에 부는 바람을 두고
'갈바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계절에 어울리는 이름이라 하겠다
추운 겨울이 되면 북에서 바람이 인다
북반구의 기후 자체가 무척 차갑다
이를 두고 '뒤바람'이라고 한다
뒤바람이란 맞바람과 상대며
결국 마파람과 상대적 바람이다
남쪽은 집의 구조상 맞은 편이기에
맞은 편에서 오는 바람 곧 마파람이고
이와같이 집 뒤쪽에서 불어오기에
바람의 생기따라 뒤바람이라 한다
한자 문화에서 삭풍朔風이라 하는데
초하루 삭朔 자에 바람 풍風 자다
이때 삭朔은 '북쪽'의 뜻으로 풀이한다
보퍼트 풍력 계급에 대응하여 생긴
바람 세기 순으로 정렬한 게 있다
순수 우리말 이름으로 바꾸면
크게는 스물한 가지 바람이 있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 싹쓸바람
하늬바람, 심마바람, 봄바람
샛바람, 곧은바람, 섯갈바람
화을바람, 뒤울이, 고든하누가 있다
또는 한자와 함께 우리말이 섞인
그러한 바람 이름들도 있다
해풍海風
육풍陸風
편동풍偏東風
편서풍偏西風
계절풍季節風
곡풍谷風
산풍山風
연풍軟風
국지풍局地風
질풍疾風
태풍颱風
돌풍突風
황사黃砂바람
소슬蕭瑟바람도 있다
태풍과 폭우는 실로 커다란 재난이다
게다가 산불이나 들불을 비롯하여
불로 인한 재난이 작은 게 아니다
여기에는 필히 인재人災가 있고
상상 밖의 천재天災가 있다
인재가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생겨난 여러 가지 참사라 한다면
천재는 대자연이 일으키는 참사기에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천재도 예견할 수 있다
태풍과 폭우와 큰불이 곧 삼재三災다
이들 삼재를 일으키는 바탕이 뭘까
깊이 들여다보면 기후의 변화며
기후 변화에 크게 작용한 것이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인류다
생태계에 깊이 손을 댄 것이다
생태계는 생물계뿐만 아니라
무생물계도 두루 함께하고 있다
생태 시스템의 균형이 깨어진다면
그중의 많은 부분이 인류의 탓이다
바로 여기에서 삼재三災는 시작된다
관음경 중송분 중에 바로 그 답이 있다
티끌없이 맑고맑은 밝은빛이여
혜일로써 모든어둠 환히깨치며
풍재화재 온갖재앙 조복시키고
보명으로 이세간을 두루비추네
무구청정광无垢淸淨光
혜일파제암慧日破諸闇
능복재풍화能伏灾風火
보명조세간普明照世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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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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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