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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은행에 입행하면 꽤나 집중적인 약7주 가량의 연수를 받게 됩니다. 여기서 금융업의 전망과 은행의 역할, 업무 지식(여수신, 외환)에 대해 배우고, 동기들과 동거동락하면서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은행원의 소양을 키우게 됩니다.
이후 지점 발령이 나고 근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출근은 8시 30분까지이고 대부분 보통 8시 20분 정도에 출근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입들이 고참들 테이블도 닦고, 커피도 타고 그래야 하는 일 같은 건 없습니다. 청소는 지점마다 청소 아주머니가 있어 다 해결해주셔서 참 편합니다. 9시 30분에 지점 오픈을 하니 그 전까지는 시간이 좀 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점 식당에서 간단하게 경제신문 보면서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ATM기 기계에서 전날 들어온 수표 빼서 담당 대리님께 넘기고 금고에서 시재(돈)를 빼와 각 사람들에게 배분해줍니다. 그외 잡다한 전산작업하고 나면 9시 반이 되어 본격적인 업무시작입니다. 저희 지점은 화요일에 회의가 있어 이 날은 본사 방침에 대해 의견 나누고, 어떤 전략으로 상품을 판매할 지 회의를 합니다.
9시 반이 되어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 때부터는 각자 개인 플레이입니다. 자기 번호표에 오는 고객들을 담당하면 됩니다.
주 업무는 입출금, 통장 신규, 이월, 분실 신고, 해제, 인터넷, 폰뱅킹 신규, 현금, 체크카드 신규, 환전 및 송금, 예적금 상담, 펀드 상담 및 신규, 각종 카드 업무, 신용 대출, 주택 담보 대출 상담 및 실행등입니다. 타 은행은 모르겠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S은행은 원스탑 서비스라 모든 고객 서비스를 한꺼번에 다 처리합니다.(카드계, 대부계등이 따로 없습니다.) 처음 신입으로 들어오면 수많은 업무에 혀를 내두르지만, 몇 개월 하다보면 익숙해집니다.
식사는 교대로 갑니다. 11시 30분부터 교대로 먹기 시작해서 맨 나중에 먹는 사람은 1시 반 정도에 식사합니다. 바쁜 날에는 2시에 먹기도 합니다. 식사시간은 저희 지점 같은 경우25~30분입니다. 처음에는 밖에 고객분들 기다리실까봐 10분만에 먹고 나가고 했는데, 몇 개월 지나면 나름 짠밥(?)이 생겨 그런 거에 쫓기진 않습니다. 다만 식사시간이 일반 직장에 비해 여유가 없는 건 맞습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계속 공부해야 하는 면이 바로 펀드 부분입니다. 처음 펀드를 판매해보라고 했을 때는 많이 긴장을 했습니다. 펀드 종류가 워낙 많고, 누군가의 돈을 제가 추천해서 투자시킨다는 게 부담되고, 어색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직접 자기가 알아보면서 직접 가입하고, 각 펀드의 장단점을 파악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요즘에는 고객분들의 펀드 지식이 상당하기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틈틈이 경제 신문, 경제 잡지를 읽으며 경제 트랜드를 읽으려 노력합니다. 앞에 중국 해외 영업 담당자가 와서 펀드 상담을 하는데 어설픈 중국 경제 논하며 펀드 판매하면 바로 태클 들어옵니다. 자신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 국내, 해외 펀드를 10개 정도 선정해 상세하게 파악하고 판매하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영업압박… 이건 지점마다 그 강도가 많이 다릅니다. 제 동기중에는 아직 자기 신용카드도 안 만든 친구도 있습니다.(압박이 별로 없다는 말이죠.), 그 반면에 계속 영업압박을 주는 지점도 있고요. 그래서 어느 직장이든지 상사를 잘 만나야 직장생활이 편합니다. 저희 지점을 예로 들면 한달 목표치를 줍니다. 펀드, 카드, 방카에 대해서.. 사실 펀드는 실적 압박이 거의 없습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목표치는 쉽게 달성을 합니다. 많이들 하러 오시니까요. 문제가 카드와 방카인데 저는 지점생활 9개월째지만 목표량 달성한 적이 2번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구박을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음 달에는 열심히 해라’ 그런 식이죠. 요즘에는 카드 없는 사람이 없어서 카드 신규가 어렵다는 걸 아시니 어느정도 감안을 해줍니다. 물론 계속 쪼으는 지점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신 처음 지점 발령나서는 친척들 것도 받아오고, 지인들 것도 받아오고 하는 게 좋습니다. 그건 윗 사람들의 보시기에 그 사람의 열정과 노력을 평가하는 게 되니까요. 저는 처음 2달 열심히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어느정도 봐주시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문제인 야근, 즉, 퇴근 시간.. 이것도 지점마다 다를텐데 저희 지점 기준으로는 수요일, 금요일에는 7시 반에 퇴근하고, 다른 날은 9시~10시 정도 퇴근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서 그렇게 늦게 퇴근하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아침부터 쉴새없이 업무를 진행했기에 퇴근 시간 되면 많이 피곤합니다.
그럼 문닫고는 주로 무슨 업무를 하느냐.. 저는 금고 담당이라 ATM기에서 수표 빼와서 넘기고, 어음, 수표 받은 거 넘기고, 자기 시재 맞추고, 금고 시재 맞추고, 자신이 오늘 업무 처리한 전표와 장표 확인하는 작업등을 합니다. 그 이후에는 사후 관리 들어갑니다. 각자 자신에게 할당된 대출 연기 고객분들이 계신데 이 분들 대출 연기를 담당합니다. 주 업무는 작년에 신규 혹은 연기한 대출건을 검토하고 그대로 연기해도 되는 지, 아니면 일부 금액을 상환하고 연기해야 하는 지, 혹은 신용, 재무상태가 나빠져 전액 상환해야 하는 지를 검토해 고객에게 전화하고 내점 요구를 하고 대출 연기 실행을 합니다.
그리고 업무중에 신규했던 신용, 주택담보대출건 실행작업을 합니다. 전입세대 열람하고, 등기부 등본 뽑고, DTI, LTV 산출해서 한도가 요청한 금액만큼 나오는지 확인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실행이 되면 고객에게 전화로 알려줍니다.
신용대출은 그 사람의 신용 확인하고 재직확인하고, 타행 대출 확인하고 산출 한도 나오는 대로 실행하면 됩니다. 대신 무조건적으로 대출이 나가기 보다는 상환 계획등을 살펴보고, 현금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는 지, 카드 연체이력등이 있는 지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업무가 낯설기 때문에 업무처리 속도가 느리고 해서 퇴근이 늦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가 익숙해지면 빨라지니 퇴근 시간도 빨라집니다.
은행의 연봉
은행마다 다르니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대충 남자의 경우 세전 4000중반정도, 여자의 경우 3000 후반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은행업무에서의 보람
합격하던 날,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봤을 때, 자신이 포트 폴리오를 짜서 상담해드린 고객의 펀드가 수익률을 초과 달성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실 때, 또 지점에서 저를 찾는 고객이 많을 때, 업무 상담을 해드리고 나서, 고맙다며 제 명함을 챙겨가실 때, 그리고 정말 돈이 필요한 분이었는데 본부 승인을 받아 어렵게 대출 승인을 해드려 그 고객님께 전화를 드리면 기뻐하시는 목소리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종종 먹을 것을 주고 가시는 분도 계시고, 젊은 남자이다 보니 명함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거래처 여직원의 따뜻한 문자가 오는 등 아기자기한 일들이 있기도 합니다.
은행 업무의 단점
제가 생각하는 은행의 단점은 계속되는 고객 상담과 전화로 업무시간 동안 너무 바쁘다는 점, 현재 지점은 좋지만 2~3년 순환근무제이기 때문에 영업 압박이 많은 곳을 갈 수 있다는 부담감,(현재 안 좋은 지점에 있다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객 상대하는 일에서 오는 자잘한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직장생활에서 오는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은행에서의 단점이 아니라 ‘한국’의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이기에 은행만의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겠네요.
첫댓글 진정으로 감사합니다...........................!!! ^^ 너무 성의있는 글, 은행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게되었어요^^
은행 입사를 앞두고, 너무 설레입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정말 가고 싶던곳에 다니시는군요 거기 이젠 서류도 못내게 되어 무지 아쉽네요;.
감사합니다. 진로 결정 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곧 은행입사하지만, 대략 8~9시 퇴근해서 씻고 자면 바로 다음날 또 출근이네요. 일과 중에도 잠시나마 커피타임도 없을듯하고.....이런 쳇바퀴같은 삶을 왜 해야할까요 ㅠㅠ 직장 들어가기도 전부터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가 드네요. 휴우
자세한 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제대로 은행 업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글이네요...정보 감사합니다..^^
정말 설명잘하셨네요. 은행 남자행원들 이렇게 일하는 거 맞습니다. 여직원들은 더 스트레스 심하죠 우글거리는 여직원사이에서 버텨내는거 그거 하나 더 추가 남자행원들 들어오면 기존 아줌마(일명 왕언니) 직원 무지하게 조아라하면 정말 잘가르쳐주고 절절 매죠 여후배 들어가면 갈쳐줄때마다 빨리 못배우면 짜증부리고 잘하면 시샘하고 장난아니죠 고로 은행은 남자가 근무하기 정말 좋죠. 연봉많죠 아짐들한테 사랑받죠 남자직원이 상대적으로 훨씬 작으니 승진은 따놓은당상 남자들 은행 고고씽
정직원 비율로 따지면 남자직원이 훨씬 적지 않습니다. 텔러가 대부분이 여자니까 지점내에서 여성 비율이 많아보이는것 뿐이지..정직원은 비슷비슷합니다.
완전 동감....우글거리는 여직원 사이에서 버텨내기...-_-
사기업 비교하면 은행은 여자가 훨 좋죠. 남자들은 은행되도 잘 안가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힘들지 않고 무엇을 얻어가겠습니까 하지만 님이 적어주시 은행업무는 현재 합격한 상태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주신거 같아요 너무 감사합니다.^^
남자행원은 상사 책상 닦고 커피 타놓고 하는 일 안해도 되지만 여자행원은 아닙니다. 여자신입행원이면 그런일까지도 하는게 당연한 건줄 압니다. 오히려 안하면 빠릿하지 못하다고 눈총받죠. 그런면에선 아무리 차별적은 은행권이라고 해도 여전히 "남녀구별"은 존재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업무 시간 대비 강도는 정말..빡셉니다. 9시반부터 문닫는 4시 반까지...정말 정말....많이 바쁩니다. 지점 전화는 쉴세 없이 울려대고 내 앞에 고객님 일처리를 하고 있는데 내게 걸려오는 전화가 있으면 또 받아서 그 업무 처리도 해야 하니까요..동시동작을 정말 잘 해야 은행원 업무 원활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ㅋ
날씬쟁이....ㅋㅋ
"젊은 남자이다 보니 명함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거래처 여직원의 따뜻한 문자가 오는 등..." *^^*
감사합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어머 정말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어느 직장을 가나 장단점은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고 다른분들도 은행에서 어떤일을 하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같네요. ^^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떤게 제가 가야할 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선배님이 되셨을 분이시군요. 지금은 타은행으로 가기로 정했지만 이런 후배들을 생각하는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것을 배워갑니다.^^
ㅎㅎㅎ 은행... 이제 한물갔죠... 너무나 반복적인일들... 저의 적성과는 좀 그렇네요.. 무언가 도전정신과 성취욕이 있어야지..
글쓰신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은 정보 알아가고 유용하게 대처하겠습니다~^^ 헌데 혹시 대학교내에 있는 은행업무에 대해서 알 수 있나요? 가령 주 업무라든지 아니면 방학기간에는 어떤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는지에 말씀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