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상록수 인생, 속닥속닥
속닥속닥했다.
국민학교에 중학교까지 둘 다 동기동창인 정한이 친구하고 나하고 단 둘이서 그랬다.
저 지난주 토요일인 2019년 1월 19일 오후 7시쯤 해서, 대구 불로시장 부근의 ‘불로 숯불 막창’이라는 고깃집 화장실에서의 일이다.
이날은 경북 경산 임당 전철역에서 중학교 동기동창인 종태 친구가 색소폰 버스킹연주 100회째를 맞게 되었다고 해서, 미리 축하해준다는 의미로 고향 친구들 몇과 어울려 그 역으로 찾아갔던 날이었다.
역을 찾아간 그 때는 한낮이었다.
그래서 인근의 냉면에 곰탕집인 ‘교동면옥’을 들러 먼저 점심끼니를 때운 후에 종태 친구의 버스킹연주 현장인 임당역 구내로 들어섰다.
연주 들을 것 다 듣고, 우리들 노래 부를 것 다 불러도, 시간은 아직 한낮의 중간인 오후 3시쯤이었다.
아내가 바라는 대로 대구시내의 김광석 거리를 둘러보려고 했으나, 주차할 곳이 마땅치를 않아서, 차에 탑승한 채 그 거리를 지나가면서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뭔가 아쉬웠다.
바로 대구에서 오랜 세월을 터줏대감처럼 살아온 돈식이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섭섭해서였다.
더군다나 술을 좋아하는 친구여서 더더욱 그랬다.
우여곡절 사연을 거쳐 결국은 이날 저녁까지 대구에서 때우고 밤늦은 시간에 고향땅 문경으로 되돌아가기로 뜻을 하나로 모았다.
갑작스런 어울림이었다.
시간도 일반 식당들의 오후영업시간인 오후 5시까지는 이직 한 시간 정도나 남아 있어서 영업을 하는 식당을 잡는 것 자체가 쉽지를 않았다.
여기저기 알아봐야 했다.
그런데 그 궂은일을 선뜻 나서서 도운 손길이 있었다.
바로 돈식이 친구의 부인이셨다.
돈식이 친구가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앉을 자리를 마련하라고 당부를 하는데, 그 전화통화에서 새어나오는 부인의 음성이 해맑기 짝이 없었다.
남편 일이라면 늘 발 벗고 나서주는 내 아내라도 그리할까 싶을 정도로, 옆에서 엿듣기에도 참 좋고 편했다.
우리가 함께 할 음식점을 알아봐주는 것만으로 끝인가 했다.
아니었다.
그 자리에 끼어들어 함께 하기까지 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일부러 집에서 뛰쳐나와 단골식당인 불로시장 인근의 ‘불로 숯불 막창’집까지 달려가서, 쉬고 있는 그 집 주인을 닦달해서 그렇게 오후 영업을 시작하게 한 것이라고 했다.
고맙기 짝이 없는 처신을 한 부인이었다.
그러니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만난 정한이 친구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부인 칭찬으로 그렇게 속닥속닥하게 된 것이었다.
첫댓글 시방 댓글 쓸라다...공보살이 밥 잡수이소!~고함질러...나간데이.....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