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래가 아예 끊겼어요. 투기과열지구로 묶거나 대출 규제를 더 세게 한 것도 아닌데, 이번 대책은 강남 잡기엔 약하죠. 강남에 비하면 강북은 많이 오른 것도 아닌데, 괜한 데 잡는다는 생각이 들어요.”(공덕 래미안3차아파트 S 공인중개사 대표)
22일 찾은 마포구·강북구 등 강북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6ㆍ19 대책’의 후폭풍을 우려하며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강남 4구 등 일부지역의 과열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금융규제 강화,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규제를 내놨다. 그러나 신규분양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제한되는 지역을 기존 강남 4구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각각 60%, 50%로 강남ㆍ북이 같아졌다.
이에 집값 과열의 진원지로 꼽았던 강남보다 강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체로 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가들이 강남에 투자하는 반면, 강북은 실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다.
공덕 래미안 아파트에서 13년 간 거주했다는 중년 여성은 “6ㆍ19 대책 발표 전 이사하려고 집을 내놨을 때는 보러 온다는 전화가 많이 왔었던 것에 비해서 지금은 뚝 끊겼다”며 ”요새 부동산도 조용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강북구 미아동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대체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실수요자들은 규제로 인해 위축될 수 있다”며 “강북이 역차별 받는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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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찾은 마포구 공덕동 일대 부동산은 6ㆍ19 대책의 여파로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
다만 전매제한의 경우 강북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강북구 번동 U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은 재건축 아파트들이 많아서 영향이 클 것”이라며 “강북에서도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예민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강남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북에도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는 것이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만큼만 지불하고 집을 사는 것을 뜻한다. 보통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가 높은 지역에서 성행한다.
아현동 굿모닝부동산 관계자는 “19일 이후에도 갭투자 문의가 8건이 와 주말에 물건을 보러가기로 했다”며 “현재 전세가는 지난 주 대비 5000만원 가량 떨어져 매매가와 차이가 2억 원 정도 난다”고 말했다.
공덕 래미안3차 S 공인 관계자 역시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문의가 오는 편”이라며 “최근에 인근에서 10채에 갭투자를 해 집 1채 당 1억 씩, 10억을 번 사람도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북도 신규 분양 시장에서 투자 이익을 얻을 여지가 규제 이후 줄었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 물량을 통해 차익을 얻는 갭투자가 성행하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