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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패권주의가 한국불교 망친다 조계종의 군승독점 폐해 심각한 수준” |
박호석 법사의 ‘벼랑끝 軍불교’- 1. 공멸위기 “장병이 불교면 되었지 종단 정체성 왜 강요?” |
박호석법사 phoseok@hanmail.net |
군포교에 헌신하고 있는 육군 제8350부대 안국사 지도법사 박호석 법사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딱한 군불교의 현실을 고발하는 글을 기고해왔다. 모진 소리를 해보아야 개선될 여지도 잘 보이지 않고, 입길에나 오를 줄 뻔히 알면서도 박호석 법사는 몇 달에 걸친 고민 끝에 공멸의 위기에 놓인 군불교를 살리고자 하는 단심에서 글을 발표하기로 했다. 박호석 법사의 글은 군포교 현장을 누비며 느낀 펄펄 살아있는 체험의 글이다. 그렇기에 공감의 폭이 매우 크다. 부디 이 글과 함께 앞으로 연재될 박호석 법사의 쓴소리가 군불교를 살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아니나 다를까, 급기야는 군종교구가 나서서 해당기사를 내리게 하고 “군승의 타 종단 참여여부는 군종교구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해명서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은 관련 제도와 법규를 가장 잘 아실 군승출신의 교구장 스님께서 왜 그런 얼토당토않은 말씀을 그것도 기자들과의 신년간담회에서 하셨느냐는 점입니다. 작금의 군불교(軍佛敎)는 가히 총체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두가 황금어장이라고 하는 군종 현장에 불교의 어선(漁船)은 턱도 없이 부족합니다. 배도 부족하지만 있는 배를 가동할 선원마저 모자랍니다. 그나마 있는 선원들의 고기 낚는 솜씨도 시원치 않고, 쓰는 미끼까지 허접합니다.
그동안 훌륭한 군 법사를 배출하던 동국대학교에서 군종사관후보생 지원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또 스님들만 지원할 수 있는 군승요원도 전공을 불문하고 4년제 대학 졸업자로만 하여도 그 수요를 채우지 못해 급기야는 비구니 스님에게 군대에 가 달라고 하소연하는 딱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아집과 패권주의에 빠진 기득권 세력들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이웃종단의 군승 참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군불교가, 대학의 불교학과가, 그리고 한국불교가 공멸하고 있는 광경을 목전에서 뻔히 바라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몇몇 큰 종단들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의 일원으로 정규대학(불교학과)을 설립하여 군승 후보생을 보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고, 또 조계종도 이웃종단들이 불사를 모범적으로 한다고 해서 지난해에는 종단의 간부들이 단체로 이웃종단을 견학까지 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웃종단들이 간절히 군승을 보내고 싶어 하는데, 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조차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멸의 길을 가고 있는지 그 심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과연 이들이 무상(無常)과 무아(無我), 그리고 자비희사(慈悲喜捨)를 실천하는 스님들이 맞습니까? 어떻게 이들이 화택(火宅)을 말하고, 안수정등(岸樹井藤)을 입에 담습니까? 감히 묻습니다. 어째서 군불교가 한 종단의 전유물이어야 합니까? 국군장병에게 불교면 되었지 왜 거기에 조계종의 정체성이 필요합니까? 어째서 내 책임을 다하지도 못하면서 내 것만을 고집해 공멸의 길을 가려합니까? 종파 간 싸움이 극심한 개신교가 군에서는 한목소리로 선교연합을 결성하고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사실을 정말 모르십니까? 얼토당토않은 말씀이 돼버린 교구장 스님의 말씀이 참말이어서, 군불교가 한국불교를 되살리는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소원합니다. |
박호석법사 phoseok@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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