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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달콤한 바람.오후 5시를 조금 앞둔 시각.우린 대청에 올랐다.일주일 전 내렸다는 중청 대피소 부근의 잔설을 딛고서 였다. 바람이 너무 잔잔해 그렇게 다사로울 수가 없다.20년 전 새벽 어느 날, 대청에 처음 올랐을 때 수평으로 날아들던 빗줄기에 혼찌검이 났는데, 대청이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사니 형.
당시 강만돌과 사니 형,이렇게 셋이 새벽 대청에 올랐다. 춥고 어둡고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산새소리가 낭낭히 들린다.물론 아줌마 아자씨-난 40대 중반인데 이런 용어를 쓰고 있다-들이 웃고 떠들고 하고 있지만 이건 굉음은 아니고 소음이다.대청에 사람 많을 때는 정말 굉음 수준이다.아래 공룡 자락이 펼쳐진다.소청 대피소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아늑해 보이고 그 옆 용아장성마저 한 무더기 장난감 같다.멀리 울산바위 역시 아이들의 모래성 같기만 하다.
서울을 출발할 때 수렴동 계곡 들어서 봉정암까지 고집하지 말고 그냥 중간에 돌아오자,어쩌구 했는데 우리는 어느새 대청까지 올랐다.그만큼 길이 좋아졌다.‘정예라서’란 누구의 자부심은 잘못됐다.그만큼 길이 편안했다.그리고 분위기에 취해 발걸음이 경쾌했다.해서 모두 9시간 내지 9시간30분의 긴 여정이 후딱 지나갔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약속시간을 조금 넘긴 오전 6시5분,왕눈이의 전화가 걸려왔다.지금 잠실이니 약속장소인 강변 주유소까지 아무래도 못 닿는다며 자기를 데리러 오란다.가지 뭐,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쳐든다.오늘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왕눈이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턴이 안되는 잠실 사거리 건너편 쪽에 있다가 예전에 산악회 버스들 많이 내리던 그 장소로 갑자기 바꿨다.그리고 타자마자 시작된 시국강연.“음 싸움이 아주 재미있게 됐어.에이 광우병 안 걸려.하지만 명박이와 꼴통 보수 보기 싫은 참에 잘 됐지 뭐.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건 조중동 족벌언론과의 싸움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야.어이 아직도 조중동 보는 사람 있나.그러면서 어떻게 한국 사회의 선진화 운운할 수 있지.다 끊으라고” 뭐 이딴 소리를 홍천까지 쭉 했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시간의 절반 정도는 사니 형이 주도한 ‘어디 더 좋은 코스 없을까’로 장식됐다.도대체 목적지 닿기 10분 전까지 차에 타고 있던 6명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인제 시내에서 시장 보는 것으로 휴식을 대체하고 냅다 달려 백담사 입구에 있는, 평소 내가 즐겨 찾는 식당-도무지 이 집 이름이 외어지질 않는다.그래서 정말 좋은 집이구나 싶다.이번에야 비로소 알게 된 건데 이날 식사 도중 클래식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는데 소리가 무척 좋았다.식사를 마치고 자세히 천장 위쪽에 붙어있는 스피커 브랜드를 확인했다.JBL.앞으로 더 자주 오겠네 생각했다-에서 아침을 먹었다.9시30분에서 10시 사이의 일이다.이때만 해도 십이선녀탕도 발길을 옮길 수 있는 대상이었다.하지만 몇 번의 설왕설래와 좌고우면 끝에 그냥 애초 생각대로 움직이기로 했다.단 대전제는 무리하지 말자 였다.
백담 계곡에 들어서자 딱 감이 왔다.오늘 산행 괜찮겠네.물빛이 좋았고 무엇보다 나무 색깔이 좋았다.10시 조금 넘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버스에 올라 백담사로 향했다.그리고 식당에서 서너 명이 화장실 갔을 때 딴 짓하던 왕눈이가 볼 일 보는 것을 못 마땅하게 바라보면서 산행을 채근해 나선 것이 10시30분이었다.수렴동 계곡의 나무들이 우리를 끌어당겼다.발길을 옮긴 게 아니라 나무들이 끌어당겨 적어도 나는 그냥 끌려갔다.50분 조금 더 걸려,다른 등산객들보다 상당히 빨리 영시암에 당도했다.왕눈이의 개탄이 또 시작된다.중놈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집 늘릴 생각만 한다 어쩌구저쩌구.
20~30분 걸릴 거라는 수렴동 산장은 이제 막 걸을 만하네 싶은 지점에서 떡하니 나왔다.지난해 가을 이곳을 들러 만경봉 올랐을 때도 이렇게 가깝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싶었다.그만큼 우리 일행,신이 나있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달 들어 첫째와 둘째 주말을 모두 산에 오지 않고 쉬었다.해서 약간 좀이 쑤셨던 것 같다.
수렴동 산장에 들렀더니 이영선 씨는 열심히 라면을 삶고 있었다.산장 주인이고 용아장성을 제일로 꼽은 진짜 산꾼.급한 마음에 이달 마지막주 용아장성 안내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잦은 인명사고로 완전 막아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나중에 재로는 눈치 없이 사람많은 곳에서 물어보니 그런 답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핀잔을 준다.(서울에 돌아와 확인한 결과 용아장성은 완전 통제돼 드나들 수없게 됐다고 재로가 전했다.)
이곳 산장에서 밥을 해먹기는 너무 일러 내처 구곡담 쪽으로 오르기로 했다.널찍한 바위 사이로 맑은 물,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물들이 힘차게 굴렀다.계단이 많이 설치돼 걷는 게 편했다.나도 이 길은 처음이었는데 참 편해 가족끼리도,오솔길 같은 인간이 와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지레 설악이라 겁먹고 이런 비경을 접하지 못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말이다.구곡담의 쌍폭이란 데 이르자 나무 색깔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전에 진동계곡 갔을 때 보았던 초록의 향연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아직 푸르름의 정령을 넘어서지 못한 채 노랑이나 연두 느낌을 많이 지닌 그 색깔 말이다.그 이파리들이 그윽한 미풍에 가볍게 떨고 서있다.
센티널.그 대목에서 척후병이란 단어가 떠올랐다.계단을 오르며 요세미티의 센티널 계곡을 얘기했다.마치 수많은 척후병들이 늘어서 산하를 온전히 지키고 있음을 선언하는 듯한 위풍당당함,그런 것이 느껴졌다.
아래를 누르면 음악 사이트로 이동합니다.그날 구곡담의 분위기를 잘 압축한 음악이라 생각됩니다.함 들어보삼.
[출처] King Crimson [In The Wake Of Poseidon '70] - Cadence And Cascade|작성자 때멀
그리고 어느 순간,계곡을 오르던 우리의 왼쪽으로 나무들이 사라지고 희뻘건 색깔의 바위들이 나타났다.혹시? 맞았다.용아장성의 낭떠러지라고 사니 형이 일러준다.정말 사람 잡아먹게 생겼다.용의 이빨처럼 들쑥날쑥한 바위 언저리에서 잘못 발을 디디면 그대로 영원한 안식으로 점프하는 거다 싶었다.멍게는 그런다.시체도 못 찾는대요.정말 그렇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제 봉정암 오르는 된비알이 시작되는 지점을 남겨두고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계곡 저편으로 들어가 점심을 준비했다.중간 지점에서 김밥을 선채로 나눠 먹었지만 영 성에 안 찬 데다 이제 봉정암 오르는 된비알이 시작되고 봉정암에선 식사가 안 되니 이쯤에서 먹는 게 낫다는 사니 형의 판단이었다.손 좀 씻고 하지 라는 야유를 들어가면서도 굳이 못 들은 척 담배를 꼬나물고 왕눈이가 김치찌개를 끓였다.여러 분은 그의 준비를 봤어야 했다.두터운 점퍼를 어느새 꺼내 입고 겨울에나 쓰는 스키모자를 머리에 철퍼덕 뒤집어쓰고 그 두툼한 손으로 등산용 나이프를 이용해 두부를 써는 섬세한 그의 모습,그 넘치는 카리스마를.
산 좋고 물 좋은 데다 온산에 우리 뿐이란 호젓함까지 곁들여지니 병나발 소주를 부는 넘도 생겨났다.라면 다섯 개가 김치찌개 속에서 제 몸을 익혀 우리의 위 속으로 사라졌고 한낱 동네 슈퍼에 쌓인 허접한 불량식품쯤으로 여겼던 족발이 그렇게 맛있는줄 미처 몰랐음을 개탄하며 소주를 넘겼다.
그리고 술병을 감추고 몰래 빼내 술잔에 따르는 해프닝을 거쳐 된비알에 오르게 됐다.대청까지는 8~9킬로미터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된비알은 약 800미터 정도.생각보다 간단히 끝났고 이제 우리 일행 중 누구도 이른 하산 운운하는 이는 없었다.멀리 중청이 저렇듯 안온하게 보이는데 굳이 오던 길 되짚어 내려갈 일 있나 싶었던 것이다.해서 애초에 생각했던 봉정암에서 왼쪽으로 틀어 가야동계곡으로 들어서 오세암으로 향하는 길은 버려졌다.우리는 이제 중청으로 바로 올라붙는 길에 붙었다.랜턴을 점검했더니 서너개는 확보됐다.이제 됐다.달빛 받으며 하산도 괜찮지 싶었던 것이다.
오르다 오른쪽 중청에서 이어져 끝청으로 달려가는 어느 계곡 언저리에 하얀 빛으로 빛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저게 뭐지,혹시 눈? 에이 지금 5월 중순인데 설마, 그런데 맞았다.그건 눈이었다.관목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눈이란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중청 오르는 길이 이렇게 그윽하고 아늑했나 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봉정암에 짐 맡겨두고,아니면 봉정암 온 김에 대청 오르려는 아주머니들을 앞질러 계속 올랐다.길도 좋았고 그닥 힘도 들지 않았다.아니 오히려 오랜만에 땀 좀 흘려보네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코스가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없는 게 없다.계곡에 나무에 절집에 폭포에 산등성이에 된비알,철계단,바위계단,대피소,산장에 산새까지.
이렇게 대청에 올랐다.KING CRIMSON의 I TALK TO THE WIND가 자연스럽게 읊조려졌다. 나는 바람에 연신 말을 건넸지만 바람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네.아예 들을 수 없었다네,이렇게 말이다.
이 대목에서 함 들어보아야 겠지요.
[출처] 뮤지션 명언록 시리즈 04 : Greg lake - I talk to wind|작성자 ㅎㅅ
사진 찍고 30분 쯤 재로가 가져온 파인애플 통조림과 초코파이 등을 먹으며 원기를 충전했다.역시 단 것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됐던가.오후 6시가 조금 못돼 오색약수를 향해 출발했는데 처음에 엄청난 스피디로 내려갔다. 안내판에 50분 걸리는 거리를 20분 안돼 내려왔던 것 같다.그리고 후유증으로 무릎을 내디딜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왔다.그래서 열심히 나를 쫓던 멍게에게 추월 당하고 마지막 구간에선 계단 옆의 밧줄을 부여잡고 뒷걸음질을 치며 계단을 내려와야 했다.그리고 중간에 오색이 그리 멀지 않은 계곡에서 뭔가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가만히 숨죽이며 귀 기울이고 있자니 어떤 등산객이 나를 앞질러 내려가면서 틀림없는 멧돼지라고 일러준다.
지난해 가을 지리산 피아골 입구에서 멧돼지와 조우했던 장면이 떠올랐다.저 계곡 깊숙이 숨은 멧돼지가 나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어이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무릎 아파 죽겠다더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싶었던 것이
그렇게 악전고투 끝에 오색약수 입구에 닿으니 오후 7시30분이 조금 안돼 있었다.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비 때문에 길이 유실될까봐 계단을 많이 만들어 놓아 아무튼 접근성 하나는 좋아졌다.백담사에서 오색약수까지 20킬로미터가 넘는 구간을 점심 먹고 대청에서 시간 보내고 해서 1시간30분 정도 쓴 것까지 포함해 9시간 만에 끝낸 것이다.
그리고 보름달. 먼저 내려온 멍게가 너무 비싸게 불러 값이 내리기만을 기다렸던 끝에 택시를 타고 차를 가지러 간 사이에 우리는 오색식당촌을 향해 걸었는데 건너편 점봉산 하늘 위에 보름달이 휘영청 밝았다. 한참을 걸었다.나중에 멍게가 그 거리를 걸어서 왔냐고 물을 정도였다.애덥이 평소 갔다는 산촌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곰취에 싸먹는 더덕구이가 일품이었다.가격도 저렴하고 단골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또 서울로 되짚어왔다.술이 거나해진 왕눈이는 한참을 떠들다 원통 지나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그렇게 우리의 안녕이 찾아왔다.
뱀의 발.이번 산행을 이렇게 재미나게 만든 숨은 공로자로 마포나루 형이 있습니다.전날 고속버스편으로 설악동 들어가 백담사 쪽에서 우리와 만나자고 한 형이 버스를 타지 못해 다른 산으로 갔다는 얘기를 들은 게 설악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의 일입니다.형이 설악의 어느 자락에 있었다면 우리는 아마 이 즐거운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굳이 이를 적시하는 것은 형이 꾸준하고도 정밀한 훈련을 거쳐 하루 빨리 저희 속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주길 바란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랍니다.형도 언젠가 우리와 같은 속도로 산행을 즐길 날이 올 것을 확신하며,
이번 산행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도 이쪽 코스를 한번 꼭 가보시기를 권합니다.나무 색이 너무 이뻤고 계곡이 너무 좋았습니다.물론 저희가 애초 생각했던 가야동계곡 거쳐 오세암 들러 다시 백담사로 회귀하는 코스도 좋을 것을 확신합니다.
--------------------------------------------------------------------------------------------------------------아래는 며칠 전 올렸던 내용입니다.
다들 바쁜 모양이군요.
산행기는 제가 쓰겠습니다.다만 오늘 일이 바빠 조금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우선 음악 파일 둘 올려놓습니다.
첫댓글 걍 지가 쓸까요? 팩션 산행기.... 모 구술해 주시면 대필이라도.....ㅎㅎ
그제도 통 정신이 없고 어제는 박지성 경기 새벽에 다 보느라 신체 리듬이 뒤틀려 늦어졌습니다.위 댓글은 일종의 기다림 못참음 증후군 환자께서 올린 악성 댓글이라 할 수 있겠네여.조금 참아주면 될텐데 그 새를 못 참아서리.
못찾음?
요즘 밥벌이도 영 신통찮고 하여, 이참에 산행기 대필로 함 나서보까 했는데 그새 '못참으시고' 올리셨네예....ㅎㅎ
오랜만에 나타나셔서 따끔한 지적부터.
섬세하기는...따끔할 것까지야.ㅎㅎㅎ 금세 고쳐뿌네. 글구보면 오타 절대로 안 고치는 팔투는 방심인가 무심인가.
팔투 행님은 고치다 보면, '대공사'로 날샐 겁니다. 그래서 못하실지도....아마도....ㅎㅎ
작가의 소신입니다. 에헴.
상상하기 힘든 일정이네요. 재미나게 다녀오셨다니...축하드립니다. 사진만 봐도 알것 같습니다. 마포나루는 전날 5분 차이로 버스를 놓지고 다음날 본빈에 합류할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이른아침 사당동 출발해서 관악산 찍고 서울대 입구로 내려왔습니다. 참 그리고 6월 14일 토요일은 골프모임이 있는 날 입니다. 다행이 둘째 토요일이네요. 일정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진에서 보듯 알대장님의 컨디션이 최고였다는 것이 증명되네요. 전 전날 신방과 동문모임을 신사동에서 꽤 오랜시간 갖고 난 상태여서 처음에는 기진맥진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되었지만요. 저말고도 오랜만에 산행한 재로형이나 왕눈이형도 힘들어 했었는데... 저는 대청봉에 6년만에 올랐는데 날씨도 맑고 너무 좋았습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재미있는 산행하고 맑은 공기 마시고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새벽부터 다시 새벽까지 운전대를 잡으신 멍게형, 수고하셨습니다.
꽤 긴 거리인데 수고했다. 하산길이 그야말로 초 스피드였네...
정말 유난히도 계곡물이 맑고 투명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면에서 참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행사진과 산행기도 고맙습니다.
사니형과 설악은 동색이라...^.^
예기치 않게,아니 얼떨결에 대청까지 올랐습니다.봉정골에서 중청산장까지 가파르게 이어지는 코스였는데,오월 그 푸르른 신록의 힘덕분이였는지 피로함 모르고 순식간에 올랐습니다.맑고,푸르고,푸르딩딩하고,졸라 ...엄청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메뉴를 다양화 하겠습니다.
난 왕눈이의 철철넘치는 주방장의 카리스마가 젤 좋다. 보기만 해도 맴이 푸근해져
지난 여름밤 불암산 중턱에선가 먹은 복숭아 통조림도 생각나고 설악에서 알대장이 준비한 회하고 먹은 소주도 생각나고...그리운 것이 한 둘이 아니구먼...헌데 내려오는 길의 무릎 통증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정신이 번쩍 나네...아...하산을 안 하는 산행은 안되것지...집 스피커가 고장이라 음악을 못 들어보는 것이 아쉽군...
잘 다녀왔음다. 폭탄이 빠진 관계로 쾌작한 산행이 되었던 듯. 그래도 알아, 너무 티내지 마라. 손님 떨어진다. 암튼 나는 산과 바닷바람을 시원하게 잘 쐬다왔고, 호주의 맛있는 와인도 많이 마셨다. 오랜만에 넓은 땅을 보고 오니 맘도 쪼매는 넓어진 것 같기도 하고...6월 산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