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는 군인을 병사라고 부른다. 평시에는 사병이라 부른다. 사병, 그 이름은 부드러워서 좋다.
그해 여름에 연대본부 입구에 천막으로 세운 군인교회가 있다. 교회,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 첫 일요일이다. 정훈장교와 같이 교회에 갔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십여 명이 모였다. 박 일등 중사 (병장)가 예배를 인도하면서 설교를 한다. 군대라는 조직은 계급 사회인데 사병이 인도하며 설교를 할까? 그래도 정훈장교는 옆에서 찬송가를 열심히 부른다. 91 |
나는 그날 처음으로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실은 그날 구경만 했다. 예배가 끝나자 서로 인사를 한다. 참 친절했다. 한 형제 같았다. 그런 가족 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열심히 다녔다.
오곡이 풍성한 가을이 왔다. 교인 사병이 30여 명이 모였다. 예배 시간에 세 사람이 찬송가를 부른다. 특송이란다, 찬송이 참 은혜로웠다.
그해 12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성탄절 축하 예배를 준비 한다. '성탄절'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날을 축하 하는 성탄절이다. 아 아 그렇구나. 첫 12월25일 성탄절이 다가왔다. 나에게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92 |
군종사병은 과자, 초콜릿, 사탕을 준비해 왔다. 작은 신문지에 포장을 한다. 성탄절 선물이다. 24일 저녁에는 교회에서 찬송을 부르다가 잠깐 눈을 붙였다. 이른 새벽이다. 새벽송을 가자고 한다. 선물이 든 배낭을 메고 12울 찬 바람 속에 흰 눈을 헤치면서 산으로 숨 가쁘게 올라갔다. 그곳은 최전방 경계초소이다. 건너편에 북한군의 초소가 보인다. 와 여기가 3.8선이구나. 기분이 참 묘했다. 군종병을 따라 새벽송을 불렀다. 나는 건너편 인민군 초소에까지 들려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새벽송을 정성을 다해 목청껏 불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구주가 나셨도다 구주가 나셨도다." 93 |
새벽 찬송이 산과 들과 온 하늘에 널리널리, 멀리멀리 울려 퍼진다.
선물을 드리면서 복 많이 받으세요. 초소마다 찾아가서 찬송을 불렀다. 정말 난생 처음 겪은 은혜로운 새벽이다. 낮에 성탄절 축하 에배를 드렸다. 정말 기쁘고 즐거운 성탄절이다.
군에서 처음 사랑의 복음을 받았다. 군에서 처음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군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군에서 처음 성탄절을 맞이했다. 군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렇게 군대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의 은혜로 나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변했다. 죄인이 하나님의 자녀로 이렇게 구원받은 성도로 큰 은헤를 받은 내가 처음으로 맞이한 감격스러운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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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32절 |
첫댓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