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몸을 씻는 이유는 뭘까. 깨끗해지려고? 안 씻으면 찝찝하고 냄새나니까? 다 맞는 말인데, 이유를 나열하고 보니 의무감으로 목욕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씻어야 하니까 씻는 느낌이랄까. 아침에 일어나면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욕실로 가 샤워 젤을 대충 몸에 발라 쓱쓱 문지르고 샴푸로 머리를 감고 나오는 풍경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된 목욕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아는가. 목욕은 몸을 청결하게 하는 동시에 정신을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21가지 목욕 건강법>의 저자 다카노 야스키는 목욕만 잘해도 건강해질 수 있다며, 건강을 위해 특별히 무엇인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목욕법을 바꿔보라고 권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목욕법이란 무엇일까? 일단, 간단하게 씻고 나오는 샤워가 아닌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푹 담그는 것으로 시작한다. 따뜻한 물속에 10~15분 정도 몸을 담그고 있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되며, 이때 기호에 맞는 입욕제를 넣어주면 더욱 좋다. 그다음은 스크럽제로 묵은 각질과 피부 속 더러움을 없애준다. 그러곤 샤워 젤로 마무리하면 끝. 참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할 필요는 없고 일주일에 2회 정도면 충분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목욕을 하면 피로도 풀리고 피부도 매끄러워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목욕할 때만큼은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보다 쉽지만 실천의 문제인 건강한 목욕. 올가을은 모두 목욕재계하고 몸도 정신도 건강해지자.
STEP 1 목욕 전 준비운동하기 전에 준비운동이 필요하듯이, 목욕하기 전에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 있다.
1 뜨거운 물을 목욕하기 2~3분 전에 미리 욕조에 받아 욕실을 따뜻하게 만들어놓자. 이렇게 하면 사우나와 비슷한 환경이 돼 모공이 쉽게 열리고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2 목욕하기 10~15분 전 미지근한 차나 물을 마시면 심신이 안정되고 몸속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3 위의 두 가지가 귀찮다면 이것만이라도 지키자. 욕조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샤워로 더러움을 어느 정도 씻어낼 것.
STEP 2 각질 제거흔히 각질 제거를 한답시고 초록색 때밀이 수건으로 몸을 벅벅 문지르는데,이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시원한 기분은 들 수 있겠지만 피부에 남아 있어야 할 각질까지 벗겨낼 뿐 아니라 피부에 엄청난 자극을 준다. 먼저 뜨거운 물속에 몸을 푹 담가 피부를 유연하게 만들어준 다음 피부 상태에 맞는 스크럽 제품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제거해야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피부가 두껍기 때문에 스크럽 젤처럼 너무 부드러운 것 보다는 어느정도 사용감이 느껴지는 비누 형태의 스크럽 바가 좋다. 비누 속에 박힌 알갱이들이 스크럽 효과를 높이고 따로 거품을 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스크럽 바를 몸에 직접 문지르면 돼 간편하기까지 하다.
1 몰튼 브라운 리-차지 블랙 페퍼 보디 스크럽 바 250g 2만8천원.
진한 블랙 페퍼콘 오일과 베르가모트 추출물이 각질을 깨끗하게 제거해주며, 뛰어난 모이스처 효과로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준다.
2 버츠비 크랜베리&포머그래넛트 보디 바 140g 1만5천원.
크랜베리와 석류 씨가 들어 있어 피부 속 노폐물 제거하는 동시에 활력을 찾아준다.
3 존마스터스 오가닉 오렌지& 진생 익스폴리에이팅 보디 바 128g 2만4천원.
유기농 오렌지와 라임 껍질이 함유되어 부드러운 스크럽이 가능하고, 인삼 성분이 피부 재생을 촉진한다.
4 키엘 얼티밋 보디 스크럽 솝 200g 2만원대.
오트밀 입자가 묵은 각질을 제거해 매끈한 피부로 만들어주며, 시트러스 추출물이 함유되어 피로를 풀어준다.
5 러쉬 유 스냅 더 웝 95g 1만9천원대.
숯 가루와 석돌 가루 성분이 피부의 각질을 정리해주고 마카다미아너트 오일이 피부 속 수분을 유지시킨다.
6 블리스 맘모스 민티 스크럽 솝 315g 3만3천원.
페퍼민트 알갱이와 호호바 오일 알갱이가 함유돼 사용감이 청량하고 부드럽게 각질을 없애준다.
STEP 3 도구,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그런데 왜 목욕은 맨손으로 하는 것일까. 기껏해야 올 풀린 샤워 타월의 힘을 빌리는 정도이니. 여기 목욕 시간을 즐겁게 해줄 다양한 목욕 도구를 소개한다.
1 확실한 각질 제거를 위한 더바디샵 켁터스 브러시 1만7천원.
보디 브러시를 사용하면 별도의 스크럽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각질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팔이 잘 닿지 않는 부위도 편하게 씻어낼 수 있다. 단, 다른 도구보다는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너무 세게 문지르지 않도록.
2 구석구석 꼼꼼히 닦을 수 있는 온뜨레 보디 클렌징 글러브 7천원.
장갑처럼 손에 끼는 샤워 타월.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좀 더 세심하게 구석구석 닦을 수 있다. 샤워 젤이나 비누의 거품을 몸에 묻힌 뒤 보디 글러브를 손에 끼고 문질러주면 된다.
3 피부 자극 없이 부드럽게 닦을 수 있는 이니스프리 천연 곤약 보디 스펀지 7천원.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목욕시 너무 세게 문지르면 안 된다. 피부 자극이 없는 천연 식물 성분으로 만든 보디 스펀지를 사용하도록. 스펀지에 물을 충분히 적신 후 비누 거품을 내어 전신을 닦아주면 된다.
4 각질 제거와 마사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더바디샵 스파 핏 마사저 1만2천원.
목욕할 때는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돼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좋은 상태가 된다. 이때 손으로 마사지하는 것보단 특별히 고안된 돌기가 장착된 마사지 도구를 이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5 쉽게 제거되지 않는 묵은 각질을 없애주는 더바디샵 노모어 러프 스터프 3천원대.
팔꿈치, 발뒤꿈치, 무릎 등 각질이 쉽게 쌓이는 부위는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표면이 거친 각질 제거 도구를 이용해 사용할 부위를 물로 충분히 불려준 뒤 문질러야 피부 자극을 최소화 할 수 있다.
STEP 4 다양한 목욕 용품의 세계보디 로션, 보디 밀크, 보디 버터. 차이가 뭘까? 다 똑같은 로션 아닌가? 용어도 헷갈리는데 관련 제품은 왜 그렇게 많은지. 제대로 된 목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필수 제품만 골랐다.
1 보디 미스트 목욕 후 로션을 바르기 전 수분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미스트를 뿌려주면 좋다. 로션의 끈적함이 싫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로션 대신 미스트만 사용하는 것도 방법.
① 비오템 아쿠아피트니스 오 드 뚜왈렛 음이온과 피부에 활력을 주는 딥씨워터 성분이 함유된 보디 미스트로 뿌리는 즉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00ml 6만3천원.
2 보디 밀크·보디 로션·보디 버터밀크, 로션, 버터 모두 샤워 뒤 피부 보습을 위해 바르는 제품이다. 사실 세 가지는 별 차이가 없지만,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제형을 들 수 있다. 밀크가 가장 묽고 버터가 제일 되다고 할까. 그래서 건성 피부인 사람은 버터를 바르는 게 좋고, 지성 피부거나 끈적임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밀크를 추천한다. 로션은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누구나 바르기 좋은 가장 기본 제품이다.
② 아베다 로즈메리 민트 보디 로션 피부에 촉촉하게 스며들고 로즈메리 성분이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200ml 3만8천원.
③ 존마스터스오가닉 블러드 오렌지 & 바닐라 보디 밀크 블러드 오렌지와 바닐라 에센셜 오일을 함유해 부드러운 향이 특징이다. 236ml 4만4천원.
④ 이니스프리 올리브 리얼 보디 버터 유기농 올리브 성분이 건조한 피부의 보습력을 높이고 피부에 윤기를 더해준다. 150ml 1만2천원.
3 보디 폴리시 폴리시(Polish)는 닦기, 윤내기, 광택제란 뜻이다. 한마디로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는 제품으로 피부 표면에 남아 있는 더러움과 유해 성분을 제거해 피부를 매끄럽게 만들고 혈색을 좋게 하는 것. 사용법은 보디 오일과 폴리시 제품을 섞어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면 된다. 스크럽 제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각질 제거와 윤기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⑤ 프레시 브라운 슈가 보디 폴리쉬 피부의 혈액순환과 영양분의 대사를 촉진해 피부를 건강하고 생기 있게 만들어준다. 400g 10만5천원.
4 보디 오일피부 보습에 탁월한 오일은 사용법만 제대로 알면 유용하다. 건조한 겨울철 허옇게 일어나는 각질을 잠재우는 데는 오일만 한 것이 없기 때문. 사용법은 목욕 후 물기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소량의 오일을 손바닥에 덜어 온몸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준다. 그리고 끈적거림이 남아 있는 부위는 티슈로 살짝 눌러주면 된다.
⑥ 토니모리 나팔꽃 추출물 성분이 건조한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맞춰주고 보습막을 형성해 촉촉한 피부로 만들어준다. 145ml 9천5백원.
5 입욕제목욕을 좀 더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주로 욕조에 넣어 쓰는 것을 총칭한다. 흔히 사용하는 것이 배스 솔트인데, 따뜻한 목욕물에 배스 솔트 80~90g 정도를 풀고 어깨까지 충분히 몸을 담근 뒤 10~15분 정도 지나 소금기나 남지 않도록 씻어내면 된다. 다른 타입의 입욕제도 비슷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⑦ 록시팡 버베나 포밍 배스 유기농 버베나 추출물이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부를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500ml 3만8천원.
⑧ 러쉬 컴포터 버블 바로 피로 해소와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베르가모트 오일과 사이프러스 오일이 함유되었다. 200g 1만2천원대.
목욕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런저런 이야기 1 맥주로 유명한 독일이나 체코에서는 흑맥주로 목욕을 즐기면서 마시기도 하는 흑맥주 스파가 인기다. 실제로 흑맥주 목욕은 피부 재생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목욕이라니 구미가 당긴다.
2 목욕의 아이콘 양귀비.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밤낮으로 자기 관리에 몰두했는데, 가장 애용한 방법이 온천이다. 25도 이상의 따뜻한 지하수 온천만 고집했는데 그 덕에 매우 탄력적인 피부를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3 지금의 대중목욕탕은 서민 문화를 상징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대중목욕탕은 호화롭고 사치스러웠다. 거대한 사교장의 역할을 했다는데, 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 모든 소문의 근원지는 목욕탕(특히 여탕)이 아니던가.
4 루이 14세는 일생에 단 한 번 목욕을 했다고 한다. 그의 건강을 기록한 1674년과 1711년 사이의 일지를 보면 64년 동안 1665년에 단 한 번 목욕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루이 14세는 이틀마다 포도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것으로 씻는 걸 끝마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