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시작할 시간이다.-공동편 >
우리 9기는 지금까지 많은 전설을 썻다.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다른 기수들보다 더 많고 빡센 일들을 해 왔다.
이제 우리는 3학년이 되었다.
더 많은 것들이 시작될 것이다.
공동졸업작품-
시작하며
공동 졸업 작품. 이걸 처음에 시작할 때는 솔직히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댈 것 같았다.
하지만 의견도 잘 나오고 또 각자 생각도 잘 해서 빠르고 명확한 결정으로 쉼표와 건강반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다. 선배들이 공동 졸업 작품을 하는 걸 보면 솔직히 멋있어 보였다. 나도 그럴 거라는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냥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2. 자르는 자
이번 리모델링 작업에는 슬라이딩 톱, 테이블 톱, 네일건, 등등 굉장히 위험한 공구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생활기술 수업을 몇 차례 수강하며 그런 공구들을 다루는 법을 숙달해 놓았다.
나 외에도 찬동이, 도연이, 현성이, 윤상이 등은 숙달되었거나 다루는 방법을 다 알고 있다. 솔직히 조금 어깨가 올라갔다. 뭔가 고급 인력으로 대우받는 느낌이었다.
제목에도 있듯이 내가 주로 사는 곳은 톱 앞이었다. 대형 원형 전기톱인 슬라이딩 톱 앞. 나는 공동 졸업 작품을 하는 2주 내내 거의 그 앞에만 있었다. 진짜 건강반과 쉼표를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95%이상은 내가 자른 것이다.
하루 종일 그 앞에 서서 자르기만 했다. 치수 재는 법을 익히고 나무용 연필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슨 나무을 어떤 크기로 잘라줘.” 라고 하면 바로바로 그 나무를 재서 잘랐다.
또 이 톱뿐이 아니라 테이블 톱이나, 후반부에는 손에 들고 쓰는 전기톱도 다뤘다. 자르는 것도 다양했다. 합판, 투바이포, 파렛트 등등. 내가 있을 곳이 있다는 것에 후반에는 톱하고 정이 들었다. 정말 자르는 자 정미르였다.
3. 그래도 같이 하는 거야.
지금까지 혼자가 더 편하고 좋았다. 하지만 이건 같이 해서 더 ‘재미’있었다. 이번 공동 졸업 작품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다. 누구는 자르고 누구는 페인트칠 누구는 조립하고 등등.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이 있다.
그리고 9기라는 기계 장치 중 하나의 톱니바퀴라도 빠지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 1학년 때 훈샘이 주구장창 말하던 “한 배를 탄 거야”를 이제는 진짜로 알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각자 맡은 일의 임하는 마음이나, 느끼는 일의 강도, 또 전문성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같이 해서 성공한 것이다. 정말 혼자면 절대 못 할 일이었다. 9기에게 고맙다.
4. 끝이다.....
2주의 열정적인 작업이 끝났다. 귀신이 나올 듯 황량하던 쉼표 공간에 복층이 생기고 테이블이 생기고 활기가 돈다.
건강반의 3중 의자들이 나무무늬를 뽐내며 누워달라는 듯 반짝인다. 다 만들어진 공간을 둘러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단 2주 만에 야
끝을 시작할 시간이다. 공동편.hwp
간작업도 불사하며 ‘우리’가 이걸 만들었다. 내가 놀고 먹지 않고 내 몫을 해서 더 기쁘다. 나도 우리도 수고했다.
멋있는 것을 만든 우리는 멋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