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오는 대보름날의 기원

[새우는집 머슴아]

봄비오는 대보름날의 기원

유옹 송창재

휘영청
포르라니 날 세워 간 칼끝처럼
청상같이 찬 하늘에
맑고 서슬 푸른 달빛

도깨비 유희하듯 불놀이에 여념없어
허공에 은빛가루
창공에 난무한다.

묵은 달집 태우며
애 어른 둥글게
풍년되라 기원하고
무병하라 축원하며

두루두루 보살피사
신명님께 두 손 빌고
검은 새벽 오곡 밥에
아홉 나물 담아 내어

찬 이슬에 내어 둔
이 시린 귀밝이 술
올 해엔 좋은 소식
기쁜 기별만 듣게하사
조상 전에 맑은 잔 올려
음복하며 기원하고

두부 한 모 동강내어
살찌라고 나눠 먹고
부럼탈까 걱정으로
아식아삭 소리내니
놀란 귀신 도망가고

소쿠리 든 옆집 아재
아가씬가 아지멘가
연지곤지 찍어그려
울긋불긋 저고리에
허리 묶은 치마걷고

이집 저집 오곡 찰밥
어젯밤에 센 눈썹
온 동네 풍장 돌려
지신밟아 무병하고
농자천하지대본 이라
올해도 대풍이니
아들 놈 서울가고
딸년 시집가니
집집마다 가화만사성이라

올 여름 덥지 마라
내 더위 사가라고
더위 장사 골목마다.
영희야, 철수야.
시끌짝 한 아침 골목
해 뜨기전 신났는데.

이제는 누가 이 밤
가랑봄비 핑계삼아
저 달을 올려볼까.
보는 이 하나없이
외로이 흘러가는
호박같은 보름 달을

깃털 고르는 부엉이만
부 엉 부 엉
그 시절이 그립다네.

[巨邨]

[새우는집 머슴아]

고맙습니다.

[金梅]

[새우는집 머슴아]

감사합니다.

[시메온]

이곳 천마산 기슭에는
정월 대보름날의 낮에도
백설이 분분 휘날리고 있습니다.
조용히 한 해를 잘 보내도록
마음으로 빌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우는집 머슴아]

여기는 보슬비가 끊임없이!
분명 봄비입니다!
소원을 이루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