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봄비가 촉촉히 내렸습니다.
오랜 가뭄 끝의 단비였지요.
겨울을 난 대파와 시금치가
봄물 덕에 부쩍 자란 듯합니다.
장독대 밑 수선화는 꽃 피우기 직전이고
보라색 그레이프히아신스는 피기 시작합니다.
역시 봄은 봄인가 봅니다.
주위도 한층 더 분주해졌습니다.
공연히 저까지 덩달아 바빠집니다.
사실 마음만 그런 게지요.
감자밭 이미 만들어 놓았겠다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었는데
주변 분들 다 심었다 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농원으로 감자씨 구하러 나가려는데
고맙게도 윗집에서 심고 남았다며 가져왔습니다.
저희 텃밭에 심기 충분한 양입니다.
사실 감자 심을 때마다 고민입니다.
씨감자를 잘라 며칠 그늘에 말려야 한다느니
재에다 묻혀 소독을 해야 한다느니
또 심을 때 자른 면이 위로 가야 한다느니
아래로 향하게 해야 한다느니
의견들이 참 분분합니다.
저는 그냥 씨감자 바로 잘라 심었습니다.
말리지도 않고 재에 소독도 하지 않았지요.
심을 때도 위아래 구분 없이 심었습니다.
흙 한 줌 정성껏 덮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소독도 제대로 하고 방향도 잘 잡으면
수확이 좀 더 좋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늘 먹을 만큼 거두었으니 감사하지요.
제 생각에 일단 땅속에 들어간 감자들이
알아서 저 살 궁리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말입니다.
어쨌거나 착하디 착한 감자지요.
올 여름 포실포실한 풍미 기대해 봅니다.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토지투자동호회밴드
추천부탁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