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했다가 사라질뿐......
뭔가 이상하다. 내 친구가 내친구가 아닌것 같다. 이녀석은 이러지 않았다. 2달전의 실종사건 이후로 갑자기 돌아와서는 평소같이 지내고있지만 이건 평소의 그녀석이 아니다. 두렵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얼굴만 똑같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고 있는 느낌이다.
2142년 UN은 전세계 식량 고갈을 인정했다. 2098년부터 지속적인 식량부족으로 45년사이에 인구가 130억명에서 54억명으로 줄어버렸다. 2/5으로 줄어버린 것이다. 식량 고갈을 인정한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암묵적인 식인행위를 약간이나마 인정한 것이다.
“미친놈들, 이게 사람으로서 할짓이냐?”
“우린 이미 사람이 아니야. 2098년에 살지 않았던 우리가 그런말을 하는건 모순이지만 말야.”
“야. 최동욱 너 내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 우린 사람이야. 예전부터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는 거 몰라? 지금 이상황을 그렇게 순순히 인정한다는 거냐?”
“작작하자. 우리가 입아프게 떠들어봤자 무슨 소용이냐.”
UN이 약간이나마 이런 발표를 하자, 지하에 숨어있던 단체들이 꿈틀꿈틀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겠지. 하지만 이미 2098년부터 이러한 단체들은 있었고 지금 이시점에서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하기야, 이단체가 세상에 표출되어있었다면 겉으로 착한 척하는 사람들이 “씨발놈, 개새끼같은 단체네” 하며 테러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욕하는 사람들조차 지금은 식량고갈에 시달리고 있고, 암묵적으로 인육이 유통되고 있었다. 물론, 실제 사람의 인육은 아니다. 2002년 대한민국의 황우석 사건이후로, 전세계에서는 꾸준히 인간복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와 있었고, 국적불명의 한괴짜에 의해 그 연구는 성공했다. 물론, 그 괴짜는 연구결과를 노리는 괴한들에의해 암살되었지만 말이다.
“민규야 뭐하냐? 기사 편집해?”
“편집장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지요.”
“그럼, 이번 사건에 대한 기사는 어떻게 하고 있어?”
“사실 이번 UN의 발표를 옹호하는 새끼들의 기사는 다잘라버리고 싶지만 위의 입장이 그렇지가 않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언제 UN에 큰소리 한번 쳐보겠냐고. 미국등에 맨날 질질 끌려가는 병신같은 나라에 태어난 우리가 잘못이지. 신문은 온통 UN의 발표를 지지하고 있고, 뒷면에는 슬슬 복제인간을 먹는 단체에 대한 광고가 득실득실 하다.”
“쳇, 그런신문따위 보기도 싫다.”
국적불명의 괴짜가 발견한 연구에 의해 복제인간은 생겨나기 시작했고, 2098년 식량고갈이 시작됨에 따라 복제인간은 먹히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까지 도덕적으로 인육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외딴곳 외딴부족에서는 식인문화가 있었고, 그들의 말을 따라보면 인육은 꽤 맛있다고 한다. 털도 별로 없기에 대충 구워서 먹으면, 허벅지는 매일 사용하기에 질기면서도 쫀득쫀득한게 맛있다고 한다. 또한 엉덩이살은 닭가슴살같이 살코기의 맛을 즐길수 있고, 다른 곳에 붙어있는 살들은 갈비처럼 뼈째 구워서 뜯어먹으면 그 맛이 또한 일품이라고 한다.
“우아악!”
“아 이새끼 거참 말많네!”
“왜, 왜 사람이 날 죽여서 먹으려는 거야 이 병신들!”
“너 UN발표도 못들었냐? 식인행위 인정했잖아 쯧쯧 사람이 아무렴 복제인간보다 순수인간을 먹고 싶어 하겠지. 그런놈들한테 널 비싸게 파는거야. 큭큭큭큭”
“아아아아아악!”
세상은 미쳐가기 시작했다. 꼭 일본의 만화 데스노트에서 키라를 두려워하는 세상과 그런 키라를 인정하는 겁쟁이 미국꼴 같다. 물론 그 키라가 식인을 위해 살인을 하는 사람들과 미국이 세계라는 것만 다르지만 말이다. 사실, 복제인간과 순수인간의 인육맛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복제인간보다 순수인간을 원한다. 꼴에 복제인간은 먹기 꺼려하는 것인걸까. 결국 순수인간을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UN이 식인행위를 인정한 까닭에 끔찍한 일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말았다.
뭔가 이상하다. 내 친구가 내친구가 아닌것 같다. 이녀석은 이러지 않았다. 2달전의 실종사건 이후로 갑자기 돌아와서는 평소같이 지내고있지만 이건 평소의 그녀석이 아니다. 두렵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얼굴만 똑같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고 있는 느낌이다. 왜이럴까. 왜이러지. 내친구 최동욱이 아닌것 같다. 그녀석은 항상 UN의 발표에 분해하고는 했는데 요즘은 아무반응도 없이 순순히 받아들이는게 이상하다. 그리고 최근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다. 이녀석은 최동욱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설마.....?
설마가 사실이 되고 말았다. 순수인간을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경찰은 순수인간들의 편이기 때문에 대놓고 순수인간들을 잡아갈 수는 없었다. 복제인간이 발명된 지금 무엇이 문제겠는가. 인간을 복제해놓고 대체해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것에 의해 인간 김민규의 친구 최동욱은 사라지고 복제인간 RX2300-132591호만 나타났을 뿐이다.
“다...... 당신 누구야!?
“뭐긴 뭐야. 널 잡으러온 새끼지. 미안하지만 순수인간이 좀 필요해서 말야. 너 복제인간 아니지? 큭큭큭. 자 여기 EX2291-148289호 냅두고 갈게. 니친구들도 아마 곧 끌려갈거다. 큭큭큭”
“자, 이제 죽으셔야지? 인간은 소와는 다르게 사후경직이 꽤빠른데 숙성이라는게 없어서 말야. 굳으면 값이 떨어져요. 냉동고에 넣어놔야 하거든. 자, 혀는 깨물지 말고, 따라와봐.”
“동욱이도 이렇게 한거냐?”
“동욱이나 누구야. 뭐 니친구도 이렇게 잡혀갔나 보지? 꽤눈치가 빠르네. 왠만해서는 예전 인간의 기억을 이식해주거든 큭큭큭 어쨌든 이건 네 운명..... 윽.... 악!”
인간 김민규를 데려가 인육으로 만들어 팔려고 했던 인간이 눈앞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 곁에서 그것을 도우려했던 사람들은 놀랐지만 곧 그들도 차례차례 쓰러져갔다.
“이.....이건?”
“내가 그냥 리셋하는건 재미가 없어서 돌아다니면서 애들죽이고 설명해주고 죽이고 하거든. 잘 만났다. 마침 끌려가는 중이었군.”
“무......무슨 소리죠?”
“인간이란 참 사악한 동물이군. 꼴에 지들이 복제인간을 만들고 그것들을 잡아먹고 서로를 잡아먹어? 웃기는군. 그거 하나 아나? 인간이 몇십만년전에 태어나 진화해와서 당신들이 나왔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내가 좋은거 하나 알려주지. 당신들은 당신들이 지은달력 2000년에 생겨났어. 즉, 그전의 기억은 우리들이 조작한거지. 당신들의 인간 몇십만년의 역사는 사실 142년밖에 안되. 인간에게 다양한 감정을 부여하니까 생각보다 멸망이 빨리 오는군. 저번 하향 평준화로 했을때는 서로 무식해서 농사나 짓고 살아가서 지루하기에 죽였구만. 142년만에 이런사태가 오리라고는......”
“당신...... 신이야?”
“아니, 우린 신이 아니야. 너와 같은 존재고 동물이다. 다음에는 상향 평준화로 해봐야겠어. 그럼 좀 새로운 문명을 발명하겠지? 인간에게 다양한 감정을 부여한 실험은 실패. 이제 곧 리셋이다.”
“자...잠깐!”
“잠깐이란 말 좋군. 인간은 존재했다가 사라질뿐..... 그말대로 잠깐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보지. 당신은 신이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살지?”
“난 신이아니야. 결국은 죽는다. 하지만 존재하는 시간이 길뿐........
시간이 없다. 닥치고 이제 죽어라. 리셋.”
인간은 존재했다가 사라질뿐이다.
첫댓글 ㄷㄷㄷ
ㅎㅎㅎ
미코는 갈수록 좀…. 습작 하기는 하는거?
아................ 읽어보고싶은데 -=- 시간이없어 내일로 패스, 오늘 너무 많이 읽었어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