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경영사례 이야기 1 현재 중국의 샴푸시장에는 1600여 개의 샴푸생산기업과 2000여 개의 브랜드가 있다. 시장은 주로 글로벌 기업의 유명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자체 브랜드의 점유율은 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수많은 해외 샴푸브랜드들을 제치고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중국 샴푸브랜드가 있었으니, 중국 한방샴푸시장의 1인자 “바왕(覇王)샴푸”이다.
1989년 설립된 바왕그룹은 꾸준한 한방헤어케어상품 개발 투자와 중국인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광고모델(성룡) 선정, 그리고 한약을 이용한 탈모방지, 모발보호 샴푸라는 특화된 제품 포지셔닝으로 2006년 판매액 10억 위안 돌파, 중국 한방샴푸시장 점유율 1위라는 신화를 세운다. 하지만 모 든 기억들의 역사가 그렇듯 눈부신 성공 후에는 위기가 찾아오는데, 바왕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마케팅의 대부 알 리스(Al Ries)는 그의 저서 “브랜드 불변의 법칙”에서 성공한 기업일수록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무리한 브랜드 확장의 유혹에 넘어가는 오류를 범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브랜드의 힘은 그 범위에 반비례하며 기업은 브랜드 확장 전 자신의 브랜드 역량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2010년 하늘을 찌를 듯 한 성공궤도를 걷던 바왕그룹은 중국 한방냉차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알 리스가 말한 “성공한 기업들의 실수”를 범하고 만다.
▲ (왼쪽부터) 바왕(覇王)샴푸 광고, 바왕냉차(凉茶)
당시 중국 한방냉차시장은 중국 냉차의 대표 브랜드 왕라오지(王老吉)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80%(2009년)를 차지하고 남은 20%의 시장점유율에서 여러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보이고 있었다. 바왕샴푸의 성공으로 한방헤어케어상품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의 자신의 브랜드파워를 실감한 바왕그룹은 중국의 한방냉차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미 “냉차 = 왕라오지”라 할 정도로 시장 내에서 강한 브랜드 파워를 행사하고 있는 왕라오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 시장 내 점유율 2위를 목표로 시장 진출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계획과는 다르게 바왕냉차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2010년 0.218억 위안이라는 초라한 매출액을 남긴다.
바왕냉차의 실패에는 여러 분석과 의견들이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실패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품의 차별화 실패이다. 바왕냉차는 상품의 맛, 외관, 가격결정에서 모두 시장의 선두 브랜드인 왕라오지를 따라갔다. 한 시장 영역에 새로이 진출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경우 기존의 브랜드와는 다른 특화된 포지셔닝을 해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마케팅계(界)의 정설이다. 하지만 바왕냉차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맹신한 나머지 상품의 차별화와 포지셔닝에서 소홀히 했고 이는 소비자의 이목을 전혀 끌지 못한 채 여러 경쟁 브랜드간의 치열한 경쟁에 묻혀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자사 브랜드가치에 대한 잘못된 파악이다. 옆은 브랜드의 유형과 브랜드 확장력의 상관도를 나타낸 브랜딩 이론모형그래프이다. 그래프에 의하면 브랜드의 유형은 상품형(브랜드가 특정상품을 상징), 비법형(브랜드가 상품의 제조기술을 상징), 핵심기술형(브랜드가 상품의 특정기술을 상징), 이익형(브랜드가 소비자가 받을 특정이익을 상징) 그리고 이념형(브랜드가 기업의 특정경영이념을 상징)으로 나누어 진다. 또한 표에서 보다시피 이념형 브랜드의 브랜드 확장력이 가장 강하며 가장 약한 브랜드 유형은 상품형 브랜드이다. 이념형 브랜드의 경우 “창의성”, “안전성” 등과 같은 추상적 이념을 다양한 상품영역에 붙여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방면, 상품형 브랜드의 경우 그 브랜드를 상징하는 상품의 영역 안에 그 브랜드의 영향력이 묶여있기 때문인데 바왕그룹은 자신의 브랜드가 “한방 약재를 이용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추구”라는 하나의 이념을 상징하는 이념형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바왕”이라는 브랜드는 “바왕샴푸”라는 특정상품을 상징하는 상품형 브랜드였으며 샴푸에서 냉차로 가는 큰 폭의 브랜드 확장 속에서 소비자는 바왕냉차를 접할 때마다 한방샴푸의 이미지를 떼어낼 수 없었고 이는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 즉 브랜드 확장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남의 떡이 항상 더 커 보인다고 하였다. 성공한 기업은 더 큰 성공을 원하고 자신이 진출하지 못한 시장영역이 더 커 보이고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철저한 사전준비가 없는 무리한 브랜드 확장은 브랜드의 힘을 약화시키고 기업 전체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 바왕냉차의 경우 소홀한 상품 차별화와 브랜드 가치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하여 브랜드 확장에 실패한 케이스이다. 1년 전 불거진 바왕샴푸 다이옥신 검출 사건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기업의 생사를 결정지을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바왕그룹, 하루 빨리 확장사업정리를 통해 브랜드의 초점을 좁힘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키워 상품형 브랜드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해내길 기대해 본다.
중국 기업의 경영사례 이야기 1 현재 중국의 샴푸시장에는 1600여 개의 샴푸생산기업과 2000여 개의 브랜드가 있다. 시장은 주로 글로벌 기업의 유명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자체 브랜드의 점유율은 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수많은 해외 샴푸브랜드들을 제치고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중국 샴푸브랜드가 있었으니, 중국 한방샴푸시장의 1인자 “바왕(覇王)샴푸”이다.
1989년 설립된 바왕그룹은 꾸준한 한방헤어케어상품 개발 투자와 중국인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광고모델(성룡) 선정, 그리고 한약을 이용한 탈모방지, 모발보호 샴푸라는 특화된 제품 포지셔닝으로 2006년 판매액 10억 위안 돌파, 중국 한방샴푸시장 점유율 1위라는 신화를 세운다. 하지만 모 든 기억들의 역사가 그렇듯 눈부신 성공 후에는 위기가 찾아오는데, 바왕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마케팅의 대부 알 리스(Al Ries)는 그의 저서 “브랜드 불변의 법칙”에서 성공한 기업일수록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무리한 브랜드 확장의 유혹에 넘어가는 오류를 범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브랜드의 힘은 그 범위에 반비례하며 기업은 브랜드 확장 전 자신의 브랜드 역량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2010년 하늘을 찌를 듯 한 성공궤도를 걷던 바왕그룹은 중국 한방냉차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알 리스가 말한 “성공한 기업들의 실수”를 범하고 만다.
▲ (왼쪽부터) 바왕(覇王)샴푸 광고, 바왕냉차(凉茶)
당시 중국 한방냉차시장은 중국 냉차의 대표 브랜드 왕라오지(王老吉)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80%(2009년)를 차지하고 남은 20%의 시장점유율에서 여러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보이고 있었다. 바왕샴푸의 성공으로 한방헤어케어상품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의 자신의 브랜드파워를 실감한 바왕그룹은 중국의 한방냉차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미 “냉차 = 왕라오지”라 할 정도로 시장 내에서 강한 브랜드 파워를 행사하고 있는 왕라오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 시장 내 점유율 2위를 목표로 시장 진출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계획과는 다르게 바왕냉차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2010년 0.218억 위안이라는 초라한 매출액을 남긴다.
바왕냉차의 실패에는 여러 분석과 의견들이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실패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품의 차별화 실패이다. 바왕냉차는 상품의 맛, 외관, 가격결정에서 모두 시장의 선두 브랜드인 왕라오지를 따라갔다. 한 시장 영역에 새로이 진출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경우 기존의 브랜드와는 다른 특화된 포지셔닝을 해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마케팅계(界)의 정설이다. 하지만 바왕냉차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맹신한 나머지 상품의 차별화와 포지셔닝에서 소홀히 했고 이는 소비자의 이목을 전혀 끌지 못한 채 여러 경쟁 브랜드간의 치열한 경쟁에 묻혀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자사 브랜드가치에 대한 잘못된 파악이다. 옆은 브랜드의 유형과 브랜드 확장력의 상관도를 나타낸 브랜딩 이론모형그래프이다. 그래프에 의하면 브랜드의 유형은 상품형(브랜드가 특정상품을 상징), 비법형(브랜드가 상품의 제조기술을 상징), 핵심기술형(브랜드가 상품의 특정기술을 상징), 이익형(브랜드가 소비자가 받을 특정이익을 상징) 그리고 이념형(브랜드가 기업의 특정경영이념을 상징)으로 나누어 진다. 또한 표에서 보다시피 이념형 브랜드의 브랜드 확장력이 가장 강하며 가장 약한 브랜드 유형은 상품형 브랜드이다. 이념형 브랜드의 경우 “창의성”, “안전성” 등과 같은 추상적 이념을 다양한 상품영역에 붙여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방면, 상품형 브랜드의 경우 그 브랜드를 상징하는 상품의 영역 안에 그 브랜드의 영향력이 묶여있기 때문인데 바왕그룹은 자신의 브랜드가 “한방 약재를 이용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추구”라는 하나의 이념을 상징하는 이념형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바왕”이라는 브랜드는 “바왕샴푸”라는 특정상품을 상징하는 상품형 브랜드였으며 샴푸에서 냉차로 가는 큰 폭의 브랜드 확장 속에서 소비자는 바왕냉차를 접할 때마다 한방샴푸의 이미지를 떼어낼 수 없었고 이는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 즉 브랜드 확장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남의 떡이 항상 더 커 보인다고 하였다. 성공한 기업은 더 큰 성공을 원하고 자신이 진출하지 못한 시장영역이 더 커 보이고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철저한 사전준비가 없는 무리한 브랜드 확장은 브랜드의 힘을 약화시키고 기업 전체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 바왕냉차의 경우 소홀한 상품 차별화와 브랜드 가치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하여 브랜드 확장에 실패한 케이스이다. 1년 전 불거진 바왕샴푸 다이옥신 검출 사건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기업의 생사를 결정지을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바왕그룹, 하루 빨리 확장사업정리를 통해 브랜드의 초점을 좁힘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키워 상품형 브랜드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해내길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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