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의 바람은 늦가을의 바람과 초겨울의 싸늘함을 섞어놓은 듯하다.
그 언제인가.
약속이라도 한 듯 늦은 저녁 차를 몰고 향하던 그 발걸음의 상쾌함과는
달리 오랜만에 찾은 쉘부르의 모습은 우울하게도 그대로이다.
아니, 그 모습이 변해버렸다면 오히려 더 슬펐을까.
한구석 그 자리엔 한 연인이 앉아있었다.
애틋해 보이는 연인의 미소가 낯익은 표정으로 가슴에 꽂힌다.
달라진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때 들었던 가수들의 노래가 내 가슴에 더욱 슬프게 다가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달라진것이 없다.
분위기에 익숙해질 무렵엔 내가 조금 취해있었다는 것...
그제서야, 내가 사랑하는 이 까페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고,
차츰 흥겨운 노래에도 익숙해질 수 있었다.
노래를 하는 사람들도 모두 변함이 없다.
강승모의 머리가 어깨를 넘어 짙은 갈색으로 물들여진 것과
강은철의 드러머가 바뀐것과
사랑과 평화가 등장한다는 것과
박희수 대신 김경호의 음성을 빼다박은 "캐롯"이라는 가수가 나오는 것을 제외하곤...
그러나,
변함이 없다해도.
분명 이종환의 쉘부르를 나올때 즈음의 나는 변화되어 있었다.
구름위를 날다 온 천사처럼 행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라이브를 찾나보다.
그 억수로 비싼 음식을 먹으며, 그 짧은 라이브를 듣나보다.
결코 자주 갈 수 없는 곳
그러나 매일이라도 가고 싶은 곳.
그들의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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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미사리 (이종환의 쉘부르)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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