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훗
버스.사과.술.샐러리맨
무슨 연관이 있을까?
=제목이 길어서 단어만 나열해 보았다.오늘 필자가 쓸 잡다글에
대한 제목은 사실 이거다.
"버스안에서 우연히 관찰한 사과먹던 셀러리맨"
얼마전에 있었던 일이다.
늘 나는 타던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다가 타던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다.
늘 필자가 애용하는 버스는 blue mode 와 red mode 로 나뒤어져 있다.
(흐..버스의 노선 번호 색깔이 달라서 눈이 개눈만도 못한 시력을
자랑하는 필자는 버스색깔 구분하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술
취한 옛날 밤에는 종종 잘못 탄적도 있었으니..)
늘 필자의 서두가 길고 잡다구리한 내용들로 영양가가 없는듯 하여
오늘은 서두를 아주 후레쉬하게 짧게 인용하도록 한다.
제목이 무지 길다.오늘은..
"버스안에서 우연히 관찰한 사과먹던 셀러리맨"
훗훗
하지만 나는 보았다.보고 만것이다.
필자는 늘 버스의 앞칸(버스의 앞바퀴위에 좌석이 있기에 보통
좌석보다 약간 높이가 높다.)에 즐겨타기를 좋아하는데
그날은 버스기사님의 바로 뒷자리
(여기는 사실 좀 답답하기도 하다 버스기사의 옷이 걸려있을때도 있고 한
가지또 소소한 재미있는 사실은 버스기사들이 사용하는 커다란 백미러의
거울에 기사아저씨의표정들이 시시각각 나의 시야에 들어온다는 것)
아무튼 그날은 버스기사님의 뒷자리에 앉아서 밤풍경도 보고 책도
읽고 그냥 이것저것 늘 버스안에서 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근데 나의 상상력은 끝이 없었던 지라..
마치 그날은 버스에 사람이 가득있어 포화상태가 된건 아니었으나
약간 좀 있었다.(자리가 다 차고..사람들이 좀 서있는 상태)
버스기사의 백미러와 앞문에 있는 거울
(버스기사는 총 앞에서 5개의 거울을 본다,그중 2개는 밖에 달려있다)
에..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순간 나는 헛? 이것은 웬지
영화속의 한장면 같다는 ...데자부 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뭐지 뭐지 뭐지..?
훗훗
갑자기 가운데 백미러에 한 샐러리맨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훗훗 ,,그가 주인공이었던 것.
그는 술에 거하게 취해 휘청거리고 있었다.
예전에 내친구인지 누군가 기억은 나질 않는 누군가의 말이 순간
뇌리를 스쳤다.
"언젠가 연인과 헤어지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급정거 하면서
버스안이 흔들렸었는데 손잡이를 잡고 있는 자신이 무지 슬퍼보였다고
흔들리는 차창과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너무 슬펐다고.."
암튼 어떤 놈인지는 모르나 감정이 예민한 놈이 말한 기억이겠거니
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로 한다.
버스안에서 술에 취한 취객을 본다는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특히 아저씨나 할아버지..뭐 젊은 사람들 ,심지어 여자들 까지도..그중에는 좋은 버스기사 아저씨를 만나 내릴 정거장에서 무사히 내리는 이가
있나하면 자다가 못내리는 불쌍사도 다분하다는...
아무튼 그 샐러리맨은 좀 독특했다.
나의 시야가 확보되지 못한 것일까?
흐흐
그는 무엇인가 먹고 있었다.
무엇인가..무엇인가..나는 눈이 나뻐서 무의식중에 안경을 찾아썼다.
그것은 사과였다,
웬 사과? 사과를 정말 맛나게 먹고 있는 셀러리맨은 휘청거리면서
한손으로는 손잡이를 한손으로는 사과를 먹으면서 스무쓰 하게
유유히 버스안에서 마치 파도타기를 하는 서핑선수마냥
뻐팅기고 있었다.
버스노선을 따라 버스가 달린다.밤이다.차창으로는 밤풍경이 연출된다.
인사동을 지나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
그리고 금화터널을 지날때였다(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금화터널)
그런데 이게 웬일이지?
그는 사과를 안먹고 그냥 서있는 것이다.
난 궁금증이 폭팔할 지경이었다.
그러면 그 큰 사과를 언제 다먹었단 말인가?내가 분명 광화문쯤에서
봤을땐 반쪽도 다 안먹었던거 같은데..땅바닥에 술이 취해 버렸나?
나는 왜 이런 생각을 집요하게 하는 것이지?나와 무슨 상관이 있길래?
하지만 나의 또다른 상상력은 또아리를 틀어 거울속에 보이는 형상들을
마치 무슨 단편영화 혹은 비디오 작품 보는듯..그렇게 이미가고 있었던
것이다.
암튼 사과가 없어졌다.그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눈은 반쯤 풀리고 넥타이는 풀릴데로 느슨해지고..
그도 아침에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갈땐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출근을 했겠지??아...여기까지..너무너무 집요한 나의 관찰력..
토할거 같다.나의 생각에 생각에 생각에..
훗
그러나 나의 궁금증은 의외로 쉽게 풀려가고 있었다.
금화터널을 지날때 그는 유유히,,,
유유히..
,,
,,
,,
,,
,,
왼쪽 주머니에서 먹다만 사과를 꺼내서 아주 맛나게
사과의 맛을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내 뒷자리에 자리가 나자 그는 뒷자리에 앉아 사과 씨가 있는
꼭따리 부분까지 다 먹는 것이었다.
훗훗
....그는 술이 안취한 상태에서도 그렇게 사과를 맛나게 먹었을까?
그는 술이 취해서 몰랐겠지만
나는 그의 인생에서 그가 가장 사과를 맛있게 먹었던 순간을
버스안에서 목격했던거 같다..
훗훗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