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몸을 좀 움직여야겠다.
웹서핑(web surfing)을 하듯 이리저리 맵서핑(map surfing)을 시도한다.
선호하는 조건은 이동거리 가까운 곳.
차량이동 1시간 전후가 적당하다.
고성에서 한동안 맴돌다가 이제 함안으로 눈을 돌렸다.
지도 위를 무작위로 유영하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오봉산 짧은 코스를 택했다.
일종의 ‘살레미(Salame)’ 전술이다.
‘여항산’과 이웃한 ☞백이산,숙제봉, ☞상데미산,무진정은 제외하고, 다른 코스는 다음 살레미를 위하여 아껴두고 싶었다.
아내의 일요아침 시간을 최대한 보장하다보니 해는 이미 중천에 떴다.
오봉산(五峯山 524.7m)은 봉우리가 다섯개여서 생긴 이름으로 옛날엔 장안산(長安山)으로 불렸다.
조선 인조(仁祖)가 능양군(綾陽君)일 때 고성에 있는 심부원군(沈府院君)을 만나기 위해 미복(微服)으로 이곳을 지나다가 산세가 수려하여 산중 암자에서
백일기도를 올리게 되었다.
그 후 임금이 올랐다고 장안산, 아랫마을은 장안리, 백일기도를 한 암자는 성전암(聖殿庵)이 되었다.
성전암에선 인조의 위패를 모신 ‘인조대왕각’을 지어 해마다 제(祭)를 올리고 있다.
제산령(祭山嶺)은 함안군 군북면과 진주시 이반성면을 연결해 주는 고개로 장안령(長安嶺)이라고도 부른다.
지명은 인조대왕이 이곳을 지나다가 고개 마루에서 잠시 쉬어간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원점회귀를 이루는 ‘군북얼음굴가든’ 위에 무슨 요새를 닮은 거대한 콘크리트구조물이 있다.
알고보니 폐광산인 ‘군북광산’이다.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오염물질(카드뮴 등 중금속 물질)이 농경지와 하천으로 흘러들어서는 안될 것.
코스: 군북얼음굴가든- (아스팔트)- 유동마을표석- 사촌저수지- 유동고개- 임도- 제산령- 오봉산-북릉- 임도-폐광산- 군북얼음굴가든(원점회귀)
궤적.
파일.
약 8km에 천천히 4시간 30분.
고도표.
<산길샘>
참고 <국제신문>
제산령에서 작성한 표지기를 앞에다 올린다. "福 받으시라."
네비엔 '군북얼음굴가든', 또는 '함안군 군북면 사촌리 1266-19'를 입력하여...
'군북얼음굴가든' 입구의 '광산교' 앞 너른 곳에다 차를 댄다.
길가 '함안 군북 얼음굴' 안내판을 일별한 뒤...
'군북 얼음굴 가든' 입구를 들여다 본다. 나중에 내가 빠져 나올 곳이다.
그런 뒤 1029지방도 아스팔트를 걸어 내려가며 유동마을 유동고개를 찾아간다. 정면에 솟아있는 봉우리는 숙제봉.
쭉 뻗어있는 아스팔트의 'ㅓ'자 갈림길에서 좌측 숙제봉을 바라보며 꺾어 들어가는 삼거리에...
'유동마을' 표석이 서 있다.
막 새다리가 건설된 곳에 신촌농장이 보인다.
시선은 자연스레 지금 내가 향하고 있는 오봉산에 집중된다.
사촌저수지 제방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휘어지며 올라...
공사중인 저수지를 내려다보게 된다.
저수지 상류를 벗어나자마자 유동마을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고, 유동고개는 우측 화살표 방향.
우측 무덤이 있는 곳에서 밭으로 난 길.
밭 사이로 난 길을 들어가다...
산사면으로 올라 붙는다.
돌아보는 모습에 사촌저수지 상류가 보인다.
'Y'로 갈림길에서 나는 우측으로 올랐지만 좌측으로 조금 더 들어가다 우측으로 올라 붙어야 정확히 유동고개에 닿을 것.
내가 올라선 능선에 줄이 쳐진 무덤이 있고...
2~30m 아래 잘록한 고개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이 유동고개이다.
유동고개는 백이산에서 오봉산으로 오가는 산길이다.
진행하는 산길은 널널한 산책길 수준.
209.8m봉 직전에서 우측으로 송전탑을 지난 뒤...
얼마안가 임도에 닿는다. 임도 건너 이정표가 있는 산길이 내가 진행할 진로.
임도 좌측으로 가면 내가 차를 대 놓은 곳. 그래서 처음 계획엔 임도를 이용하려고 하였다가 너무 짧고 밍밍할 것 같아 포기하였다.
우선 임도의 돌의자에 앉아 늦을 세라 피로회복주(매실담금주)와 요깃거리를 끄집어 냈다.
이 행위가 혼산을 하며 즐기는 나대로의 루틴(routine)이라면 루틴이다.
임도에서 제산령으로 향하는 길은 사면으로 빙 두르는 길.
산사면에선 연거푸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너덜지대에선 조망이 열린다.
당겨보며 헤아려보니 괘방산과 방어산이다.
다시 너덜지대를 지나...
살짝 올라서자 사각정자가 있는 제산령. 함안과 진주의 경계로 고개를 넘어가면 진주이다.
제산령(祭山嶺 295) 표지기를 걸었다. 제(祭)를 지내는 산고개로 인조가 이 고개마루에서 쉬어갔다고 한다.
제산령의 이정표.
다시 나만의 루틴.
오봉산 방향 오르막을 조금 오르자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다. 직진으로 바로 올라도 오봉산 1.1km이고...
우측 성전암으로 올라도 오봉산 1.1km이다. 잠시 고민하다 그냥 직진으로 바로 오르기로 했다.
오늘 산행에서 제일 가파른 오름길을 만나지만 목계단이 천천히 오르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게 완만한 능선에 올라서면 또다시 유순한 산책길 수준.
오봉산은 아직도 저만치 올라 보인다.
바위와 무덤을 지나면 이내 오봉산 고스락.
남으로 너럭바위가 있는 곳에 밴치가 놓여져 있고 그 아래 미세먼지 속으로 조망이 열린다.
이런 컨디션에서 조망을 즐기는 방법은 머릿속으로 아래의 풍경을 그려보는 것이다.
표지기를 걸자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남녀 인기척이 들린다. 옳거니, 카메라를 맡겨야겠다.
그렇게 박은 인증샷.
바위 전망대에서도. 산행준비를 하지 않은 중년의 부부는 성전암에 왔다가 올라왔다고 한다. "행복하십시요"
반대편 헬기장을 한번 내려다 본 뒤... (성전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
올라온 방향으로 4~50m 되내려 가면 바위와 무덤이 있는 곳. 이 지점이 오봉산 북릉으로 임도에 내려서는 능선.
능선을 고수...
바위를 우회하고...
우측 도드라진 곳으로 조망이 열리지만 정비가 되지 않아 잡목에 가렸다. 상데미산(전투산) 능선 너머 멀린 여항산인 듯.
작은 암반지대에 잡목을 정비한다면 조망이 탁월할 것.
제일 높은 꼭대기에 올라...
444.5m봉 표지기를 걸었다.
서걱서걱하는 의성어가 산중 고요를 깨운다.
낙엽의 깊이는 발목 깊숙히.
임도를 내려다보며...
가파르게 내려서서 우측으로 걷는다.
차단기를 지나면...
이 층층의 옹벽은 뭐꼬?
오봉산엔 사방으로 임도가 뚫려 있다.
여기도 옹벽이 있네.
콘크리트 구조물이 요새화되어 있다.
사전지식이 없어...
무슨 용도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다만 신기할 따름.
무슨 유적인 듯하여 카메라질만 하였다.
'군북얼음굴가든'을 지나면서...
숲속 팽개쳐진 안내문에서 폐광산인 걸 알 수 있었다.
광산교를 건너면서 짧은 산행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