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를 보살피고 계실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지만
저 먼 곳에 있는, 지극히 소극적인, 영적인, 모호한 신이
‘우리’를 중심으로 세계를 조직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훨씬 더 적절한 신이었습니다.
참되고 살아계신 하느님보다는
우리가 고안해 낸 허구의 신(이를 그리스도교에서는 우상이라 하지요)과
잘 지내기가 쉽습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참된 하느님은 우리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신을
훌쩍 넘어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육신 교리는 너무도 기이해
우리 힘으로 만들어낸 생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학생들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글쎄, 너는 로마 가톨릭 신자고, 나는 침례교인이니까.
가톨릭이든 침례교든 너에게 좋은 걸 믿으면 되는 거 아니겠어?”
그러나 가톨릭 신자인 친구가 답했습니다. “너는 가톨릭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가톨릭은 ‘나’를 지지해주지 않아. 오히려 나를 설득하지, 나를 위해주지는 않아. 그래서 때로는 가톨릭 신자로 사는 게 힘들어.”
저는 이 마지막 답변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성육신과 같은 복잡한 신학적 개념들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그저 그 개념이 참되다고 이야기할 뿐입니다.
”
- 윌리엄 윌리몬(감리교, 목회자)
<성육신>(비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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