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빗나간 사랑
김광한
사랑이란 말처럼 좋은 것은 없다.그래서 모든 예술의 주제가 사랑이고 삶이란 사랑을 완성 시키는 긴 행위라고 누군가 말하기도 했다.삶에서 사랑이 빠지면 더 이상 추구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런 사랑도 질서가 있고 법칙이 존재한다.질서란 인간이 지켜야할 윤리와 도덕이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한다.그리고 남녀간의 사랑이란 서로간에 신뢰가 기반이 되고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어야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당사자간에 아무리 순구한 사랑이라도 세인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오래전에 나온 영화, 빈센트 미넬리가 감독하고 "데보라카"와 "존커"가 주연한 "차(茶)와 동정(同情)"이란 영화에서는 17세난 소년을 마흔 살이 넘은 여자가 서로 좋아하는 영화인데 불륜까지는 가지 않고 마무리가 깨끗해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 사랑이 진정한 것이 아니라 동정이었다는것을 알게 된 것이다.그리고 "멜리나 메리쿠리"와 "안소니 파킨스"가 주연한 "페드라(우리명. 죽어도 좋아)"에서는 아버지의 후처를 사랑하는 아들의이야기이다.빗나간 사랑이다.해운왕인 아버지 "라프 발로네"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를 하게 되고 결국은 두 사람이 정사를 하는 내용이다.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가 있다.
또 한가지,이탈리아 작가 "가브리엘 다눈치오"가 쓴 "사랑과 죽음의 승리"가 있다.주인공인 "조르즈"란 청년이 성욕이 강하고 아름다운 유부녀인 "아폴리타 산찌오"와 즐기는 이야기가 전부를 차지 한다.그녀는 남편모르게 젊은 미남의 청년 "조르즈"와 "밀라노"의 본집을 떠나 로마에 와서 동거를 한다.그녀가 남편과 이혼을 하려해도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두사람은 사랑의 행위를 하더라도 그저 간통 이상 의 관계외는 아무런 법적 장치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둘은 고향에 가까운 보르띠노의 성당인 성모마리아 교회에 나가서 마음의 평정을 찾고자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이 무렵부터 과거 권총자살한 숙부 데미트리오의 환영이 나타나 그를 유혹하지만 자살은 번번히 실패로 끝난다. 두 사람은 한적한 시골에 정착해서 매일매일을 애욕에 빠져 남자는 여자를 완전한 자기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여자 역시 마찬가지로 완전한 자신들의 소유로 하려하나 밤이 지나면 그들은 법적으로 남남이란 사실을 알고 절망을 한다.절망에 빠진 두 사람은 결국 서로 부둥켜 안고 절벽에서 투신 자살을 한다.세기말적인 남녀의 사상과 사랑의 결말이다.
그 시대에 또 다른 죽음이 있었다. 바로 우리나라의 극작가이자 부호였던 김우영과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이 현해탄에서 부둥켜 안고 투신 자살한 사건이다.이때 윤심덕은 사(死)의 찬미(讚美)를 불러서 그 노래가 사후에 일본의 레코드계를 휩쓸었다고 한다.두 사람 역시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아니었다.이들은 모두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것이 사회관습과 질서에 위배돼 결국은 비극으로 종말을 스스로 고했다. 어긋나고 빗나간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상대의 생각은 전혀하지 않고 강제로 자기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행패를 부리고 괴롭히고 심지어는 상대를 살해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욕정을 발산하기 위한 행위는 도저히 용남이 될 수가 없다.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범죄행위인 것이다.요즘에는 도덕과 사회기본 질서가 무너져서인지 이런 해괴망칙한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그것은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라고 할지 모르나 엄연한 범죄이자 스스로의 일생을 피괴하는 행위인 것이다.과연 이런 어긋난 사랑을 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할 가치가 있는 일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부산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난동을 부리다 폭발물이 터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경찰은 4월 3일 오전 4시 40분께 부산 토성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송모(51)씨가 종류를 알 수 없는 사제 폭발물을 터뜨려 숨지고 경찰관 2명도 부상당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이날 오전 이전에 알아왔던 문모(40)씨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를 찾았으나 문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다시 만나자", "문을 열어달라"며 난동을 부렸다.그러나 문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러자 송씨는 "배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후 실제로 폭탄물이 터져 이같은 사상 사건이 발생했다.경찰은 송씨가 행패를 부리다 출동한 경찰관과 마주치자 들고 간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추정했다.싫다는 것을 억지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빗나간 사랑,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폭력배의 흉악한 범죄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