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
김 난 석
탕수육이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녹말을 입히고 튀겨내어
달콤 새콤한 소스를 얹어 내는 음식인데
통 우럭을 식재로 해서 그렇게 하는 요리가 있다.
이름하여 탕수어.
그 요릿집이 창신이었는데
창신...?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참고로 새것을 만들어 내는 게 법고창신인데
탕수육을 변형해 탕수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렸다.
그 요릿집은 조선시대 한옥을 개조해 영업장으로 쓰던데
바깥사랑채, 안사랑채, 안채, 별채,
그러면 이런 집에서 큰손님 맞이 하려면
우럭 대짜 네 마리 이상은 있어야 하였다.
물고기 네 마리라~~~~?
암행어사가 얼굴이 훤칠한 종자(從者) 천서방을 데리고
달천강을 건너는데, 태풍 카눈과 폭우로 물살이 세어
“이크” 하는 사이에 돈도 마패(馬牌)도 물속에 빠뜨렸겠다.
이제 공무(公務)를 수행할 수 없는지라
낭패를 당한 어사가 천서방에게 이르기를
“천서방, 물고기 네 마리만 잡아 오너라”
“나리, 그건 어디에 쓰려하옵니까?”
“너는 알 것 없느니라”
어사가 천서방이 잡아온 물고기 네 마리(魚四)를 칡넝쿨에 엮어
너덜너덜 들고 가는데
아리따운 아낙이 어사를 보고 뒤를 졸졸 따라오는지라
“천서방, 저 아낙이 물고기를 사려는 건지 우리를 알아본 건지
그 사연을 알고 오너라! “
“예, 나리.”
천서방이 한참 뒤로 물러나 아낙을 만나고 와서 어사에게 이르기를
“나리, 저 아낙이 신을 빼앗겼답니다요.”
“그래? 그럼 그 신이 집신이라 더냐? 짚신이라 더냐?”
“나리, 그건 잘 모르겠사옵니다요.”
“어허, 그럼 네가 가서 알아보고 잘 어르고 오너라.”
“예, 알겠습니다요.”
어사의 명을 받고 아낙의 집에 갔다가
한참 만에 돌아온 천서방이 이르기를
“나리, 제가 잘 어르고 왔습니다요 헤헤...”
“자알 했구나, 그런데 그 신이 집신이더냐? 짚신이더냐?”
“그게 짚신이 아니고 집신이었사옵니다요.”
(짚신은 발에 신, 집신은 집안의 남편을 이름인데)
“어허, 그럼 어찌 어르고 왔느냐?”
“제가 살짝 접신만 하고 왔습지요 헤헤...”
“그래, 아낙이 좋아하더냐?”
“아주 좋아했습죠.”
“그러면 됐다. 관원이 삽신까지 하면 원성을 사느니라.”
“예, 나리. 앞으로도 삽신까지는 아니하렵니다요.”
그렇게 한 백성의 원성을 다스리고 그들은 다음 임지로 갔는데
남의 아녀자에게 삽신(揷腎)은 말도 안 될 일이지만
접신(接身)도 잘못하면 성추행으로 몰리게 되니 각별 조심할 일인데
더더구나 사람과 달리 짐승의 경우는 교미를 접신이라 하니
요즘의 상황으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아닌가.
한참 걸어가려니 어둑어둑 밤이 깊어가는데
불빛이 새어 나오는 어느 민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지라
천서방이 다가가 기웃거려 봤더니
"어머니, 잡수실 거 없으면 똥이나 먹으세요."
" 그래 아들아, 먹을 거 없으니 똥이나 먹으련다." 그러더라나.
이 대화를 엿들은 천서방이 어사에게 달려가 아뢰니
어사가 말하길
"빈부격차가 심하다더니
먹을 게 없어 제 어미에게 똥이나 먹이는 구나." 하면서
관가에 가서 금 일봉을 받아와 그 모자에게 갖다 주라 했겠다,
종자가 금 일봉을 가지고 당도하니
모자는 고스톱 판을 정리하고 있는지라
금 일봉을 자기 허리춤에 찔러 넣고 돌아왔으니
얼마나 고소(ㅎ)한가.
나라님은 현장에 있는 관리들도 잘 감독해야 할 이치인 것이다.
주막에 고기 네마리(魚四)를 주고 하룻밤을 지낸 뒤에 만경창파 마을로 드니
어촌계 사무실에 마을 촌로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어이구우 이게 웬일이냐, 광판에 똥 천지라니, 원"
이 말을 들은 천서방이 나리에게 달려가 아뢴다는 게
"나리, 광판에 똥 천지라니 큰 대수가 난 모양입니다요"
어사가 맞받아치기를
"이놈아, 먹을 게 없어 제 어미에게 똥을 먹이는 거야 불쌍 타지만
태양 광판에 갈매기 똥이 쌓인 게 어찌 대수란 말이냐?
자업자득이지"
달천강을 건너 만경창파까지 돌아본 어사와 천서방이
서울에 당도하니 태풍이 또 올라온다고 하는지라
오랜만에 관아에 들어가 들메끈을 고쳐 매고 있다더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결론은 태양광이 새똥광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거 난리 났습니다.
새똥을 닦아주지 않으면 태양광이 제 기능을 못하니
새똥광이나 고자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거는 거기서 거기, 오십보 백보입니다.
석촌 대형님의 콩트가 재미지게 읽힙니다.
네에, 고마워요.
네~~잘 써요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선배님
콩트를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풍자와 해학이 있어 더 재미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웃고 갑니다요
네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