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이 대한민국 의료체계 개혁의 주요 과제인 이유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정책학과 교수, 의사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직후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재외 국민이 모국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건강 검진과 병원 순례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처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저렴하고 신속하게 제공하는 나라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실손보험 유무로 치료 달라진다고?
병원에서 받은 첫 질문은 “실손 보험 있으세요?”였다. 의학적 필요가 아닌 실손보험 유무로 치료를 다르게 하겠다는 이 말이 경제학자인 내게는 위태로운 대한민국 의료보험체계의 구조 신호(SOS)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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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자기부담금을 높히는 방식으로 현재 의료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백내장 다초점 렌즈 비용이 2016년 실손보험부터는 보상하지 않자,
일부 안과에서는 검사비용을 올려 받는 편법으로 그들의 이익을 보전하려 했다.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야 돼 라는 인식이 있는 한
이는 절대 바뀌기 어렵다.
현재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자기부담금이 30%일 뿐 아니라,
개인별 차등보험료가 적용이 된다.
즉, 내가 비급여 치료를 연간 300만 이상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익년에 최대 300%까지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물론, 암,뇌,심장 등 중증질환 치료는
보험료 인상대상에서 제외되어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금 실손보험 가입할 사람은 다 가입했다. 이미 4천만 건이 넘어섰고,
2013년이후 실손보험 가입한 사람들은
15년 또는 5년 갱신주기가 되면 변경된 상품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 때 글쓴이 주장처럼 자기부담금을 50% 올린 상품을 만들어 가입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부담금을 올릴 경우 누가 실손보험을 가입할까..
현재도 보험료가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이 아주 낮다.
실손보험 손해율과 의료시스템 문제는 정말 풀기 어려운 해법이다.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한..
그런데,,의사가 타 직종보다 소득이 적다면,
누가 힘들게 의사를 하려할까..
[김현철의 퍼스펙티브] 의료 가성비 악화의 공범…자기부담금 50% 이상으로 올려야 | 중앙일보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