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와서 하루 공쳤다 싶은 분들 많았죠? 실제로 남쪽나라는 비가 엄청 와서 아무것도 못하신 분들이 꽤 됐을 겁니다. 서울도 새벽부터 비바람이 치길래 저도 잠시 일어났다가 늘어지게 늦잠을 이어 갔지요. 오후 1시쯤에 일어났더니 하늘이 정말 맑게 개어 있더라구요. 울가족들한테 두고두고 한 소리 들을 뻔 했습니다. 부랴부랴 서둘러서 파주 신세계 아울렛으로 향했습니다.
차들이 제법 많은 게 뭘 아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더라구요. 주변의 헤이리나 프로방스쪽으로도 장난이 아닙니다. 긴 줄을 선 끝에 드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쇼핑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고생스런 행복 시작입니다. 근데 여기가 좋은 게 앉아서 쉴 곳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저 같은 사람들이 언제든지 쉬면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요즘 추세가 이런 의자들을 가급적 없애는 추센데 말이죠. 울각시 편하게 쇼핑하라고 핸드백을 안고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진짜로 물건을 살 때만 어느 것이 어울리는지 잠시 들어가서 봐 주고요. 이거 무지하게 중요한 일이 거든요. 이런 곳이야 당근 가족 단위나 연인들끼리 오는 곳이니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따라다니기 힘든 분들한테 요기 강력 추천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쇼핑하는데 따라다니는 것만큼 힘든 일도 많지 않지요. 당이 필요할 때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소프트콘을 주문했는데 주인이 주문을 잘못 받아서 한 개를 먼저 받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왜 나머지 걸 안 주냐고 뭐라 했더니 주인이 한 개를 더 줘서 기분이 싹 풀렸습니다. 아이스크림 한 개 공짜로 더 먹었다고 풀리는 걸 보니 역시나 맘 녹이는 데는 아이스크림 만한 게 없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들 피곤했는지 바로 곯아 떨어졌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연휴가 길어서 되려 힘드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가까운 곳으로 나가 보세요. 어디든 좋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상쾌한 가을 날 되세요. ~^.^~
♥슬기로운 어머니♥
예전에 남편을 일찍 여의고 두 딸을 모두 다 출가시킨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남편 없이 두 딸을 키우느라 모든 정성을 다 기우려서 인지 출가한 후에도 두 딸의 사는 모습이 못내 궁금했습니다. 몇 해를 고민하던 어머니는 어느 날 결심을 하고 두 딸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기로 작정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큰딸은 제법 큰 지물포를 하고 있었고, 작은딸은 시전에서 우산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마침 비가 며칠동안 내리는 동안 큰딸 집에 들렀는데, 계속된 비로 인해 지물포 가게에 손님이 없자 부부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모처럼 찾은 큰딸 집에서 엄마는 둘째치고 사위에게도 장모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다음 날 도망치듯이 대문을 나서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무거운 발걸음을 하고 작은딸에게 갔습니다. 가는 동안 해가 나고 계속 날이 맑았습니다. 그러자 작은딸 집에도 부부간에 불화가 있었습니다. 자기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두 딸이 불행하게 사는 모습에 몇 날 며칠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깨달았습니다. 맑은 날이 계속되면 큰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마침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어 일손이 딸려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큰딸은 불쑥 찾아온 친정 어머니를 보자 너무나 반가워했습니다. 한동안 장사가 너무나 잘되어 저녁마다 융숭한 대접과 두둑한 용돈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날이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으면 슬그머니 작은딸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비가 내려 우산이 동티가 났습니다. 작은딸도 때맞춰 찾아온 친정 어머니가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물론 융숭한 대접과 용돈도 물론이구요. 어머니는 단지 생각의 방법만 바꾸었을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슴으로 읽는 따뜻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