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엠(GM)이 지난달 말 군산공장을 폐쇄 했다. 이로 인해 군산공장 노동자 2천 명과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1만여 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직간접적으로 최소 5만여 명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군산공장은 한 때 군산경제의 30%이상을 책임졌던 곳이다. 지난 2002년 스웨덴 말뫼지역 코스콤 조선소가 경쟁력 상실로 몰락하면서 대형 골리앗크레인을 단 1달러에 현대중공업으로 떠나보내던 날 말뫼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 `말뫼의 눈물`을 우리는 지금 군산공장에서 보고 있다. 군산의 눈물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울산 현대자동차공장 역시 경쟁력을 상실하거나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머지않아 울산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현대자동차는 수소 전기차 거점도시를 꿈꾸는 울산시의 바람과는 달리 수소전기차 시설투자를 울산이 아닌 광주시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광주시는 지난달 31일 일자리 확대를 위해 광주시 주도로 신규 자동차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묘하게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롭게 참여키로 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신규 공장의 규모는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직간접적으로 1만2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광주시가 세우는 자동차 공장은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합작하는 국내 첫 모델이다. 광주시는 주로 신설법인을 만들고 완성차 공장을 짓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신규공장의 라인 구축에 참여하고 위탁생산을 한 후 판매까지 맡는다. 그런데 신규공장의 직원 연봉이 현대차 평균 연봉의 절반도 안 되는 4천만 원선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가 신규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가격경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임금격차 문제야 사업추진 과정에서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신규 사업 자체를 다른 곳에 뺏기면 일자리가 없어져 임금시비 대상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일로 친환경자동차 주도권을 광주에 넘겨주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 `군산의 눈물`이 담장 넘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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