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명 나를 싫어하고 있다.허황된 것을 위하여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나의 소망을 버려야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아니...실제는 그렇지 않아.실제의 종교를 알고 보니 이생의 소망 뿐 아니라
내생의 소망도 함께 있었다.
요약하자면 사이비는 이생을 완전히 버려야(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야) 천국 간다는 것이고
정통은 이생과 내생의 소망이 모두 있다는 것이다.
그래...나 자신을 싫어하게 되고, 소망이 유치하게 느껴지니까 다른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게 우스워 보였었지.
동시에 그러면서도 다른 아이들이 대단해 보이는 묘한 심리가 나타났다.
자꾸만 환상을 심어주니까, 현실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열심히 수고하며 공부해야 하는 현실도, 어려운 집안 형편도...
그래...현실의 단점만 눈에 띄니까...즉 지금 나의 단점만 눈에 띄니까 그랬던 거야.
완전한 천국이라는 환상 때문에...
천국은 있을 수 있다.아니 있어.하지만 거기에 가기 위해 현실을 버린다?...그게 무슨 숭고한 결단이다?...웃기지 말라 그래.
천국에 가기 위해 누가 현실을 버리라 했나? 뭣 땜에 그렇게 되나? 영혼의 구원이냐? 육신의 구원이냐?
정신을 차려라.산에 갔다 와서 좀 더 쓰도록 하자.
이 글을 쓴지 이틀 후에 또 쓴다.이건 덧붙여 쓰는 자기탐구장이네.
오늘은 교회에서 고기 구워먹으러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가지 않았다.
그 대신 집에서 죽치고 앉아 만화책을 읽었다.
컴퓨터도 하고...
아...이런 패턴은 좀 싫지만...
반항하지마 19권을 보았다.음...거기 나오는 그 동경대 선생이 나와 많이 비슷하다.
그래, 사실은 나도 고등학교 때 만화책을 보고 싶었지만 참았지.
사실은 나도 다른 사람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지만 억압한 것은 나 자신인 거야.
언제부터였을까? 그렇게 된 것은? 조금은 헷갈린다.
사이비 종교가 가르친 '의인'의 조건이 '모범생'과 흡사해서였을까?
아니면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내가 공부를 잘하기 때문'이라는 사이비년의 말에 내가 상처를 받은 것일까?
그래서 부모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의심했던 것일까?
아무튼 언젠가부터 나는 스스로를 어떤 틀에 가두기 시작했다.왜 놀기가 힘든가? 내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졌기 때문이야.부모에게 의지하지 말고 혼자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야.
나처럼 약한 성격은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사실은 다정다감하고 좋은 성격인데...그런 유한 성격으로는
1등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사회에서 견딜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그래서 인격이 변했어.독한 사람으로.
집안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오늘은 그런 기사도 보았어.
야구 선수 김건덕이라는 생소한 이름...
정말 뛰어난 재능이 있었는데 갖가지 불운이 겹쳐서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
그래...세상은 넓은 거야.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닌거야.
어쩌면 대부분 그런 거야.
하지만 이승엽이 더욱 행복한 것일까? 그 김건덕보다?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잘할수록 기대치는 높아져.점점 억눌러오는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중압감...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
또한 잘할수록 어느 정도 해도 '이것밖에 못 하냐'라는 병신같은 안티가 많아진다.
진정 무엇인가를 잘할수록, 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인간관계의 탄탄함이다.
못해도 타박없이 그저 잘할 거라 믿어주는 사람들.그게 제일 중요한 것이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아주는 사람들.
이제까지 내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었다.
내가 정말 원한 것은 '우등생이니 의인'이니 하는 틀지은 허구의 엘리트가 아니라 자유였어.
늦게 깨달은 것이 속상하긴 하다.
하지만, 비록 만화일지라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도 있다고 믿는다.
0점에서 시작하자.
지나친 무게를 지느라 돌처럼 굳어버린 내 마음...내 짐을 져줄 사람...역시 예수 그리스도야.
주여, 내 무게를 감당해주시옵고 말씀과 성령으로 더욱 거듭나게 하소서.
주여, 내 영혼이 아직은 깜빡깜빡 점멸하고 있사옵나이다.
내 영혼의 촛대에 당신의 감람유를 부으소서.끊임없이 타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는 타인과 교류하는 자유를, 내 모든 자유를 주소서.
그 순간이 임박했음을 저는 절감하나이다.
-----자기 암시------
나는 허구의 지위를 버리고 진정한 내 영혼의 자유에 따라 살고 있다.
나는 모든 지위의 영광은 오직 주만이 받기에 합당함을 알고 있다.
나는 내 주변 사람을 믿고 있다.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게 살고 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보고 있다.
나는 나를 해방할 힘이 내 안에 있음을 알고 있다.
나는 나이에 관계없이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