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자주 나에게 달다가 쓰다가 하였다 달콤한 날에는 가슴이 뛰어 잠을 잘 수 없었고 쓰디쓴 날에는 가슴이 먹먹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中/ 공지영
사람들은 자기가 상대방에게 싫증이 났기 때문에, 혹은 자기 의지로, 또 혹은 상대방의 의지로 헤어졌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계절이 바뀌듯, 만남의 시기가 끝나는 것이다. 그저 그뿐이다.
- 하드 보일드 하드 럭 中/ 요시모토 바나나
꽃 사이에 앉아
혼자 마시자니
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 됐다.
- 독작 中/ 이백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별이 너무 흔해서 살아갈수록 내 가슴엔 강물이 깊어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은 철길 건너 세상의 변방에서 안개의 입자들처럼 몸을 허문다 옛사랑 추억 쪽에서 불어오는 노래의 흐린 풍경들 사이로 취한 내 눈시울조차 무게를 허문다 아아, 이제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해가 지는 곳 어디쯤에서 그리운 제 별자리를 매달아두었으리라
- 그리운 우체국 中/ 류근
어떤 기억은
방울로 맺히지 않을 뿐
눈을 깜박일 때마다 일상의 얇은 막 위를 흐른다, 흐를까
기저의 물길을 거슬러 오르면
오래 전 죽은 이의 연작에서
당신을 이해할 것만 같은 밤이
자주 찾아와서 두렵다는 문장을 발견한다
밑줄을 긋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오후
언젠가 채운역을 지나며
그 지명에서 태어난 시인에 대해 말해주던 당신,
살에서 구름 냄새가 날 것 같은 날들이었다
같은 시인을 함께 동경하는 일은 우연이거나 우연일 뿐
흘러간 구름의 당신과
흐르고 있을 구름의 무늬를 듣기 위한 질문이 길다
- 구름의 무늬/ 이은규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
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
너를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 1226456/성동혁
그렇게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 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것 만으로도 설레이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 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따위가 시들어 버리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 또한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던 그 감정은 무시한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그 감정이 타버려
날아가 버리는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 한다.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 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건 잊혀지기 마련이다.
첫댓글 아진짜좋다...
감사합니다:)
손나예쁜손나은 ♡ 고맙습니당 ㅋ
댓글
류시화 시 정말 좋아요 ㅠ ㅠ
요시모토 바나나 참 좋네요...
댓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
이백....
아 스크랩을 막아놓으셨어ㅠㅠ
스크랩이 안되네.. 댓글 부탁해요
ㄷㄱ
@손나예쁜손나은 감사합니당~
[좋은 시]
ㅠㅠ 글 지우시면 안 돼요
스크랩 안됨ㅠㅠㅠㅠ 히잉..
[가끔 꺼내보면 좋을 글]
댓글좀 주세영
ㄷㄱ
댓글 좀 주세요ㅠㅠ
ㄷㄱ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ㄷㄱ
셀프 댓그리요 :)
셀프 댓글 답니다 ㅜ
이제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해가 지는 곳 어디쯤에서 그리운 제 별자리를 매달아두었으리라